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조영준 기자] '나달의 후계자'로 불리는 카를로스 알카라스(스페인, 세계 랭킹 9위)가 자신의 우상인 라파엘 나달(스페인, 세계 랭킹 4위)을 뛰어넘었다.
알카라스는 7일(한국시간)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마스터스 1000시리즈 마드리드 오픈 단식 8강전에서 나달을 2-1(6-2 1-6 6-3)로 이겼다.
19살인 알카라스는 '나달의 후계자'로 불리는 기대주다. 지난해 US오픈 8강에 진출하며 가능성을 증명한 그는 올해 마스터스 1000시리즈인 마이애미 오픈에서 우승했다. 또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오픈과 바르셀로나 오픈을 정복하면서 올해 벌써 3승을 거뒀다.
그는 지난해 마드리드 오픈 2회전에서 나달과 첫 경기를 펼쳤다. 이 경기에서 알카라스는 나달의 벽을 넘지 못하며 0-2(1-6 2-6)로 완패했다. 지난 3월 미국 인디언웰스 BNP파리바 오픈 준결승전에서 나달과 두 번째 맞대결을 펼쳤지만 1-2(4-6 6-4 3-6)로 무릎을 꿇었다.

이번 마드리드 오픈에서 나달과 세 번째 경기를 치른 알카라스는 마침내 승자가 됐다.
알카라스는 클레이코트에서 나달을 이긴 첫 10대 선수가 됐다. 두 선수의 나이 차는 무려 16세 11개월이다. 이 연령 차이는 ATP 마스터스 8강전에서 역대 가장 큰 차이다.
나달은 클레이코트에서 10대 선수들을 상대로 20전 무패 행진을 달렸다. 그러나 알카라스에게 첫 패를 기록하며 연승 행진이 무너졌다.
경기를 마친 알카라스는 "이 승리는 나에게 큰 의미가 있다. 내가 매일 쏟아부은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나달을 꺾고 클레이코트에서 가장 위대한 선수를 이긴 점은 의미가 크다"고 덧붙였다.
준결승에 진출한 알카라스는 세계 랭킹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와 결승 진출을 다툰다. 이날 조코비치는 8강전에서 후베르트 후르카츠(폴란드, 세계 랭킹 14위)를 2-0(6-3 6-4)으로 물리쳤다.
나달을 넘어선 알카라스는 조코비치와 첫 경기를 치른다.

반면 갈비뼈 부상 이후 한 달 만에 복귀한 나달은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번 대회에 나선 그는 "힘든 한 주가 예상된다"며 아직 몸상태가 100%가 아님을 내비쳤다. 그는 2017년 우승 이후 5년 만에 마드리드 오픈 정상 탈환을 노렸다. 그러나 회복하지 않은 부상과 알카라스의 기세를 이겨내지 못했다.
나달은 이번 대회에서 갈비뼈 통증은 물론 고질적인 발 부상까지 자신을 괴롭혔음을 털어놓았다. 그는 16강전에서 다비드 고팽(벨기에, 세계 랭킹 60위)과 3시간이 넘는 사투를 펼치고 8강에 진출했다.
나달은 "3시간 동안 경기하거나 긴 시간 훈련하면 꼭 발이 아프다. 이것은 특별한 치료법이 없는 만성적인 부상이다. 내 삶의 일부이지만 적응해야 한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이번 대회를 마친 나달은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ATP 투어 이탈리아 인터내셔널을 거쳐 자신의 무대인 롤랑가로스 프랑스 오픈에 출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