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왓칭'에 출연한 배우 강예원. 제공|리틀빅 픽처스
[스포티비뉴스=이은지 기자] 배우 강예원이 또 다른 스릴러로 돌아왔다. 영화 '날, 보러와요'로 정신병원에 강제수감된 피해자의 처절한 모습으로 흥행에 성공한 뒤, 우리가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지하주차장에서 벌어진 이야기를 그린 '왓칭'으로 또 다시 관객들의 시선끌기에 나선다.

영화 '왓칭'은 갑자기 회사 지하주차장에서 납치된 한 여자가 자신을 조여오는 감시를 피해 필사의 탈주를 감행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우리가 하루에도 수없이 오가는 지하주차장에서 벌어진 이야기라는 점이 더욱 공포를 자극한다.

강예원은 극중 지하주차장에서 납치를 당한 여자 영우 역을 맡았다. 싱글맘에 워커홀릭인 그는 매일 야근에 허덕이면서도 상사나 후배에게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한다. 그에게 과한 친절함과 미소로 다가온 사람은 바로 지하주차장 경비원 준호(이학주)였다.

그는 시나리오에서 뛰어난 몰입감을 느꼈다. 현실에서 오는 몰입이었다. 그 몰입감을 "땅에 발이 닿아있는"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일단 지하주차장이나 CCTV 등에 대한 공포를 느꼈다. 발이 땅에 닿아있는 몰입이었다. 또 영주를 지켜보는 집단이 실제로 있다는 것이 놀랐다. 실제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 존재하지만, 드러나지 않는 무서운 현실에 많이 놀랐다."

지하주차장은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적인 공간이다. 이런 곳에서 벌어진 사건은 연기 뿐만 아니라 현실 생활에도 영향을 끼쳤다. 현실에서도 지하주차장이 무서웠고, CCTV는 불쾌해졌다.

"지하주차장은 그 전에도 무서웠는데, (영화를 찍고난 후) 더 무서워졌다. CCTV는 날 지켜주는 존재였는데, 이제는 날 지켜보는 도구로 보이더라. 엘리베이터만 타도 누군가가 지켜보는 느낌이 들고, CCTV가 돌아가면 누가 보고 있는 걸까 의심이 들었다."

그렇다고 이 작품에 출연한 것을 후회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냥 그 순간순간의 공포와 불쾌감이지 내 일상을 지배하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그것보다 힘들었던 것은 햇빛이었다. 12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퇴근 후 벌어진 이야기이고, 지하주차장에서 벌어진 일이라 햇빛을 볼 수 없었다. 해가 진 오후 지하주차장에 들어간 후 촬영이 끝난 후 지상으로 나오면 이미 해가 떠 있는 아침이었다.

"아침에 해를 보면 눈이 부시고 살아나는 느낌이 들었다. 사람은 주기적으로 해를 봐야하는구나 싶었다. 나중에는 뱀파이어가 된 기분이었다. 경험을 해 보면 알 것이다. 거의 한 달정도 그렇게 출퇴근을 했다. 중간에 하루정도 쉬어도 잠만 잤다."

▲ 영화 '왓칭'에 출연한 배우 강예원. 제공|리틀빅 픽처스

강예원은 이번 작품을 연기하면서 새로운 재능을 발견했다. 바로 액션이다. 그는 액션으로 인한 고충이 없었냐는 물음에 "의외로 달리가 엄청 빠르더라. 몰랐는데, 달리면서 쾌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그는 "내가 날렵한 액션이 잘 되더라. 달리기가 엄청 빨랐고, 쾌감을 느꼈다. 운전도 내가 그렇게 잘 하는지 몰랐다. 주차하는 장면이나 자동차로 하는 액션은 내가 다 찍었다. 스턴트 분들이 놀라더라. 스피드에 자신이 있는 것 같다."

액션신이 많아 고생스럽지 않았냐는 물음이 나올만큼 극중 영우는 주체적인 인물이었다. 사이코패스에서 납치를 당한 상황이었지만, 주도권을 쥐려 노력했고, 능동적으로 현실의 문제를 해결해 나갔다. 마냥 당하는 피해자로 만들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마냥 피해자의 입장에서 연기하고 싶지는 않았다. 강인하고 주체적인 인물로 만들고 싶었다. 또 영우의 감정 변화는 한계를 느꼈다. 빈구석을 준호와 영우, 둘로만 채워야 했다. 감정이 천천히 올라가는 건ㅅ이 아니라, 죽음의 앞에서는 변곡이 심해진다. 그런 감정을 표현했다."

영화에서 영우는 싱글맘이다. 딸 아이를 키우면서 회사 일도 놓치고 싶지 않은 인물이다. 사건이 일어난 크리스마스 이브에도 야근 후 아이와 시간을 보내기 위해 급하게 집으로 향하다 사건이 발생했다.

하지만 영우에게 모성애가 크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스스로의 생존, 사이코패스 성향에 영우에 대한 집착까지 더해진 준호에게서 벗어나려는 상황에 가까웠다. 이는 속사정이 있다고 설명했다.

"내가 살아야 집에도 갈 수 있는 것이었다. 편집된 부분도 있었다. 영우와 준호, 두 사람에게 집중해서 영화가 나왔다. 모성애에 대한 부분이 있었다. 아이 때문에 집에 가야하는 것이었다."

영우에게 무서운 집착을 보이는 준호는 배우 이학주가 연기했다. 큰 키에 서글서글한 인상이지만, 눈매는 달랐다. 무표정에서 오는 서늘함이 있었다. 강예원은 "연기를 할 때 눈빛이 바뀐다"며 무서웠던 이학주의 눈빛을 언급했다.

"연기를 할 때 눈빛이 바뀐다. 촬영장에서는 서로 떠들고 그러지 않았다. 그 공간에서 집중해서 연기를 해야하니까, 대화를 하지 않았다. 연기를 할 때 눈을 보면, 눈이 작아서 그런지 그 안에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잘 모르겠더라."

▲ 영화 '왓칭'에 출연한 배우 강예원. 제공|리틀빅 픽처스

'왓칭'이 무엇보다 공포스러웠던 것은 현실적이라는 것이다. 준호 캐릭터에서 오는 현실감은 그 어떤 공포보다 강력했다. '사이코패스'와 '사랑'은 어울리지 않은 듯 느낌이지만, 서로 만나면 그 공포는 배가된다.

"정말 무섭다. 데이트 폭력과 집착 등 다 섞여있다. 현실에서 벌어질 수 있는, 실사판 범죄의 총집합이다. 준호 입장에서 보면, '내가 누나를 지켜봤고, 물건들을 수집하면서 지켜봤다'인 것이다. 자신이 준비해둔 옷과 신발, 음식 등 가장 현실적인 범죄다. 그러면서 온갖 착한척과 존대를 한다. 정말 무섭게 다가온다."

강예원은 이런 종류의 시나리오가 자신에게 잘 들어오는 이유로 스스로의 현실성을 지목했다. "내가 평범해 보여서 일 수도 있고, 관객들이 날 친근하게 느끼기 때문인 것 같다"며 "개인적인 성향도 그렇다. '그것이 알고싶다'나 'PD수첩' 등 현실에서 벌어지는 일에 관심이 많다."

마지막으로 강예원은 반대로 집착하는 가해자 역에 대한 욕심을 드러냈다. "영화 '올가미' 같은 것 잘 할수 있을 것 같다. 뭔가 재미있지 않는가. 이미지 변신을 해서 꼭 해보고 싶은 캐릭터다"고 말했다.

'왓칭'은 오는 17일 개봉 예정이다.

yej@spotv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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