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강인 ⓒ대한축구협회

[스포티비뉴스=구리, 이종현 기자 / 송승민 영상 기자] '정정용호'가 일부분은 숨기고, 또 보여줬다. 이강인(발렌시아)에게 긴 시간을 부여하기보단 몸을 끌어올리게 했고, 공격 전술보다는 수비 조직에 먼저 시간을 할애했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 팀은 27일 오후 3시 구리 챔피언스파크에서 FC 서울 2군과 국내 연습경기를 치렀다. 결과는 2-1 승리. 세트피스 상황에서 김주성, 엄원상이 득점했다. 서울은 후반전 정원진이 페널티킥으로 만회 골을 기록했다. 

▲ 대표 팀은 고강도 훈련 중이다 ⓒ대한축구협회

◆3-5-2, 4-3-3? 선택은 3-5-2

훈련 때 연습한 3-5-2 포메이션과 4-3-3 포메이션 중 정정용 감독은 선택은 3-5-2였다. 스피드가 좋은 이동률과 엄원상이 투톱으로 서고 좌우 윙백에 김태현과 이상준을 뒀다. 수비형 미드필더에 박태준을 위치시키고 고재현과 김세윤과 역삼각형 미드필더 구성을 만들게 해줬다. 스리백은 김주성, 정호진, 박호영이었다. 골문은 최민수가 지켰다. 

전반 10분께 이동률 다치면서 황태현이 들어왔지만, 3-5-2 구조는 깨지지 않았다. 훈련 때 팀 압박 이후 역습을 전개하는 과정에 공을 들였는데, 정정용호는 이 구조를 파악하기 위해서 FC서울 2군을 상대로 수비 간격과 압박 타이밍, 위치를 조정하는 실전 연습을 했다. 

오세훈(아산 무궁화), 조영욱(FC서울), 전세진(수원삼성) 등 K리그 참가로 연습경기에 나서지 못한 인원의 여파는 있지만 정정용 감독의 발언처럼 수비 상황을 공들이는 경기 운영이 이어졌다. 

"아시겠지만 지금 선수가 14명이다. 다친 선수도 발생했다. 이야기했다시피 피지컬 훈련 중이라 후반에 힘들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과연 우리가 수비적으로 힘든 걸 후반에 어떻게 멘털적으로 조직적으로 이겨낼 것인가를 봤다. 공격적인 건 중요한 게 아니고 여유 있으니 만들어 갈 것이라 생각해서 거기에 대해서는 좋게 생각한다"(경기 후 정정용 감독)

후반 29분 이강인이 교체로 투입된 이후 잠시나마 3-5-1-1 포메이션으로 변화했지만, 전반적인 경기 운영 틀에선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강인은 훈련 때 3-5-2 역삼각형 미드필더 오른쪽, 4-3-3일땐 오른쪽 윙어로 뛰었는데, 이날 경기에선 3-5-1-1 포메이션 중 최전방 공격수 아래에서 자유롭게 뛰었다. 

▲ 골키퍼 주전 경쟁을 펼치는 최민수, 이광연, 박지민(왼쪽부터) ⓒ대한축구협회

◆골키퍼 경쟁 체제, 일단 최민수를 선택

한국은 포르투갈, 남아공, 아르헨티나와 월드컵 본선에서 맞붙는다. 정정용 감독은 '선 수비 후 역습' 체제를 천명했는데, 골키퍼의 빌드업 능력이 중요하다. 후방에서 볼이 도는 시간이 길어 수비수의 백패스는 기민하게 대처해야 하기 때문이다. 역습 상황에서도 정확한 롱패스가 역습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도 골키퍼의 발밑이 중요하다.

최민수는 이날 빌드업에 강점을 보일 상황은 많지 않았으나, 전반전 정원진의 날카로운 페널티킥을 막으며 준수한 활약을 펼쳤다. 후반 13분 이광연과 교체될 때까지 많은 시간을 뛰었다. 

정정용 감독은 "PK 일단 하나 막았고, 빌드업도 자신감 있어 한다. 축구 규칙이 바뀌면서 새롭게 빌드업을 완성시키면 우리가 안정적으로 갈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선수도 같은 경쟁이든. 누가 더 낫다, 들하다는 아니다. 골키퍼가 가지고 있는 장점이 조금씩 다 다르다. 상황에 맞게 해야 한다"고 했다. 전반적으로 최민수의 기량과 그가 가진 강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대목이다.

21명의 U-20 최종 명단에는 골키퍼가 3명이 포함된다. 서울전 가장 많은 시간을 뛴 최민수, 후반 교체로 뛴 이광연과 아직 뛰지 못한 박지민은 월드컵 본선행이 유력하다. 다만 주전 골키퍼 싸움은 불확실한 가운데 최민수가 앞서가는 모양새다. 

▲ 후반29분 교체로 출전된 이강인

◆공격보단 수비, 체력이 중요, 이강인도 마찬가지 

정정용 감독은 소집 당시 "피지컬적인 걸 완성해야 하는데 쉽지 않다. 개인 차별화를 둬서 그걸 집중적으로 하고 수비와 함께 국내에서 두 가지를 집중적으로 하려 한다"며 개인별 기술보다는 체력이 우선이라고 했다. 

실제 정정용 감독은 소집 이후 오전-오후 '두 탕'을 뛴다. 보통 대표 팀은 전체 훈련이 1시간에서 1시간 30분을 하지만 정정용 감독은 2시간 30분 가량의 고강도 훈련 중이다. 

서울과 경기에서도 정정용 감독은 공격보다 수비에 초점을 둔 훈련을 했다. 수비 구조를 먼저 구성하고 공격은 이후에 준비해도 늦지 않다는 생각에서다. 

경기 후 수비수 김주성은 "일단 대표 팀 들어와서 워낙 고강도 훈련을 해서 선수들의 몸상태도 100%가 아니었고, 오늘 오전에 일찍 메디컬 테스트 하고 와서 몸이 무거웠을 텐데 60~70% 몸상태로 한 것 같다"고 체력을 끌어올리는 단계라고 인정했다. 

정정용 감독은 앞서 이강인에게 많은 출전시간을 부여할 것이라고 했지만 후반 적은 시간을 출전한 것에 대해서도 "강인이가 의욕적인데, 제 입장에선 지금 경기가 중요한 게 아니고 우리가 원하는 월드컵에서 대회를 준비하는 기간이어서 거기에 맞게 체력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부상당할 수도 있어서 단계 단계 나가려고 한다. 앞이 아닌 뒤쪽을 보기 때문에 맞춰서 진행하고 있다"라며 차근차근 체력을 올리는 과정이라며 비슷한 맥락으로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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