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V NEWS=이교덕 기자] '스파이더' 앤더슨 실바(39, 브라질)가 1년 1개월 만에 치르는 복귀전에서 승리했다. 1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MGM 그랜드가든 아레나에서 열린 UFC 183 메인이벤트에서 닉 디아즈(31, 미국)를 5라운드 종료 3대0 판정(49-46,50-45,50-45)으로 눌렀다. 2년 3개월 만에 기록한 승리였다. 승리가 선언되자 실바는 바닥에 누워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실바 2년 3개월 만에 승리…복귀전 승리에 눈물

디아즈는 이번 경기에 앞서 평소처럼 신경전을 펼치지 않았다. 계체에서 욕을 하거나 몸싸움을 걸지 않았다. 가운데손가락도 들지 않았다. 의외였다. 그러나 디아즈는 결국 디아즈였다. 경기가 시작되자 돌변했다. 실바에게 먼저 들어와 보라며 손짓했고, 갑자기 바닥에 드러누워 도발했다. 펜스에 기대기도 했고, 심판 존 맥카시에게 '실바가 공격을 안 한다'고 고자질도 했다.

디아즈의 돌발행동에 실바도 가드를 내렸다. 도발에 도발로 맞섰다. 실바가 펀치로 선제공격을 시작했지만, 디아즈가 원하는 대로 난타전으로 들어가진 않았다. 1년 1개월 만에 치르는 경기라 공방을 펼치다가도 다시 한 발 물러서 신중하게 숨을 골랐다.

리치에서 우위인 실바는 오른손 잽으로 재미를 봤다. 디아즈는 태클을 시도하며 분위기를 전환시키려 했지만 실바는 흔들리지 않았다. 땀이 맺히자 실바가 속도를 올렸다. 오블리크킥, 오른발 미들킥, 리버스 엘보우, 플라잉 니킥 등 다양한 공격을 쏟아냈다. 3라운드부터 완전한 실바의 리듬이었다. 디아즈는 후반 체력전을 노리는 듯 평정심을 갖고 '선방어 후공격'으로 나갔으나 유효타는 거의 없었다.

이번 경기에서 실바가 왼발 킥을 찰 수 있을지 관심거리였다. 많은 사람들은 크리스 와이드먼 2차전에서 당한 정강이 골절부상의 트라우마에서 빠져나왔을지 궁금해 했다. 우려와 달리, 실바는 펀치에 이은 콤비네이션 마무리로 왼발 로킥을 여러 차례 찼다. 그 횟수가 많지는 않았지만 제법 무게를 실었다. 오른발 킥은 여전히 강했다. 실바는 미들킥으로 디아즈의 복부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5라운드 디아즈가 승부를 걸었다. 앞으로 나아가 난타전을 유도했다. 그러나 BJ 펜을 몰던 때처럼 과감하게 돌진하진 못했다. 실바 역시 피니시 욕심은 없었다. 어떻게든 승리를 차지해야 했던 실바는 철저히 포인트 싸움으로 갔다. 결국 경기 종료 후 실바는 3대0 판정승을 차지했다. 와이드먼에게 2연패를 당한 뒤 거둔, 천금 같은 승리였다.

실바는 복귀전 승리로 아직 불꽃이 꺼지지 않았음을 증명했으나, 예전처럼 상대를 압도하는 경기력은 보여주지 못했다. 그가 와이드먼과 재대결을 펼쳐 승리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통산 전적은 34승 6패가 됐다.

실바는 승리가 선언되자 눈물을 흘렸다. 복귀를 준비하면서 맘고생이 심했던 듯 한참을 울었다. 디아즈는 그런 실바에게 다가가 악수하고 포옹하며 승리를 축하해줬다. 디아즈의 통산 전적은 26승 10패가 됐다.

켈빈 개스텔럼, 마지막 웰터급 경기서 첫 번째 패배

TUF 17에서 다크호스로 떠올라 우승까지 거머쥔 켈빈 개스텔럼(23, 미국)은 주목받는 웰터급 신흥강자였다. 릭 스토리, 니콜라스 무소케, 제이크 엘렌버거 등을 연파하며 10승 무패의 무결점 전적을 쌓았다. 그야말로 '넥스트 빅 씽(Next Big Thing)'이었다. 우리나라 팬들은 히스패닉계로 힘이 좋고 레슬링이 강력해 '웰터급의 케인 벨라스케즈'라고 불렀다. 타이론 우들리(32, 미국)는 랭킹 3위의 강자. 만약 개스텔럼이 우들리까지 잡아낸다면 타이틀 경쟁 최전선에 뛰어들 수 있는 자격과 명분을 갖출 수 있었다.

하지만 우들리보다 더 큰 강적이 나타났다. 바로 감량이었다. 개스텔럼은 체중을 줄이다가 경기 이틀 전 혼절했다. 병원에 실려 갔다가 돌아왔으나 계체당일 9파운드나 오버하고 말았다. 계체실패가 처음이 아니라는 것이 문제였다. 지난해 6월 무소케와 경기에서 1.75파운드를 오버해 계약체중경기를 치른 바 있었다. 데이나 화이트는 개스텔럼이 웰터급에서 뛸 수 없다고 판단하고 칼을 뽑아 들었다. "이번이 그가 웰터급에서 싸우는 마지막 경기"라고 천명했다. 웰터급 정상을 향한 계단을 차분히 밟아 올라가던 개스텔럼에겐 큰 충격이었다.

그래서였을까. 개스텔럼은 경기주도권을 가지고 오지 못했다. 우들리가 카운트 덫을 쳐놓고 기다리고 있어 쉽게 들어가지 못했고 다소 조심스러웠다. 사우스포 개스텔럼의 압박에 우들리는 오른쪽으로 돌며 기회를 엿봤다. 조심스러운 탐색전이었다. 맞서지 않고 개스텔럼이 먼저 공격해오길 기다렸다. 눈치싸움이 계속되니 관중들의 야유가 나오기 시작했다.

기다리던 펀치가 터진 것은 2라운드 중반이었다. 우들리가 기습적인 오른손 스트레이트를 개스텔럼의 안면에 넣었다. 쉼 호흡을 한 뒤 다시 접근하는 개스텔럼에 또 오른손 펀치를 적중시켰다. 로킥 카운터 오버핸드 훅으로도 충격을 줬다. 유효타에서 뒤지고 있다고 판단한 개스텔럼은 3라운드 과감하게 들어갔다. 우들리를 펜스에 몰아넣고 양 훅을 던졌고 니킥을 복부에 올려 찼다. 그러나 결정적인 타격은 없었다. 결국 우들리가 3라운드 종료 2대1 판정으로 승리했다(28-29,29-28,30-27).

웰터급에서 마지막 경기를 치르게 된 개스텔럼은 프로 데뷔 후 첫 번째 패배(10승 1패)를 당하고 말았다. 개스텔럼은 계체를 실패했는데도 경기를 수락해준 우들리에 감사하다는 듯 패배 선언에도 그다지 실망하지 않는 표정이었다.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우들리는 지난해 6월 UFC 174에서 로리 맥도널드에게 판정패하고 김동현에 이어 개스텔럼까지 잡아내 다시 타이틀 도전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통산 전적은 15승 3패가 됐다.

명승부 보너스보단 승리수당…아이아퀸타 2라운드 TKO승

조 로존(30, 미국)은 현상금 사냥꾼으로 불린다. '서브미션 오브 더 나이트' 6회,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 6회, 'KO 오브 더 나이트' 1회로 총 13번 보너스를 받았다. 데미지에 아랑곳하지 않고 직선으로 밀어붙이는 스타일, 그래서 옥타곤에 오르기만 하면 명승부였다.

미들급 챔피언 크리스 와이드먼을 배출한 '세라-롱고 파이트팀'의 차세대 주자로 평가는 알 아이아퀸타(27, 미국)는 로존과 정면으로 부딪치는 모험을 선택하지 않았다. 명승부 보너스보단 승리수당에 더 집중했다. 다양한 콤비네이션으로 로존의 빈틈을 공략하는 전략적인 움직임을 펼쳤다.

1라운드 초반부터 아이아퀸타는 태클 페이크로 로존의 집중력을 흐트러뜨렸다. 로존의 가드가 올라가자 왼손 보디블로를 던졌다. 펀치-하이킥 콤비네이션, 태클 페이크 후 하이킥, 펀치-로킥 콤비네이션 등 다양한 공격루트를 선보였다. 로존은 아이아퀸타의 활발한 움직임을 잡으러 걸어 들어갔지만 펀치를 몇 번 맞추는 데 그쳤다. 상대가 변칙적인 리듬으로 활발하게 움직이니 특기인 난전으로 끌어들이지 못했다.

2라운드 승부가 갈렸다. 다채로운 움직임이 단조로운 직선공격을 이겼다. 아이아퀸타의 무게 실린 오른손 카운트 훅에 걸려 로존은 술 취한 듯 비틀거렸다. 아이아퀸타는 넘어질 듯 넘어지지 않는 로존을 끝내러 오른손 훅을 연달아 휘둘렀다. 로존이 가드를 겨우 올려 방어했지만, 충격은 그대로 머리에 전해졌다. 로존은 정신력으로 버티며 쓰러지지 않았다. 그러나 속행은 힘들어 보였다. 결국 심판이 2라운드 3분 34초에 경기를 중단시켜 아이아퀸타의 TKO승을 선언했다.

영리하고 전략적인 운영이 돋보인 아이아퀸타는 호드리고 담, 로스 피어슨 전에 이어 3연속 (T)KO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통산 전적은 11승 1무 3패가 됐다. 로존은 2연승 뒤 고배를 마셔 상위권으로 올라가는 데 실패하고 말았다. 통산 전적에서 10패째(24승)를 기록했다.

우리 레이테스가 달라졌어요…보우치 상대로 UFC 5연승 고공비행

'스턴건' 김동현은 그래플러에서 타격가로 허물을 벗은 파이터로 평가받는다. 에릭 실바, 존 해서웨이 전에서 그의 경기가 재미없다는 선입견을 깨버렸다.

탈레스 레이테스(33, 브라질), 그는 2009년 앤더슨 실바를 상대로 미들급 타이틀전까지 치른 톱 랭커였다. 그러나 실바에 이어 알레시오 사카라에 무기력하게 패하자 바로 퇴출을 당했다. 박진감 있는 경기와는 거리가 있는 스타일이라 UFC는 매정하게 그를 잘랐다.

하지만 다른 단체에서 6승 1패의 전적을 쌓으면서 레이테스는 진화에 성공했다. 김동현처럼 스탠딩 타격전이 향상됐고, 공격의 과감성까지 더해 재밌는 경기를 연출해내기 시작했다. UFC 4연승, 그 중에서 최근 2연승은 펀치에 의한 KO승이었다.

팀 보우치(34, 미국)와의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물오른 타격감의 레이테스는 먼저 로킥과 펀치로 선제공격했다. 플라잉 니에 이은 훅으로 다이내믹한 장면도 만들어냈다. 타격전 직후 거리가 가까워지면 클린치로 전환해 보우치에게 공격기회를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물론 보우치는 저력 있는 중전차였다. 카운터가 강력했다. 거리가 잡히면 2012년 오카미 유신을 떨어뜨렸던 특기 어퍼컷이 여지없이 올라왔다. 2라운드 보우치의 훅이 레이테스를 흔들었다. 데미지를 입은 레이테스는 뒷걸음쳤다. 여차하다가 후속타를 맞으면 KO까지 당할 수 있는 위기였다.

그러나 레이테스는 태생이 뛰어난 그래플러였다. 위기의 순간에 테이크다운을 성공시키고 톱포지션을 잡아 기회를 만들었다. 레이테스는 이전 24승 중 7번의 암트라이앵글초크 서브미션 승이 있었다. 톱포지션을 잡으니 특기가 바로 나왔다. 오른팔과 어깨로 보우치의 목을 조였다. 보우치는 몸을 돌려 겨우 빠져나왔지만 이번엔 레이테스가 왼팔과 어깨로 다시 암트라이앵글초크를 걸었다. 보우치는 결국 2라운드 3분 45초에 실신했다.

레이테스는 원래 가지고 있던 그라운드 기술에 타격능력을 더해 주목받는 미들급 컨텐더로 떠오르고 있다. 통산 전적은 25승 4패가 됐다.

방심이 부른 참사…돌아온 핏불, 미들킥 한 방에 역전승

'핏불' 티아고 알베스(31, 브라질)는 2006년 10월부터 2년간 7연승의 상승세를 달렸다. 하지만 2009년 UFC 100에서 타이틀에 도전했다가 챔피언 조르주 생피에르에 판정패한 후 거짓말처럼 분위기가 바뀌었다. 그때부터 최근 경기까지 3승 4패로 저조했다.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는 알베스는 조던 메인(25, 캐나다)을 상대로 7년 만에 연승에 도전했다. 그는 메인이 타격가라는 것을 반기며 "내가 돌아왔다는 것을 보여주겠다"고 자신감을 표현했다.

알베스가 바라던 대로 스탠딩 타격전이었다. 두 선수 모두 클린치조차 시도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예상과 달랐던 것은 메인의 타격이 꽤 강했다는 사실이었다. 183cm의 메인은 175cm의 알베스에 리치를 활용해 주도권을 잡아갔다. 로킥과 왼손 잽으로 차곡차곡 데미지를 안겼다. 알베스의 로킥과 펀치는 백스텝으로 피하는 메인에 닿지 않았다. 메인의 오른손 카운트 어퍼컷이 터지자 알베스는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섰다. 메인은 펀치 러시에 이어 팔꿈치도 휘둘렀다. 완전한 메인의 페이스였다.

그러나 경험 많은 타격가 알베스는 한 방을 가지고 있었다. 2라운드 케이지에 몰리자 앞구르기를 하며 여유를 보인 메인의 복부에 오른발 미들킥을 꽂았다. 단 한 방에 메인은 무너졌다. 옆구리에 통증이 상당하다는 듯 얼굴을 찡그린 채 주저앉았다. 알베스는 이때를 놓치지 않고 웅크린 메인에 파운딩 연타를 집어넣었다. 2라운드 39초 만에 연출된 일발 역전승이었다.

메인은 만 25세의 나이에 39전을 치러낸 젊은 베테랑, 하지만 방심이 참사를 불렀다. 뼈아픈 10패째(29승)를 기록했다. 종합격투기에선 단 한 순간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는 것을 다시 깨달을 듯.

알베스는 "내가 돌아왔다"면서 뿌듯해 했다. 그는 아메리칸 탑팀 소속이다. 웰터급엔 챔피언 로비 라울러를 비롯해 타이론 우들리, 헥터 롬바드 등 팀 동료들이 상위 랭킹에 올라있다. 그는 이번 경기 전 "우리는 프로파이터"라며 "그들과 경쟁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 UFC 183 경기 결과

- 메인카드
[미들급] 앤더슨 실바 vs 닉 디아즈
앤더슨 실바 5라운드 종료 3대0 판정승(49-46,50-45,50-45)

[웰터급] 타이론 우들리 vs 켈빈 개스텔럼
타이론 우들리 3라운드 종료 2대1 판정승(30-27,29-28,28-29)

[라이트급] 조 로존 vs 알 아이아퀸타
알 아이아퀸타 2라운드 3분34초 펀치 TKO승(레프리스톱)

[미들급] 탈레스 레이테스 vs 팀 보우치
탈레스 레이테스 2라운드 3분45초 암트라이앵글초크 서브미션승

[웰터급] 조던 메인 vs 티아고 알베스
티아고 알베스 2라운드 39초 미들킥-파운딩 TKO승

- 언더카드
[여성 밴텀급] 미샤 테이트 vs 사라 맥맨
미샤 테이트 3라운드 종료 2대0 판정승(29-27,29-28,28-28)

[미들급] 에드 허만 vs 데렉 브런슨
데렉 브런슨 1라운드 36초 펀치 TKO승

[플라이급] 이안 맥콜 vs 존 리네커
존 리네커 3라운드 종료 3대0 판정승(29-28,29-28,29-28)

[미들급] 하파엘 나탈 vs 톰 왓슨
하파엘 나탈 3라운드 종료 3대0 판정승(30-26,30-27,30-27)

[페더급] 디에고 브랜다오 vs 지미 헤티스
경기 취소 (지미 헤티스 경기준비 중 건강이상)

[미들급] 리차드슨 모레이라 vs 일데마르 알칸타라
일데마르 알칸타라 3라운드 종료 2대1 판정승(29-28,29-28,28-29)

[미들급] 티아고 산토스 vs 앤디 엔즈
티아고 산토스 1라운드 1분56초 펀치 TKO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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