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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이 완성한 'FA 1호' 이지영의 따뜻한 겨울

작성일: 2020.01.06 06:04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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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일 일일자선카페에서 진행된 애장품 경매 때 이지영의 포수미트를 낙찰받은 이슬기 씨(가운데)가 선수들과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고유라 기자

[스포티비뉴스=신사동, 고유라 기자] 키움 히어로즈 포수 이지영(34)은 지난해 11월 KBO가 발표한 2020년 FA 승인선수 19명 중 가장 먼저 키움과 계약에 합의했다.

이지영은 3년 총액 18억 원(계약금 3억, 연봉 3억, 옵션 연 2억)에 FA 협상을 마쳤다. 지난해 트레이드를 통해 키움으로 이적한 뒤 가을야구까지 공수에서 자신의 기량이 높아졌다는 점에서 더 높은 금액을 요구할 수도 있었지만, 이지영은 자신을 원하는 키움의 의지와 팬들의 사랑을 보고 일찌감치 도장을 찍었다.

그리고 이지영의 진짜 겨울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그는 생애 첫 FA 계약을 한 것을 계기 삼아 '새로운 일'을 벌였다. 바로 5일 신사동 한 카페에서 연 '이지영과 친구들 일일자선카페'였다. 이지영은 하루동안 카페를 빌려 팬들에게 커피를 판매한 뒤 수익금을 유기동물 보호기금 마련에 전액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2주간 그가 SNS에 홍보한 것이 다였지만 매우 많은 팬들이 카페를 찾아 이지영에 대한 애정을 보여줬다. 이날 1부에만 100잔에 가까운 커피가 팔렸고 2부에는 끝없이 긴 줄이 카페 주변에 늘어섰다. 오후 3시에 진행된 애장품 경매는 현금만 받았음에도 13개 물품이 총 523만 원에 낙찰됐다. 팬들은 계좌이체도 모두 그 자리에서 모두 끝내며 이지영을 든든하게 '서포트'했다.

▲ 이지영이 일일자선카페에서 팬들에게 사인해주고 있다. ⓒ고유라 기자

그중 대미는 이지영이 올 시즌 썼던 포수미트였다. 마지막으로 입찰에 나선 미트는 이지영을 평소 응원했던 이슬기 씨가 120만 원에 통 크게 낙찰받았다. 이지영마저 "이미 낡은 미트"라며 놀랄 정도였지만 이슬기 씨는 "손때가 묻어 있어 더 좋다. 예전부터 이지영 선수 미트가 가지고 싶었다"며 기뻐 했다.

이 씨는 지난 시즌 '종신큠정(이지영이 계속 키움에 남기를 바라는 의미)'이라는 팸플릿을 들고 중계화면을 타기도 했다. 이 씨는 "이지영 선수가 키움에 온 뒤 투수들이 좋아지는 것을 보면서 포수의 중요성을 알았다. 원래는 이지영 선수가 키움과 FA 계약을 하면 커피차를 선물하려고 적금도 들었는데 일일카페에 기부하는 것이 더 의미 있는 것 같아 오늘 큰맘을 먹고 왔다. 이지영 선수가 올 시즌 팀의 우승반지를 꼭 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지영은 "행사를 혼자 처음 준비한 거라 많이 어색하고 부족한데도 많은 분들이 찾아와주셔서 감사하다. 함께 참여해준 팀 동생들에게도 고맙다. 삼성뿐 아니라 키움에 와서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아 조금이라도 보답하고 싶다. 앞으로 비시즌에 팬들을 만날 기회를 더 만들려고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이날 이지영이 만든 행사에는 최원태, 안우진, 조상우, 이승호, 김규민, 박주성 등이 오전부터 참여했고 박정음, 김혜성, 김상수, 서건창 등도 합류해 이지영의 선행에 힘을 보탰다. 예상보다 일찍 끝난 줄 알았던 이지영의 겨울은 팬들과 동료들이 만든 온기로 더 따뜻하게 채워지고 있었다. 

스포티비뉴스=신사동, 고유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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