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힘들 때 울면 삼류다. 힘들 때 참으면 이류다. 힘들 때 웃으면 일류다'는 말이 있다. 헤비급 챔피언 파브리시오 베우둠(38, 브라질)은 힘들어도 웃는다.

28일(이하 한국 시간) 베우둠은 종합격투기 사이트 'MMA파이팅'에 등 부상으로 다음 달 7일 UFC 196 출전이 무산된 사실에 대한 성명서를 발표했다.

아래는 성명서 전문이다.

"이 결정이 내 인생 최고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경기에 나서지 못해 당연히 슬프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이참에 잊고 살던 많은 것들을 알게 돼 행복한 점도 있다. 나는 그동안 내 가족, 아내,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

"누군가는 내 민감한 것들에 대해 나쁘게 이야기한다. 다른 누군가는 나를 가족처럼 친구처럼 여기며 지지해 준다. 나는 내가 다치고 나서 매우 중요한 결정을 했을 때 사람들이 어느 정도까지 잔인해질 수 있는지 생각했다. 나는 패배에 대해 비난을 받은 적은 없으나 '만약 내가 팬들이나 단체, 또는 무언가를 위해 싸우다가 진다면 어땠을까'라는 상상을 했다. 하지만 나는 패배한 적이 없다."

"출전을 포기하면서 100퍼센트 몸 상태로 돌아올 수 있게 됐다.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아 고통 받는다고 상상해 보라. 무기력해진다. (이런 생각은 한다) 사람들이 나에 대해서 어떻게 이야기할까? 관심에서 지울까. 또는 여전히 내가 유일한 챔피언이라고 여길까."

"물론 많이 준비한 경기가 무산돼 마음이 불편하다. 하지만 져서 고통 받는 것보다는 낫다. 약물 같은 구설수를 달고 사는 존 존스에게 진 앤더슨 실바나, 모두의 예상을 깨고 허무하게 패한 론다 로우지를 떠올렸다. 나는 그런 싸움을 하고 싶지 않다. 나를 좋아하는 모든 사람들이 비난할 게 아닌가. 누구나 자신의 실체를 알고 싶어 한다. 중요한 건 가족과 시간을 보내며 인생을 즐기는 거다. 다른 선택은 없다. 나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다."

"나는 이 결정이 내 인생 최고의 결정이라고 말할 수 있다. 왜냐하면 내가 가장 힘든 시간에 누가 함께해 주는지 볼 수 있게 됐다. 나는 내가 좋아하는 걸 하지 못했다. 나는 여행과 싸움이 좋다. 그래서 여행과 싸움으로 팬들과 교감할 수 있는 이 세계가 좋다. 때로는 싫을 때도 있다."

"고된 훈련이 끝나고 내 팀과 주변 사람들에게 신경 쓰는 일을 잊은 적이 없다. 나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왔는지 자신을 돌아봐야 한다. '나는 그를 비판해, 그런데 나는? 나는 행복한가? 내가 그 사람을 비판할 만큼 행복한가?'

이 말을 하고 싶었다. 속이 시원하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내 인생 최고의 결정이다. 휴식을 취하며 나 자신을 되돌아보겠다."

베우둠은 다음 달 7일 UFC 196 메인이벤트에서 케인 벨라스케스를 상대로 1차 방어전에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25일 벨라스케스가 등을 다쳐 스티페 미오치치로 상대가 바뀌었고 하루 뒤 베우둠마저 등 부상으로 출전 불가를 통보했다.

취소된 헤비급 타이틀전 대신 코메인이벤트였던 조니 헨드릭스와 스티븐 톰슨의 웰터급 경기가 메인이벤트(5분 5라운드)로 올라온다.

흥행성이 떨어지자 데이나 화이트 UFC 대표는 27일 "이 대회의 페이퍼뷰(PPV) 판매를 중단하고 '폭스스포츠1(FOX Sports 1)'에서 무료로 방송하겠다"고 밝혔다.

[사진] 통합 챔피언 벨트와 잠정 챔피언 벨트를 갖고 있는 베우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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