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정석 KIA 단장(왼쪽)-김종국 KIA 감독 ⓒKIA 타이거즈
▲ 장정석 KIA 단장(왼쪽)-김종국 KIA 감독 ⓒKIA 타이거즈

[스포티비뉴스=고유라 기자] KIA 타이거즈가 올해 비공식 '40인 로스터'를 운영한다.

장정석 KIA 단장은 26일 열린 한화 이글스와 연습경기 당시 특별해설로 구단 자체중계에 나왔다. 장 단장은 취임 후 온라인으로나마 처음으로 팬들과 실시간으로 대화하는 자리에서 팀 운영 방안, 선수들에 대한 기대치 등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며 적극적으로 소통했다.

이야기 주제 중 하나가 바로 40인 로스터였다. 40인을 정식 등록하고 이 안에서 팀을 운영하는 메이저리그식 40인 로스터와는 조금 다르지만, 비공식적으로라도 시즌 운영에 적극적으로 활용할 선수를 구분해 퓨처스에서 지원하는 방안이다.

장 단장은 당시 해설에서 "김종국 감독과 이야기를 하면서 공감대가 형성된 건 1군 감독이 144경기를 치르면서 (육성에) 집중하기는 어렵다는 점이다. 나도 짧은 기간이었지만 현장에서 감독을 경험하면서 느꼈다. 감독이 40명 언저리의 로스터를 잡으면 그 정도는 감독이 원하는 그림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 단장은 27일 스포티비뉴스에 40인 로스터 방안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김종국 감독의 부담을 덜어주고자 스프링캠프가 끝난 뒤 1군 엔트리 28명 그외에 12명 명단을 받으려고 한다. 그 12명의 인원은 퓨처스에서도 김 감독이 원하는 포지션에 우선적으로 넣어줄 계획이다. 언제든 1군에 부상이나 부족한 부분이 생겼을 때 맞춰서 들어갈 수 있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김 감독이 40인 로스터를 짜면서 1군 28명 외 12명의 선수들에 대해 가령 "~는 1루수와 3루수를 준비시켜달라", "~는 일주일에 1번 선발로 등판시켜달라" 등 구체적으로 주문을 하면 퓨처스에서 그에 맞춰 기용한다는 것.

장 단장은 "어떤 선수가 로스터 안에 들었는지 선수들에게는 말하지 않으려고 한다. 40명 외 선수들은 나와 정명원 퓨처스 감독이 상의해서 체력이 필요한 선수들, 육성이 필요한 선수들을 분배해서 동등하게 기회를 줄 예정이다. 감독과 운영, 육성의 짐을 나눠 지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운영팀장, 감독 등 현장을 두루 거친 장 단장의 아이디어는 김 감독도 적극 공감했다. 장 단장은 "운영팀장으로 일할 때부터 느꼈다. 보스턴 레드삭스 등 메이저리그를 볼 때, 우리가 따라하기에는 선수층이 워낙 달라서 어려움이 있지만 1군 감독의 머리를 좀 가볍게 할 수 있겠다 싶었다. 김 감독과 많은 대화 끝에 결정했다"고 밝혔다.

KIA는 지난해 퓨처스 감독직을 없애고 맷 윌리엄스 전 감독에게 1,2군 총괄 지휘권을 부여했으나 현실적으로 1군 감독이 2군 자원 활용, 그리고 육성까지 신경쓴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KIA는 1군 성적도, 2군 육성도 제대로 잡지 못하고 1군은 9위, 2군은 남부리그 최하위로 시즌을 마쳤다.

KIA의 현재 상황과 보완점을 객관적으로 바라본 장 단장의 '40인 로스터' 계획은 올 시즌 KIA의 1군 운영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양현종, 나성범 영입으로 전력이 크게 강화됐지만 결국은 1.5군이 잘해야 탄탄한 강팀이 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장 단장과 김 감독의 '궁합'이 어떤 시즌을 이끌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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