
지난해에도 커브 비중이 약 22%에 달했던 배재준인 만큼 '늘 하던대로' 던졌다고 봐도 무리는 없다. 유일한 실점이었던, 이재원에게 홈런을 맞은 구종도 커브였다. 이 대목에서 잦은 커브 사용이 상대가 예상하기 쉬운 볼배합이었다는 지적이 나올 수도 있다.
배재준은 지난달 31일 "(3월 27일)인천에서는 SK 장타력을 의식해 커브를 많이 던지려고 했다. 직구 계열로 유리한 카운트를 잡은 뒤 커브로 승부를 보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비록 2회 이재원에게 선제 솔로 홈런을 맞기는 했지만 배재준은 피안타 3개로 6이닝을 버텼다. 커브가 안타로 이어진 경우는 2회 홈런 하나였다. 잦은 커브 사용이 잘못된 결과로 이어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배재준은 그러면서 "다른 경기에서는 다를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평소 제 위주로 경기를 풀어나가는 편이다. 그런데 지난 경기에서는 (유)강남이 형의 리드를 믿고 따랐다. SK 타자들이 커브에 약점이 있다는 전력분석 데이터가 나왔고, 그게 다 강남이 형 머릿속에 있으니 그걸 믿고 커브를 많이 던졌다"고 설명했다.
아직 다 보여주지 않았다. 배재준은 스프링캠프부터 시범경기까지 준비 기간 동안 외부 실전을 딱 1번만 치렀다. 의도치 않게 '비밀무기'가 된 그는 진짜 숨겨둔 구종이 하나 있다. 바로 체인지업이다. 27일 SK전에서는 '맛보기'로 보여줬다. 한 번은 삼진 결정구로도 썼다.
배재준은 "열심히 훈련한 공인데 잘 들어가서 그때 기분이 굉장히 좋았다. 궤적이 제가 생각한 대로 들어갔다"고 말했다. 배재준은 2일 대전 한화전에 선발 등판한다. 이성열, 제러드 호잉 같은 왼손 거포들이 있는 한화를 상대로 체인지업이 빛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