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보름 ⓒ 연합뉴스
▲ 김보름 ⓒ 연합뉴스

[스포티비뉴스=베이징, 고봉준 기자] 김보름(29, 강원도청)의 올림픽 2회 연속 매스스타트 메달 도전은 무산됐다.

그러나 4년 전 '왕따 주행 논란'을 딛고 혼신의 레이스를 펼쳐 많은 팬들의 감동을 자아냈다.

김보름은 19일 중국 베이징 국립스피드스케이팅오벌에서 열린 2022베이징동계올림픽 여자 매스스타트 결선에서 8분16초81의 기록으로 다섯 번째로 결승선을 통과, 포인트 20점을 얻어 최종 5위를 차지했다.

매스스타트는 3명 이상의 선수가 동시 출발해 레인 구분 없이 400m 트랙을 16바퀴 도는 경기다. 여러 스케이터가 레인 구분 없이 견제하며 달린다는 점에서 쇼트트랙과 유사하다. 

4·8·12바퀴째를 가장 먼저 통과하는 선수 3명에게 각각 5·3·1점을 주고, 마지막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한 선수 3명에게 60·40·20점을 준다.

첫 바퀴에서 김보름은 후미에서 탐색전을 펼쳤다. 서두르지 않고 하위 그룹에서 틈을 엿봤다. '복병' 마리나 주에바(벨라루스)가 초반부터 치고 나왔다. 나머지 선수들은 눈치 싸움에 돌입했다. 

김보름은 전략적으로 움직였다. 발레리 마르테(캐나다)가 첫 번째 포인트 5점을 얻어 냈다. 4바퀴째에서 속도를 올렸다. 

8~9위를 오가며 꾸준히 기회를 노렸다. 8바퀴째 역시 김보름은 3위 진입을 욕심내지 않았다. 스프린트 포인트 획득 없이 레이스를 이어 갔다.

김보름은 12바퀴째에도 점수를 얻지 못했다. 승부수가 필요한 상황. 마지막 바퀴서 혼신의 레이스로 맹추격했지만 3번째로 통과해 20점을 얻었다. 결국 전체 5위에 그쳐 올림픽 2연속 메달 획득이 무산됐다.

김보름에게 '2월 19일'은 남달랐다. 4년 전 ‘왕따 주행 논란’이 불거진 2018평창동계올림픽 여자 팀추월 준준결승이 열린 날이기 때문이다. 

준결승행 실패라는 결과보다 경기 과정과 선수 인터뷰가 큰 논란을 빚었다. 청와대 국민청원에 오를 만큼 공분을 샀다. 

하지만 지난 16일 김보름은 노선영을 상대로 청구한 정신적 피해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17일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제 평창올림픽을 미련 없이 보내줄 수 있을 것 같다"며 한결 가벼워진 맘을 보였다.

이날 매스스타트 메달 획득으로 2월 19일의 아픔을 한 겹 더 씻어 내려 했지만 아쉽게 불발됐다. 이 종목 평창 대회 은메달에 이어 2회 연속 올림픽 포디움 입성을 노렸지만 무산됐다. 그럼에도 평창에서 오해와 상처를 딛고 빼어난 경기력을 보여 감동을 자아냈다. 

▲ 정재원(왼쪽)과 이승훈 ⓒ 연합뉴스
▲ 정재원(왼쪽)과 이승훈 ⓒ 연합뉴스

앞서 열린 남자 매스스타트에선 정재원(21, 의정부시청)과 이승훈(34, IHQ)이 메달을 휩쓸었다. 남자 매스스타트 결선에서 정재원이 은메달, 이승훈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두 선수는 이날 영리한 경기 운영으로 메달을 나눠가졌다. 초중반까지 자신의 페이스를 끌고 가며 체력을 비축하고, 그 힘을 바탕으로 레이스 막판 치고 나가는 작전이 주효했다.

정재원은 7분47초18 기록으로 피니시 라인을 두 번째로 통과했다. 스프린트 포인트 40점을 획득하면서 짜릿한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승훈은 7분47초19 기록으로 3위를 기록해 스프린트 포인트 20점으로 동메달을 수확했다. '쇼트트랙 대표 팀 맏형'은 이날 동메달로 한국 동계스포츠 최다 올림픽 메달리스트에 등극했다.

이승훈은 그간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 등 메달 6개를 획득했다.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