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콜 해멀스(39)는 메이저리그 통산 163승을 거두는 등 리그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투수다. 네 차례나 올스타에 선정됐고, 필라델피아 소속이었던 2008년에는 월드시리즈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도 맛봤다.
그러나 애틀랜타·LA 다저스 팬들에게는 그다지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지 않다. 크든 작든 기대를 걸고 영입했는데 정작 제대로 던지지 못해 구단의 재정만 축낸 불행한 기억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해멀스는 2019년 컵스 소속으로 27경기에서 나가 7승을 거두는 등 불꽃이 아직 꺼지지 않았음을 과시했다. 전성기에서 점점 멀어지기는 해도 한 시즌 로테이션을 돌 수 있는 경험과 기량이 있음을 증명했다. 베테랑 선발을 찾았던 애틀랜타의 레이더에 걸렸고, 2020년 시즌 1800만 달러(약 223억 원)에 계약했다.
그러나 어깨 부상의 암운이 그때부터 해멀스를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스프링트레이닝부터 어깨에 문제가 생겨 개막 로테이션 합류가 좌절되더니, 결국 딱 1경기 뛰고 시즌을 마쳤다. 분명 선수가 원했던 그림은 아니겠지만, 1경기 뛰고 1800만 달러를 그냥 챙겨간 셈이다. 애틀랜타로서는 속 터지는 일이었다.
한동안 소속팀을 구하지 못했던 해멀스는 2021년 8월 LA 다저스와 계약했다. 다저스도 더스틴 메이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선발 자원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100만 달러(약 12억 원)에 잔여 시즌 계약을 했다. 해멀스로서도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활약이 절실한 시점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도 불운했다. 계약 직후 투구 도중 다시 어깨 통증을 느꼈고, 그대로 60일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 시즌 종료를 의미했다. 역시 100만 달러를 받고도 한 경기에도 나가지 못했다. 2년간 1900만 달러(약 235억 원)를 받고도 한 경기밖에 나가지 못한 해멀스는 비아냥 속에 살 수밖에 없었다.
그런 해멀스가 아직 현역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소식이다. MLB 네트워크의 칼럼니스트 존 헤이먼은 12일(한국시간) “해멀스가 2022년 다시 던지기를 바라고 있다”고 보도했다. 복귀를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해멀스의 복귀 시점이 언제인지는 정확하지 않다. 일단 그는 지난해 8월 부상 당시 왼 어깨 쪽에 다시 수술을 받았다. 회복까지 1년을 생각하면 전반기 복귀는 어렵다. 복귀를 앞두고 건강을 증명해야 할 ‘쇼케이스’ 절차를 밟아야 할 것이 유력하다.
그러나 MLB 구단들이 2년을 날린 해멀스에 선뜻 손을 내밀지는 미지수다. 베테랑이 명예롭게 현역을 마감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