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리그 디펜딩 챔피언' 전북은 2019년 전환점을 맞았다. 최강희 감독이 중국 슈퍼리그로 떠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고, 그 뒤를 모라이스 감독이 지휘봉을 물려받았다. 전북이 최강희 감독 체제에서 닦았던 '닥치고 공격'의 팀 컬러가 어떻게 이어질지가 관심사였다. 전술적 변화가 예상됐다.
모라이스 감독의 전북은 '닥공'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 모라이스 감독의 색채를 더해가고 있다. 여전히 K리그1에서 가장 많은 18득점을 올리면서 경기당 2골의 공격력을 유지하고 있다.
최전방에 세울 수 있는 김신욱과 이동국은 중원에서 수비수들과 싸울 수 있는 정통파 스트라이커다. 이 두 선수를 번갈아 활용해 선이 굵은 크로스를 자주 활용했다. 로페즈, 이재성(홀슈타인 킬 이적), 임선영, 이승기, 한교원 등 2선 미드필더들의 다재다능한 능력 덕분에 짧은 패스 플레이도 더할 수 있었다. 하지만 경기가 풀리지 않을 땐 이동국-김신욱을 동시에 기용하고 크로스에 이어 세컨드볼 싸움을 벌이는 것이 하나의 대안이었다. 선이 굵은 플레이가 전북의 장점이었다.
전북은 여전히 김신욱의 높이를 활용하는 데 익숙하다. 지난 24일 우라와 레즈를 2-1로 꺾은 뒤 김신욱은 "(우라와전에선) 지난 시즌하고 비슷한, 선 굵은 축구를 했다. 아시아 팀들에 잘 먹혔고 우승도 했다. 오늘은 그렇게 운영을 많이 했다. 감독님은 수비적으로 많이 잡아주셨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엔 전북에 새로운 공격 전개가 눈에 띄기 시작한다. 김신욱은 "감독님이 저한테 요구하는 것이 재밌다. 밑에 플레이도 요구하시고, 골도 요구하시고, 수비도 요구하신다. 제가 잘할 수 있는 장점을 살리라고 말씀하신다. 그렇게 배려도 받고, 출전 시간도 늘었다. 그러다보니 자신감도 생겼다. 감독님이 킥 외에 만드는 플레이를 많이 강조하신다. 킥을 그렇게 좋아하시지 않는다. 패스플레이와 장점이 합쳐지면서 좋은 플레이가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선이 굵은 공격과 세밀한 공격을 병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리턴패스와 원터치패스를 활용해 좁은 공간에서 풀어가는 것도 또 하나의 옵션이 됐다. 임선영도 "닥공을 잃지 않으면서도 무조건 공격하는 대신, 선수들끼리 만들어가는 상황을 만들고 있다. 전방 압박을 펼치고 거기서 공을 빼앗으면 다시 공격하거나 빌드업도 하는 등, 지난해보다 만들어가는 면이 생겼다"고 말했다.
28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19 9라운드 전북과 FC서울의 맞대결에서도 전북의 장점이 제대로 나왔다. 이승기의 전반 45분 첫 번째 득점은 좁은 공간에서 나왔다. 이동국의 패스를 받은 이승기는 문선민과 2대1 패스로 서울 수비진을 헤집었다. 무작정 크로스를 올리는 것이 아니라 '만들어서' 넣은 득점이었다.
페시치에 실점하며 1-1로 맞선 경기 후반엔 전북이 지난 시즌 능숙하게 활용했던 크로스 패턴을 적극 활용했다. 후반 추가 시간 7분에 터진 한승규의 결승 골이 바로 거기서 나왔다. 김신욱이 수비수와 맞서며 머리로 떨어뜨려준 것을 한승규가 침착하게 따낸 뒤 마무리했다. 지난 시즌의 장점을 그대로 보여줬다.
전북은 서서히 안정기에 접어들고 있다. 4월 리그에서 4승 1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2승을 거두면서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K리그1에서도 선두를 달리고,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충격의 부리람 원정 패배를 딛고 조 1위로 순항한다. 전북은 지난 시즌보다 다양한 공격 전개 방식으로 다른 팀들의 머리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