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로스앤젤레스(미 캘리포니아주), 박성윤 기자] 텍사스 레인저스 크리스 우드워드 감독은 추신수가 플래툰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개막전부터 3경기를 치르는 동안 추신수는 플래툰으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텍사스는 1일(이하 한국 시간)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 경기에서 11-10으로 이겼다. 텍사스는 왼손 선발투수 콜 해멀스를 상대했다. 왼손 타자 추신수는 선발 명단에 들어가지 못했고 대타로 한 타석을 뛰었다.
지난 29일 개막전부터 현재까지 3경기를 치렀다. 왼손 투수 존 레스터, 오른손 투수 다르빗슈 유, 왼손 투수 해멀스를 차례로 만났다. 추신수는 다르빗슈를 상대로 나설 때만 선발로 출전했다.
레스터를 상대하는 개막전 당시 미국 텍사스 언론들은 추신수 선발 제외에 크게 놀랐다. 댈러스모닝뉴스와 포트워스 스타 텔레그램과 같은 텍사스 언론들은 "깜짝 놀랄 만한 결정"이라고 보도했다.
댈러스모닝뉴스는 "30대 중반에 이른 두 선수의 왼손 타자 상대 성적은 큰 차이가 없다. 펜스의 OPS는 0.732, 추신수는 0.728이다. 펜스의 장타력이 유의미하게 낫기는 하지만, 추신수는 출루에서 자신의 몫을 했다"며 추신수 선발 제외에 물음표를 달았다.
개막전 선발에서 빠진 추신수는 다르빗슈를 만난 두 번째 경기에서 선발로 나섰다. 4삼진으로 침묵하는 듯했으나 팀 역전승에 발판을 놓는 2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결정적 활약을 펼쳤지만, 추신수는 다시 왼손 투수를 만나는 3번째 경기에서 선발로 나서지 못했다.
▲ 헌터 펜스 ⓒ 연합뉴스
그러나 우드워드 감독은 추신수 플래툰 기용을 부인했다. 그는 "지명타자에 추신수와 펜스를 플래툰으로 기용할 계획은 없다. 나는 추신수를 우리 팀의 누구보다 믿는다. 그는 프로페셔널한 타자다. 다만 펜스에게 경기 기회를 주면서 그도 우리 팀원 가운데 하나라고 느끼게 하고 싶을 뿐이다. 우리는 좋은 선수가 너무 많다"고 설명했다.
우드워드 감독이 부인했지만, 현재까지 기용 방법은 플래툰과 같다. 오른손 타자 상대 전적과 비교했을 때 추신수 왼손 투수 상대 기록은 부족하다. 그러나 이는 선발투수가 아닌 왼손 스페셜리스트와 상대했을 때 부진했던 기록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메이저리그 통계 사이트 베이스볼 레퍼런스에 따르면 추신수는 왼손 투수 상대 타율 0.244 출루율 0.343 OPS 0.693을 기록하고 있다. 오른손 투수 성적이 타율 0.291 출루율 0.393 OPS 0.884라는 점을 보면 차이가 난다. 그러나 왼손 선발투수로 한정했을 때 성적은 타율 0.267 출루율 0.374 OPS 0.784다. 나쁘지 않은 기록이다.
그럼에도 왼손 선발투수가 나오면 지명타자 자리에는 헌터 펜스가 먼저 이름을 올리고 있다. 그는 왼손 선발투수를 상대로 통산 타율 0.275 출루율 0.332 OPS 0.803을 기록하고 있다. 추신수와 크게 차이가 난다고 볼 수 없다.
▲ 크리스 우드워드 감독
이번 시즌을 앞두고 텍사스에 부임한 우드워드 신임 감독은 추신수와 펜스 플래툰을 부정하면서 "펜스에게 기회를 주면서, 팀원이라고 느끼게 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드워드 감독은 스프링 트레이닝에 초청 선수로 합류해 메이저리그 로스터를 거머쥔 베테랑 외야수 펜스의 소속감 강화에 힘쓰고 있다.
그러나 그의 소속감 강화를 위해 팀 내 최고 연봉 선수이자 왼손 선발투수를 상대로 크게 약하지 않은 추신수를 계속해서 선발 명단에서 빼는 것은 문제가 있다. 플래툰이 아니라고 밝혔지만, 기용 방법은 누가 봐도 플래툰이다.
'초짜' 감독의 과감한 시즌 초 선택에 많은 이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신임 감독의 과감하거나 무모한 선택들은 앞으로 더 나올 가능성이 있다. 이런 가운데 텍사스 선수단 분위기가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는 꾸준히 지켜볼 만한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