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은정이 11일 중국 베이징 국립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컬링 여자 예선 영국전에서 동료들에게 무언가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 김은정이 11일 중국 베이징 국립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베이징올림픽 컬링 여자 예선 영국전에서 동료들에게 무언가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베이징, 고봉준 기자] “저희가 강릉에서 항상 먹는 것이 있어요.”

감격스러운 첫승이다. 여자 컬링국국가대표팀 ‘팀 킴’이 2022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처음으로 웃었다.

팀 킴은 11일 중국 베이징 국립아쿠아틱센터에서 열린 대회 컬링 여자 라운드로빈(예선) 2차전에서 영국을 9-7로 물리쳤다. 8엔드까지 5-6으로 뒤지며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지만, 9엔드에서 대량 4점을 내면서 전세를 뒤집었다.

뜻깊은 첫승이다. 2018평창동계올림픽에서 한국 컬링 사상 최초로 은메달을 수확했던 팀 킴은 4년 사이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대한컬링협회 전임 집행부의 갑질 논란으로 마음을 다쳤고, 소속팀이 바뀌는 과정도 있었다.

그러나 팀 킴은 좌절하지 않고 어렵게 베이징올림픽 출전권을 따냈고, 10일 캐나다전 7-12 패배 이후 이날 첫승을 챙겼다.

경기 자체도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안경 선배’ 스킵 김은정이 동료들을 울리고 웃게 했다. 김은정은 6엔드에서 정교한 샷으로 하우스 중앙의 상대 스톤을 밀어냈다. 또, 7엔드에서도 안정적인 감각을 뽐내면서 스킵다운 활약을 펼쳤다.

그러나 아찔한 상황도 연출됐다. 김은정이 8엔드에서 스톤을 던질 때 손을 늦게 떼는 실수인 호그라인 바이얼레이션을 범했다.

이 실수로 궁지로 몰린 한국은 그러나 9엔드에서 대거 4점을 뽑아 전세를 뒤집고 9-7로 이겼다. 김은정의 마지막 드로우가 주효했다.

이날 경기 후에는 김선영과 김경애가 인터뷰를 진행했다. 둘 모두 경기에서 결정적인 몫을 한 김은정의 이름을 언급했다.

김선영은 “호그라인 바이얼레이션은 많이 나오지는 않지만, 선수가 너무 집중하다 보면 생길 수 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실수라 그저 잊고 다음 엔드부터 다시 집중하자고 이야기했다”고 말했다.

김경애 역시 “개인적인 작은 실수는 모두 한다. (김)은정 언니의 실수는 경기 막판 나와서 크게 보였을 뿐이다”고 거들었다.

재미난 뒷이야기도 밝혔다. 함께 자리한 임명섭 감독은 “은정이가 호그라인 바이얼레이션을 하면 맛있는 것을 사준다고 했다”고 미소를 지었다. 팀 킴의 단합이 돋보이는 대목. 실수는 나왔지만, 스킵이 있어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는 동료들의 마음이 느껴졌다.

그렇다면 김은정은 자신의 실수를 만회할 ‘한턱’으로 무엇을 택할까. 먹고 싶은 음식이 있느냐고 묻자 김선영은 “여기에선 먹을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고 했지만, 김경애는 “(안방) 강릉에서 우리가 항상 먹는 음식이 있다. 회랑 막국수 등 여러 가지다”면서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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