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은 지난달 28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리드오프이자 주전 중견수 정수빈을 잃었다. 정수빈은 8회 타석에 들어섰다가 롯데 투수 구승민이 던진 시속 148km짜리 직구를 옆구리와 등 사이에 정통으로 맞았다.
살이 거의 없는 부위라 큰 부상으로 이어졌다. 검진 결과 오른쪽 9번 갈비뼈 골절과 함께 폐에 멍과 피가 고인 게 확인됐다. 일단 절대 안정을 취하며 폐 상태를 지켜보는 게 우선이다. 두산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골절된 갈비뼈에서 뼛조각이 떨어졌다. 금이 가면 뼈가 붙길 기다리면 되는데, 떨어진 뼛조각은 붙일 수 없다고 한다. 두산에서도 강골로 꼽히는 정수빈이지만, 이번 부상은 피할 길이 없었다.
정수빈은 올 시즌 28경기에서 타율 0.320(103타수 33안타) 출루율 0.418 10타점 19득점으로 맹활약하며 리드오프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있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정수빈 이탈은 구멍이 생겼다고 봐야 한다"며 복잡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정수빈이 이탈한 지 3일 만에 외국인 타자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도 몸 맞는 공으로 병원 검진을 받았다. 페르난데스는 1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 나섰다가 9회 1사 1, 2루에서 한화 투수 정우람이 던진 공에 손을 맞았다. 배트를 돌리려고 시동을 거는 상황이었고, 살이 많지 않은 부위라 통증이 심했다.
페르난데스까지 이탈하면 치명적이다. 두산 타선은 사실상 페르난데스와 4번 타자 김재환이 이끌고 있다. 페르난데스는 33경기 타율 0.386(127타수 49안타) OPS 1.085 7홈런 30타점 맹타를 휘둘렀다.
두산은 아직 페르난데스의 검진 결과를 발표하지 않았다. 부상 정도가 심하지 않더라도 손을 맞은 만큼 당장 1~2경기는 타격할 때 불편할 수밖에 없다. 엔트리에서 이탈할 정도만 아니면 감사한 상황이다.
내복사근 부상으로 이탈한 최주환이 돌아올 때까지 버티며 완전체 타선이 되는 날을 기다렸지만, 적어도 전반기까지는 내외야 백업 선수들의 활약을 기대하며 없는 살림을 꾸려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상위권 싸움이 워낙 치열해 최근 2연패에 빠지면서 2위에서 3위로 한 계단 내려앉았다. 1위 SK 와이번스와 승차 1경기, 2위 LG 트윈스와는 승차 없이 승률 9리가 떨어졌다. 지금 가라앉은 분위기가 지속되면 두산도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