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대구, 박성윤 기자] 삼성 라이온즈 영건 양창섭이 잠재력을 터뜨리려 하고 있다.
삼성은 2015년 정규 시즌 우승,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내리막을 걸었다. 2016년부터 2020년까지 포스트시즌에 나서지 못했고, 하위권에 머물렀다. 그러는 동안 열심히 젊은 투수를 모았다. 대표적인 예가 원태인, 최지광, 최채흥, 최충연 등이 있다.
모두 잠재력을 한번씩은 터뜨렸다. 특히 최채흥은 2020년 11승 평균자책점 3.58로 국내 선발투수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했고, 원태인은 지난해 14승 평균자책점 3.06을 기록하며 리그 최정상급 선발투수가 됐다.
또 한명의 젊은 삼성 투수가 잠재력 폭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주인공은 5선발 경쟁자 양창섭이다. 양창섭은 14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양창섭은 6이닝 5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졌다. 삼성은 KIA와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경기 내용이 빼어났다. 볼넷 없는 공격적인 투구를 했다. 1회 1사에 김선빈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지만, 최형우를 상대로 유격수 땅볼을 끌어내,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완성하며 이닝을 끝냈다. 2회에는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3회 실점했다. 선두타자 김석환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다. 류지혁과 김민식을 외야 뜬공으로 잡은 양창섭은 김도영과 김선빈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김석환에게 홈을 줬다. 2연속 피안타로 1실점했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KIA 강타자 나성범을 3루수 파울플라이로 잡으며 추가 실점은 막았다.
양창섭은 4회초 최형우, 나지완, 소크라테스 브리또로 이어지는 KIA 중심 타선을 상대로 다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4회까지 투구 수는 53구. 경제적인 투구를 했다. 첫 볼넷은 5회에 나왔다. 선두타자 김석환에게 볼넷을 줬다. 그러나 류지혁, 김민식, 김도영을 상대로 아웃 카운트를 끌어내며 실점하지 않았다.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양창섭은 최형우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김선빈, 나성범, 나지완을 아웃으로 처리하며 이날 경기를 마쳤다. 이날 최다 80구까지 던질 예정이었는데 6이닝을 79구로 마치며 효과적인 경기 운영 능력까지 보여줬다.
삼성은 장필준, 양창섭, 최하늘, 허윤동으로 5선발 경쟁을 하고 있다. 장필준이 12일 경기에 선발 등판해 3이닝을 던지며 구종과 구위를 점검한 가운데 양창섭은 6이닝 동안 투구 수 관리, 경기 운영 능력, 위기 관리 능력 등을 보여줬다. 5선발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시범경기에서 잠재력을 터뜨리고 있다.
삼성 허삼영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양창섭이 순조롭게 경기를 진행할 수 있는지, 위기에서는 어떻게 넘어갈지 위기 관리 능력을 본다"고 말했다. 경기 내용은 충분히 합격점을 받을만 하다. 양창섭이 5선발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경기 후 양창섭은 "비가 온 뒤라 평소보다 날씨가 추웠다. 컨디션도 좋은 상태가 아니었지만 코치님과 선배님들이 컨디션에 너무 신경 쓰지 말고 평소대로 던지라고 조언을 해주셔서 컨디션을 의식하지 않고 편안하게 투구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안 좋았을 때는 코너 구석구석으로 던지려고 하다 보니 투구 수가 많이지고 혼자 무너진 경우도 많았다. 공격적인 플레이로 잘 맞은 타구도 있었지만 공격적인 피칭이 투구 수 관리나 긴 이닝을 던지는 데 도움이 된다는 걸 다시 느꼈다. 긴 이닝을 던진 것이 오랜만이라 조금씩 빠지는 공도 있었지만 좀 더 보완할 수 있을 것 같다. 아프지 않고 몸 관리 잘해서 꾸준하게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는 다짐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