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준환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5위에 오르며 4년 뒤인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연합뉴스
▲ 차준환은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5위에 오르며 4년 뒤인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연합뉴스
▲ 12일 베이징 메인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차준환 ⓒ연합뉴스
▲ 12일 베이징 메인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 참석한 차준환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베이징, 이성필 기자] "당장 세계선수권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어요."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에서 5위에 오르는 호성적을 내며 한국 피겨사(史)에 이름을 남긴 차준환(21, 고려대)이 '앞으로의 4년'에 대한 청사진을 밝혔다.   

차준환은 12일 중국 베이징의 올림픽 메인미디어센터(MMC)에서 기자 간담회에 참석했다. 쇼트프로그램 99.51점, 프리스케이팅 182.87점을 받아 총점 282.38점으로 24명 중 5위에 오르며 김연아(2010년 밴쿠버 금메달, 2014년 소치 은메달) 이후 한국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컨디션 조절을 위해 지난 1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4대륙선수권대회서 기록한 프리스케이팅 개인 최고점 174.26점을 역사 속으로 보냈고 개인 총점 최고점 273.22점도 갈아치웠다. 

프리스케이팅 첫 점프였던 쿼드러플 살코 엉덩방아가 아쉽기는 하지만, 10위 이내 진입을 목표로 세웠던 차준환에게는 기대 이상의 성과다. 대체로 연기도 훌륭했다. 

연기 직후에는 앞으로의 4년에 대해서는 "아직 모르겠다"라며 생각할 겨를이 없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목표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세계 5위라는 결과물이 '메달권 진입'이라는 다음 걸음을 재촉했기 때문이다. 

차준환 역시 "이번 올림픽은 4년 전 평창 올림픽을 바탕으로 컨디션을 잘 끌어 올렸고 성과로 나타났다. 전반적으로는 만족한다. 배운 점을 앞으로 어떤 것에 발전할 것인지 알았다. 방향으로 올라가다 보면 아직은 먼 이야기지만, 4년 뒤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선수가 될 것이다"라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올림픽 도전에 대한 확신이 생겼음을 전했다. 

▲ 다채로운 4회전 점프 구성에 대한 과제가 생긴 차준환 ⓒ연합뉴스
▲ 다채로운 4회전 점프 구성에 대한 과제가 생긴 차준환 ⓒ연합뉴스

물론 구체적인 것은 없다. 당장 3월 프랑스 몽펠리에에서 예정된 세계선수권대회가 올 시즌의 마무리이기 때문이다. 올림픽에서는 네이선 첸(미국)과 카기야마 유야, 우노 쇼마(이상 일본)가 금, 은, 동메달을 나눠 가졌고 하뉴 유즈루(일본)가 4위였는데 이들을 넘기 위한 단계적 발전도 필요하다. 

차준환도 "저에게 필요한 부분도 더 느끼게 됐다 기술 발전은 물론 프로그램 구성, 스핀, 스텝, 스케이트 스킬 등 조화를 이룰 것에서 발전 요소가 필요하다. 세계선수권대회 이후 계획은 아직 세세하게 세우지 못했다. 지금보다 나은 컨디션으로 만족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라며 마무리에 초점을 맞췄다. 

베이징올림픽은 분명 동기부여가 생긴 대회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국민적 주목을 받기 힘든 시간대에 연기를 펼쳤고 15위로 나쁘지 않은 성적이다. 이를 바탕으로 나선 베이징은 그야말로 모든 것이 차준환에게는 감사였다. 차준환의 어린 시절부터 식단법까지 모든 것이 관심이 폭발할 정도로 이제는 한국 피겨를 대표하는 선수로 자리 잡았다. 

차준환 역시도 "이번 올림픽을 통해서 '저 차준환이 있다는 것'을 알린 것 같다. 지난 2년 동안 코로나로 인해 6년 동안 훈련하던 훈련지에 가보지 못했고 코치진과도 떨어져서 혼자 훈련하는 게 쉽지는 않았다. 항상 베이징올림픽만 바라보고 달렸다. 더 많이 부각해 보여줬다고 본다"라며 만족감을 표현했다. 

'터닝 포인트'인 것은 분명하다. 오랜 인연인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도 더 깊어지는 계기가 됐다. 그는 "오서 코치와는 주니어 시절부터 인연을 쌓아왔다. 코로나로 2년이나 떨어졌지만, 같이 해온 시간이 있다. 서로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고 믿음도 생겼다. 올림픽 때도 제 기량을 발휘하는데 도움이 됐다"라며 만족감을 보인 뒤 "앞으로의 이야기는 아직 모르겠다. 코로나도 아직 상황이 좋지 않아서 캐나다로 돌아갈 수 있는지 모르겠지만, 평창에 이어 베이징도 같이 훈련한 동료, 코치와 함께 출전해서 좋았다"라며 지속 가능한 인연을 예고했다. 

쿼드러플(4회전) 점프에 대한 자신감이 생긴 차준환이다. 그는 "최고 선수들과 연습하면서 배움도 있었다. 그런 부분 잘 기억해서 세계선수권에서는 올림픽보다 더 좋은 기록으로 마지막 장식하며 만족하고 싶다"라는 의지를 불태웠다.  

책임감도 생겼다. 소위 '차준환 키즈'를 만드는 것이다. 그는 "계속 발전하고 성장해 나가는 선수가 되겠다"라며 "세세하게 생각하지는 못했지만, 저를 보고 꿈을 키우고 운동하는 선수가 있다면 저 역시 연습을 통해 더 좋은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라며 롤모델로서의 가치를 키우는 데 애를 쓰겠다고 전했다. 

함께 올림픽에 와서 아쉽게 프리스케이팅을 소화하지 못했던 이시형과의 결의도 재확인했다. 4년 뒤 올림픽에서는 출전권 3장을 갖고 나가자는 것이다. 그는 "이시형에게 저는 평창을 경험했으니 올림픽이 얼마나 소중하고 성장할 특별한 추억이자 기억이라고 했다. 이번에는 다른 선수와 출전하고 싶은 마음에 다음 올림픽도 간다면 출전권 3장을 꼭 만들자고 했다. 이것이 목표가 될 것도 같고, 발전해 같이 하자는 뜻이다"라며 지속가능한 발전에 초점을 맞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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