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아솔이 2년 5개월 만에 복귀전에서 고개를 떨궜다. ⓒ 대구, 곽혜미 기자
▲ 권아솔이 2년 5개월 만에 복귀전에서 고개를 떨궜다. ⓒ 대구,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대구, 박대현 기자] '끝판왕' 권아솔(35)이 2년 5개월 만에 복귀전에서 무릎을 꿇었다. 김수철(30, 원주 로드짐)은 리벤지에 성공하며 로드FC 새 페더급 챔피언에 등극했다.

권아솔은 14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굽네 로드FC 060' 코메인이벤트 남의철(40, 딥앤하이 스포츠)과 85kg 복싱 스페셜 매치에서 3라운드 종료 0-3 판정으로 졌다.

남의철은 링네임 '코리안 불도저'에서 보듯 저돌성이 일품인 파이터. 궤적이 큰 훅으로 대미지를 쌓으면서 거리를 좁히고 적극적인 클린치 싸움을 병행해 난전을 끌어내는 타입이다.

그런데 남의철이 전면전을 피했다. 오히려 권아솔이 전진했다. 복싱 매치 변수가 영향을 미친 듯했다. 둘 다 킥을 찰 수 있는 거리에서 주먹만 뻗다 보니 수싸움이 여러 의미에서 치열했다.

1라운드 종료 50초 전과 막판, 난타전을 벌였다. 들어가는 권아솔과 카운터펀치를 뻗는 남의철이 쉼 없이 주먹을 섞었다.

2라운드 역시 비슷했다. 권아솔이 몰고, 남의철은 받아쳤다. 둘 모두 과거와 견줘 타격이 간결했다. '붕붕 훅'이 아닌 정타를 노리는 '보고 치는' 펀치가 주를 이뤘다. 2라운드 4분쯤 남의철 왼손 카운터펀치가 나오자 관중석에서 탄성이 흘렀다.

3라운드 들어 불꽃이 튀었다. 권아솔이 초반부터 케이지로 몰아붙인 뒤 양손 훅을 꾸준히 던졌다. 남의철은 끝까지 카운터 공격을 고수했다. 날카로웠다. 3라운드 초반 뒷손이 권아솔 안면에 두 차례 정확히 꽂혔다.

레퍼리 판단은 남의철이었다. 블루코너에게 만장일치 판정승을 안겼다.

 

애초 권아솔은 '파이트클럽 1번' 설영호와 복싱 경기를 예정했다. 그런데 설영호가 훈련 중 안와 골절로 출전 불가를 알렸다.

이때 남의철이 손을 번쩍 들었다. 최근 권아솔을 '도망왕'이라 부르며 대결을 요청하더니 뜻을 이뤘다.

남의철과 권아솔은 스피릿MC 시절부터 라이벌 관계를 이어 온 앙숙. 로드FC는 흥행을 위해 남의철 투입을 전격 결정했다.

전날 계체서부터 날이 섰다. 100g 초과로 1차 계체에 실패한 권아솔을 남의철이 머리를 들이박고 조롱했다. "역시 도망왕"이라며 프레임을 걸었다.

권아솔은 정중히 사과했다. 외려 남의철이 아닌 한국 입식격투기 간판 명현만을 도발했다.

권아솔은 3연패 수렁에 빠졌다. 2019년 5월 로드FC 100만 달러 토너먼트 결승전에서 만수르 바르나위에게 리어네이키드초크, 같은 해 11월 샤밀 자브로프에게 판정으로 진 데 이어 남의철에게도 고개를 떨궜다. 총 전적은 21승 13패.

남의철은 3연승을 달렸다. 로드FC 라이트급 초대 챔피언 출신인 그는 2014년 UFC에 진출해 1승 2패를 챙겼다.

국내로 복귀한 2017년 톰 산토스에게만 2연패 했지만, 정두제와 신동국을 꺾고 부활했다. 오랜 맞수를 상대로 벌인 2년 6개월 만에 복귀전서도 승리, 베테랑 자존심을 지켰다. 통산 전적은 21승 1무 8패.

▲ 김수철(오른쪽)이 로드FC 새 페더급 챔피언에 올랐다. ⓒ 대구, 곽혜미 기자
▲ 김수철(오른쪽)이 로드FC 새 페더급 챔피언에 올랐다. ⓒ 대구, 곽혜미 기자

김수철이 돌아왔다…페더급 새 챔피언 등극

도전자 기세가 매서웠다. 김수철(30, 원주 로드짐)은 거침없는 클린치 맹공과 카프킥으로 챔피언 박해진(29, 킹덤MMA)을 몰아붙였다. 과거 밴텀급 챔프 시절 저돌성을 재현했다.

1라운드 1분께와 2분 40초쯤 주짓떼로에게 다리를 내줬다. 그러나 큰 대미지 없이 빠져나왔다. 두 번째 테이크다운 수비에선 파운딩 펀치로 응수하기도 했다.

1, 2부 통틀어 가장 치열한 승부였다. 결국 2라운드에 챔피언이 바뀌었다.

라운드 시작 공이 울리자마자 김수철이 기습 헤드킥으로 박해진 정신을 잃게 했다. 미들킥을 염두에 둔 박해진이 휘청휘청했다. 

김수철은 틈을 놓치지 않고 파운딩 펀치를 쏟았다. 레퍼리가 둘 사이에 빠르게 몸을 집어넣었다. 로드FC 페더급 챔피언이 바뀌는 순간이었다.

김수철은 지난해 9월 남의철에게 당한 아픔을 말끔히 설욕했다. 경기 뒤 인터뷰에선 남의철과 3차전 가능성을 열어뒀다. 총 전적은 17승 6패 1무로 바뀌었다.

박해진은 예상보다 높은 도전자 공격성에 허를 찔렸다. 왕좌를 뺏기고 탈환을 노리는 처지가 됐다. 통산 전적은 9승 2패.  

▲ 이정현이 화끈한 KO 승으로 국내 플라이급 스타 탄생을 알렸다. ⓒ 대구, 곽혜미 기자
▲ 이정현이 화끈한 KO 승으로 국내 플라이급 스타 탄생을 알렸다. ⓒ 대구, 곽혜미 기자

플라이급 스타 탄생…펀치 3방으로 '추성훈 제자' 격파

국내 플라이급 미래를 책임질 원석이 출현했다. '래퍼 파이터' 이정현(19)이 '추성훈 제자' 세이고 야마모토(26, 팀 클라우드)를 제물로 MMA 7연승을 완성했다.

둘은 중앙에서 꿈쩍도 안했다. '발차기 향연'이었다. 이정현이 장점인 카프킥으로 포문을 열자 세이고도 헤드킥으로 맞불을 놨다.

이후에도 둘은 다양하면서도 채찍 같은 킥으로 기선제압을 꾀했다. 

승패는 순식간에 갈렸다. 이정현의 키는 166cm. 키와 리치가 열세인 선수는 '먼저 들어가는 게' 숙명이다.

이정현은 서서히 전진했다. 세이고를 케이지 쪽으로 조금씩 몰아갔다. 그 뒤 세이고 스텝 방향을 읽었다. 오른쪽으로 빠져나가게 만든 뒤 펀치 3방을 순식간에 꽂았다. 팍 팍 퍽. 1라운드 3분 12초께였다.

플라이급은 체급 특성상 KO 승리가 적다. 선수들이 원체 빠르고 경량급이라 주먹 힘이 두드러지지 않는 탓이다. 

그러나 이정현은 후속타도 꽂지 않는 완벽한 KO 승으로 팬들 눈도장을 쾅 찍었다. 경기 뒤 승리 인터뷰에선 '일본 격투기 천재' 나스카와 텐신(23)을 호출했다. 

"텐신! 네가 로드FC에 오든, 내가 라이진에 가든 상관없다. 자신 있으면 붙자"며 객석 분위기를 후끈 달궜다.

이정현은 무패 전적을 이어 갔다. 총 전적 7승 무패. 세이고는 통산 전적이 4승 1무 9패로 바뀌었다.

■ 굽네 로드FC 060 2부 결과

[페더급 타이틀전] 박해진 VS 김수철
[복싱 스페셜 매치] 권아솔 VS 남의철
남의철 3R 종료 3-0 판정승
[플라이급] 이정현 VS 김성오(세이고 야마모토)
이정현 1R 3분 12초 펀치 KO승
[밴텀급] 김현우 vs 양지용
양지용 3R 2분 3초 길로틴초크 서브미션승
[73kg 계약체중] 난딘에르덴 VS 여제우
여제우 3R 종료 3-0 판정승
[미들급] 임동환 VS 윤태영
윤태영 3R 종료 3-0 판정승

■ 굽네 로드FC 060 1부 결과

[라이트급] 장경빈 VS 양지환
장경빈 2R 종료 3-0 판정승
[51kg 계약체중] 고나연 VS 박서영
박서영 2R 종료 3-0 판정승
[밴텀급] 이신우 VS 이정현
이정현 2R 종료 2-1 판정승
[플라이급] 정재복 VS 김영한
정재복 2R 31초 펀치 KO승
[플라이급] 박진우 VS 김준석
박진우 1R 1분 54초 펀치 TKO승
[밴텀급] 김진국 VS 조민규
김진국 1R 3분 46초 리어네이키드초크 서브미션승
[라이트급] 김민형 VS 위정원
김민형 2R 종료 2-1 판정승
[플라이급] 전동현 VS 손재민
손재민 2R 종료 2-1 판정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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