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원기 감독 ⓒ곽혜미 기자
▲ 홍원기 감독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신원철 기자] 키움 히어로즈의 숨은 소방수, 비밀 수호신 '제사장' 홍원기 감독은 이제 선수들도 아는 확실한 마무리 카드다. 키움 셋업맨 김재웅은 위기 때 홍원기 감독이 마운드에 오르면 선수들도 기대감에 술렁인다며 더그아웃 분위기를 들려줬다. 

키움은 전반기 87경기에서 374득점 320실점을 기록했다. 득실점으로 본 기대승률 '피타고리안 승률'에 따르면 키움은 0.571, 49승 1무 37패(0.570) 정도로 전반기를 마쳤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54승 1무 32패로 승률 0.628을 기록 중이다. 

가성비 야구를 추구하는 키움은 이렇게 득실차에서도 '효율볼'을 이뤄냈다. 선취점을 내준 경기 승률이 0.500으로 가장 높고, 7회까지 앞선 45경기에서는 단 한 번도 지지 않았다. 무승부만 한 차례다. 뒷문이 확실하다 보니 심리적인 데미지도 거의 없다. 오히려 7회까지 앞서면 이긴다는 확신이 번진다. 

이런 숫자 뒤에는 미신적인 징크스 하나가 있다. 바로 홍원기 감독이 위기 상황에서 선수들을 다독이기 위해 마운드에 오르면 그 경기는 반드시 잡는다는 징크스다. 키움 팬들이 집계한 홍원기 감독의 마운드 방문 경기 승률은 100%. 그것도 한 두번이 아니라 10경기가 넘는다. 

홀드 23개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는 필승조 김재웅은 21일 "감독님이 9회에 나가시면 선수들끼리도 '오 가신다 가신다, 됐다' 이런 얘기를 한다"고 했다. 또 "9회에만 가시니까 내가 있을 때는 한 번도 올라오신 적이 없다"며 웃었다. 

미신 뒤에는 전략이 있다. 키움은 지금까지 유니콘처럼 여겨졌던 '집단 마무리'를 성공적으로 도입한 극히 드문 팀 가운데 하나다. 팀 세이브가 31개인데 절반 이상을 가져간 선수가 없다. 문성현이 12개, 이승호가 10개, 김태훈이 8개, 양현이 1개다. 

홍원기 감독은 앞으로도 7회 리드시 무패 기록을 만든 마법 같은 불펜 운영을 이어갈 생각이다. 후반기 역시 주기적으로 필요에 따라 9회 등판하는 투수를 바꿔가며 불펜에 생동감을 유지하려 한다. 

한편 김재웅은 1이닝 책임제 또한 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자신했다. 그는 "한 이닝을 한 명이 책임진다는 마음으로 올라가게 된다. 감독님은 위기가 와도 바꿔주지 않는다. 부담스럽지 않고, 오히려 빨리 이겨내야 한다는 마음이 든다. 야구 실력도 더 빨리 느는 것 같다. 내가 할 수 있는 걸 다 하고 내려올 수 있으니까 더 좋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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