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NC 다이노스 포수 양의지는 5일 첫 친정 방문을 앞두고 걱정이 앞섰다. 올겨울 NC와 4년 125억 원 계약을 맺기 전, 지난 9년 동안 큰 사랑을 보내준 두산 베어스 팬들 앞에 서려니 잠도 잘 오지 않았다. 지난해 양의지에 앞서 FA 이적한 옛 동료 김현수(LG 트윈스)와 민병헌(롯데 자이언츠)의 심정이 이제야 이해가 된다고 했다.
양의지는 1-0으로 앞선 2회 선두 타자로 첫 타석에 들어섰다. 그는 경기에 앞서 예고한 대로 1루 관중석을 향해 고개 숙여 인사했다. 그리고 포수 뒤쪽과 마운드를 바라보며 두 차례 더 배꼽 인사를 했다. 양의지는 그렇게 친정 팬들에게 두산 안방마님이 아닌 NC 안방마님으로 첫 인사를 했다.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아닌 환호가 터져 나왔다.
옛 추억에 잠긴 시간은 여기까지였다. 양의지는 천적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친정 팀을 괴롭혔다. 2회 첫 타석부터 우익수 오른쪽 2루타를 날린 뒤 모창민의 중견수 앞 적시타에 힘입어 홈을 밟았다. 5-0으로 앞선 3회 1사 두 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을 골라 걸어나갔다. 두산 선발투수 이용찬은 양의지에게 공 12개를 던진 뒤 볼넷이라는 아쉬운 결과를 받아들여야 했다.
선발투수 드류 루친스키의 7이닝 무실점 투구를 도왔다. 루친스키는 앞선 2경기에서 볼이 많아 제구력에 물음표가 붙었던 투수다. 루친스키는 이날 볼넷 단 하나를 허용했고, 4피안타 5탈삼진을 기록했다. 투구 수는 96개에 불과했다.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친 양의지는 7-0으로 앞선 8회 수비를 앞두고 정범모와 교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