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브레멘SV(독일 5부리그) 만원 관중
[스포티비뉴스=브레멘(독일), 박대성 기자] 독일은 축구가 일상이자 문화였다. 5부 리그도 만원 관중으로 빽빽했다. 경기장 한 켠에는 서포터즈도 있었다. 5부 리그였지만 1부 리그에 버금가는 분위기였다. 1부 리그와 5부 리그의 경계선은 브레멘에 없었다.

독일 브레멘에는 1부 리그와 5부 리그가 공존한다. 얼마 전 바이에른 뮌헨과 DFB 포칼에서 만났던 베르더 브레멘과 오버리가(5부 리그) 브레멘SV가 있다. 브레멘SV는 1906년 창단한 구단이다.

브레멘SV는 주거 지역에 있다. 하지만 경기장은 소박하다. 브레멘SV 홈 경기장은 8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데, 4만 2천 358명이 관람할 수 있는 베르더 브레멘 구장과 비교하면 차이를 실감할 수 있다.

23일 한국프로축구연맹 통계에 따르면, 올 시즌 K리그1 8라운드까지 경기당 평균 유료 관중은 8622명이다. 2012년 6767명으로 반 토막 난 아픔을 돌아보면, 브레멘SV 홈 경기장 8000명이 결코 적은 숫자는 아니다.

과연 8000명이 들어올지 궁금했다. 5부 리그에 무료입장이 아니었기에, 어쩌면 당연한 궁금증이었다. 그러나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킥오프 30분 전부터 5000명에 가까운 관중들이 운집했다. 브레멘SV 상징인 파란색 깃발을 든 서포터즈의 열띤 응원도 경기장 가득 울려 퍼졌다.
▲ 베르더 브레멘(독일 1부) 훈련 보러가는 서포터즈
음식도 조촐하지만 충분했다. 경기장 구석에서 독일 대표 음식인 소시지와 맥주를 팔았다. 뜨거운 태양을 한 번에 식혀줄 환상적인 궁합이었다. 소시지와 맥주를 손에 든 팬들은 어느새 8000명 만원 관중으로 불어났다. 운동장과 거리도 가까워 선수들의 호흡을 그대로 느낄 수 있었다.

5부 리그라 기술은 떨어졌지만, 경기는 거칠었고 흥미로웠다. 브레멘SV가 상대 팀 오버노일란트에 실점했지만 막판까지 몰아 붙였다. 세트피스에서 동점골을 뽑아낸데 이어 경기 종료 직전 역전골로 작지만 강렬한 극장 승리를 연출했다.

왜 5부 리그에 만원 관중이 몰리는지 궁금했다. “축구의 나라 유럽이니까”라고 넘어가기엔 어떤 특별한 무언가가 있을 것 같았다. 독일 현지 축구 관계자에게 이유를 묻자 “특별한 건 없다. 할아버지, 아버지 세대부터 이어진 팀이다. 우리 지역의 팀은 곧 나의 팀이라는 생각이 강하다. 5부 리그라도 일상이자 문화”라고 답했다.

브레멘 사람들은 경기가 아니더라도 ‘우리’ 선수들을 응원했다. 1부 리그 베르더 브레멘 훈련장에는 언제나 사람들이 넘쳤다. 서포터즈도 함께 ‘훈련하는’ 선수들을 응원했다. 브레멘 지역 방송은 훈련 일거수일투족을 담으려 분주히 움직였다. 그들에게 축구는 특별한 것이 아니었다. 흘러가는 일상의 한 부분이었다.
▲ '훈련'보려 운집한 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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