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태릉, 박대현 배정호 정형근 기자]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은 '국내 체육계 싱크탱크'로 불린다. 

1980년 12월 개원 후 독자적인 스포츠국책연구기관으로 자리해 왔다. 

엘리트체육인 경기력 향상과 스포츠산업 육성, 생활체육 장려 등 체육계 전반을 두루 살핀다. '뒤'에서 북돋우고 조언하는 똑똑한 페이스메이커다.

지난해 5월 부임한 남윤신 원장은 스포티비뉴스와 인터뷰에서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은 평소 정말 오고 싶던 곳이다. 국내 교수로는 처음으로 연구년에 부임할 만큼 애정이 깊다"면서 "남은 재임 기간에도 여러 현안을 조금이라도 더 해결하기 위해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학원 직무를 구체적으로 묻자 남 원장은 스포츠과학과 스포츠산업, 스포츠정책으로 나눠 설명했다. 

"여러 연구를 통해 국내 체육정책을 선도하고 미래 먹거리인 스포츠산업 육성에 전념하는 곳이다. 스포츠용품시험소를 운영하며 'KISS인증마크제'도 실시해 국내 체육용품 품질 향상을 도모한다."

"이밖에도 국민체력 증진, 전문체육인 경기력 향상, 학생체육 발전에도 연구 지원을 아끼지 않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 남윤신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장은 스포츠산업의 '선제적 투자'를 강조했다. ⓒ 국민체육진흥공단
▲ 남윤신 한국스포츠정책과학원장은 스포츠산업의 '선제적 투자'를 강조했다. ⓒ 국민체육진흥공단

과학원은 지난해 9월 문화체육체관광부로부터 '데이터분석센터'로 지정받았다. 스포츠 분야별 핵심 데이터를 종합 관리하고 정책에 반영할 지표와 분석자료를 제공해 한국체육 디지털화에 공헌하고 있다. 

"데이터분석센터의 주기능은 스포츠 분야별 핵심 데이터를 수집, 생성, 가공, 분석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정책지표를 개발하거나 관련 분석 자료를 제공한다."

"스포츠데이터 생산 주체가 다양하다. 문체부와 대한체육회, KBO, 프로축구연맹 등 정부와 스포츠 유관기관이 각각 생산한다. 과학원 입장에선 스포츠데이터 현황을 파악하는 게 그래서 중요하다. 올해 데이터 소재지를 파악하고 연관 데이터 목록을 확인할 수 있는 '스포츠데이터맵' 구축 작업을 시작했다. 앞으로는 스포츠 관련 데이터가 (널리) 공유될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신용카드 빅데이터를 분석해 국민들의 스포츠시설 이용지출액, 스포츠용품 구매지출액, 스포츠센터 이용건수 등 스포츠 동향지수를 매주 공유하고 있다. 향후에는 추가적인 스포츠정책 지표도 개발해 공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분야를 막론하고 '디지털화'는 필수다. 높게 일어도 결국은 모래에 스밀 파도가 아닌 파도를 일으키는 바람이다. 남 원장은 지난해 11월 '스포츠판 뉴딜'을 천명했다. "스포츠산업 역시 조속히 디지털화에 착수해야 한다" 말해 눈길을 모았다. 

"4차 산업혁명 핵심은 디지털화다. IoT, 5G, 빅데이터 기술을 통해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을 이루고 새로운 기술과 서비스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라며 "유럽연합 등 세계 각국은 이미 투자를 시작했다. 나이키, 아디다스 등 글로벌 스포츠기업도 마찬가지다. 나이키는 애플과 협업해 '퓨얼밴드'라는 웨어러블 기기를 출시했다. 퓨얼밴드는 운동으로 소모된 칼로리를 LCD 화면에서 바로 체크한다. 나이키 플러스 애플리케이션에서 해당 정보를 저장하고 공유할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4차 산업혁명은 국내 스포츠산업에 좋은 기회다. 하지만 글로벌 브랜드의 선제적 투자로 인한 시장점유는 새로운 위기의 시작일 수 있다. 과감하고 적극적인 투자가 시급한 이유"라고 힘줘 말했다. 

국내 체육계열 대학 졸업생은 연평균 2만 명 선이다. 반면 스포츠산업 채용 규모는 1만 명 안팎에 그친다. 체육 전공자가 설 자리가 마땅찮다는 목소리가 높다.

"과학원도 이 같은 (문제적) 구조를 고민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 시대에 대비해 (스포츠 분야에) 체육 전공자를 위한 일자리 창출을 노력 중이다. 관련 연구와 정책 제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예컨대 공공체육시설 서비스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대규모 투자 정책을 제안하고 있다. '국민체력100센터' 등 공공스포츠서비스가 디지털 전환을 이루는 과정에서 관련 일자리 창출을 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세계를 할퀸 코로나19 여파로 체육활동 패러다임이 크게 바뀌고 있다. 과학원 역시 이 같은 변화를 예의주시한다. 위드 코로나 시대를 적극 고민해야 할 '도전'으로 바라본다.

"코로나19로 인한 활동 제약은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을 요구했다. 과학원은 이에 발맞춰 하이브리드 지원, 즉 대면과 비대면 체육활동을 (두루) 지원할 수 있는 각종 콘텐츠를 스포츠과학에 기반해 만들었다." 

"이를 통해 국가 대표와 유소년 유망주, 지역 선수 등 엘리트체육인의 경기력 유지에 (일정 부문)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 생활·학교체육에서도 비대면 스포츠활동, 이른바 홈트에 적합한 온라인 프로그램을 집중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과학원은 2023년께 40년 넘게 이어온 '태릉 시대'를 마감한다.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으로 청사를 옮긴다. 과학원 출범 이후 첫 이전이다.

"태릉은 과학원 42년 역사의 터전"이라고 밝힌 남 원장은 "2024년 상반기에 올림픽공원으로 이전한다. 올림픽공원은 국민체육진흥공단, 대한체육회 등 스포츠행정기관과 한국체대 같은 스포츠교육기관이 '이미' 자리잡은 스포츠기능 중심지다. 과학원이 이곳으로 옮기면서 스포츠연구기능까지 추가된 격이다. 청사 이전은 (올림픽공원이) 명실상부 한국 스포츠 메카로 발돋움하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