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 안 갈 거야! 챔스 안 나간다고!
[스포티비뉴스=김도곤 기자] 추리 소설의 여왕 아가사 크리스티의 명작 중 '그리고 아무도 없었다'라는 작품이 있다. 소설 속 주인공들이 한 명 한 명 죽어 아무도 없게 된다. 그리고 챔피언스리그에 나가고 싶은 팀도 아무도 없는 듯하다.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는 역사에 길이 남은 순위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우승은 맨체스터시티와 리버풀이 치열한 경쟁 중이다.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이 주어지는 4위 안착 경쟁도 치열하다. 단 우승 경쟁과 차이가 있다면 맨시티와 리버풀은 이기면서 경쟁을, 4위 경쟁은 서로 지면서 하고 있다는 점이다.

4위 경쟁 팀은 순위 순으로 토트넘(70점), 첼시(68점), 아스널(66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65점)다. 각각 3위부터 6위까지 유지 중이다.

'역대급' 순위 경쟁의 이유는 약속이라도 한 듯 나란히 이기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2연패에 빠졌다. 36라운드 웨스트햄전에서 0-1로 패해 새로 개장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첫 실점, 첫 패배를 안았다. 그리고 4일(한국 시간) 본머스와 37라운드에서 0-1로 패해 리그 2연패에 빠졌다. 1일 있었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에서 아약스에 0-1로 패한 것을 합치면 3연패 늪에 빠졌다.

아스널도 마찬가지다. 아스널은 지난달 22일 크리스탈 팰리스에 2-3, 지난달 25일과 28일에는 울버햄튼에 1-3, 레스터에 0-3으로 패했다. 리그 3연패다.

▲ '오잉? 그렇게 졌는데 아직 챔스에 갈 수 있어'
▲ '여기 정말 재미있는 곳이구나!'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 부임 후 상승세를 탄 맨유의 기세도 꺾였다. 에버튼에 0-4로 대패했고, 이어진 맨시티와 지역 라이벌전에서도 0-2로 패했다. 리그 2연패다.

가능성이 없어 보였던 첼시가 반사이익을 얻었다. 그렇다고 첼시의 성적이 딱히 좋은 것도 아니다. 첼시는 최근 리그 3경기에서 1무 2패로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번리와 2-2 무승부로 승점 1점을 거뒀는데 순위는 4위로 올랐다. 토트넘, 아스널, 맨유가 동반 부진해 승점 1점만 얻고도 챔피언스리그 진출 희망을 얻었다.

네 팀 중 한 팀이 한 경기만 이겼어도 단숨에 치고 나갈 수 있었으나 어느 한 팀도 그렇지 못했다.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나란히 부진을 겪었고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 여부는 리그 최종전에서 가려지게 됐다.

누구 하나 유리하다고 장담할 수 없다. 그래도 4위 안에는 들겠지 싶었던 토트넘이 첼시와 아스널이 따라잡을 수 있는 가시권에 들어왔다. 첼시와 아스널은 토트넘보다 한 경기를 덜 치렀다. 첼시가 37라운드 왓포드전에서 승리할 경우 순위는 바뀐다. 아스널이 37라운드 브라이튼전을 이길 경우 토트넘을 승점 1점 차이로 추격한다. 첼시와 아스널은 모두 홈 경기를 치른다. 홈 이점을 안고 경기를 치른다.

객관적으로 맨유의 상황이 가장 좋지 않다. 맨유의 잔여 경기는 허더즈필드 원정, 카디프 홈 경기다. 일단 두 경기를 모두 이기고 위 세 팀의 상황을 봐야 한다. 하지만 토트넘, 첼시, 아스널의 최근 기세를 봤을 때 기적이 나오지 않으리란 법이 없다.

프리미어리그는 '주말 예능 최강자'라는 별명이 있다. 재미있는 경기도 많고 순위 싸움도 재미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이번 시즌만큼 특이한 순위 경쟁이 있던 적이 없다. '주말 예능 최강자'라는 별명에 걸맞은 화려한 시즌이다.

[영상] 본머스 vs 토트넘 3분 하이라이트 ⓒ 스포티비뉴스 영상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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