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5년째 가을야구 티켓을 놓칠 위기에 놓였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4연패에 빠지며 휘청이고 있다.
롯데는 전반기를 마치자마자 외국인 타자 DJ 피터스(27)와 결별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피터스는 홈런 13개를 쳐 지금도 팀 내 1위고, 타점은 48개로 전반기 기준으로 팀 내 2위였다. 그런데 꾸준하지 못했다. 피터스는 85경기에서 타율 0.228(316타수 72안타), 출루율 0.299에 그쳤다. 전반기 내내 인내심을 갖고 피터스를 지켜본 롯데의 결론은 방출이었다.
롯데는 2017년 이후 한번도 가을 무대를 밟아보지 못해 올해는 반드시 5강에 들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올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간판 타자 이대호(40)와 함께하는 마지막 시즌이기에 더더욱 그랬다. 롯데는 38승44패3무 6위로 전반기를 마쳤고, 당시 5위 KIA 타이거즈와는 4경기차였다. 충분히 5강을 노릴 수 있는 상황인 만큼 롯데는 외국인 타자 교체 카드를 꺼내 반등 의지를 보였다.
후반기부터 함께할 새 얼굴은 잭 렉스(29)였다. 렉스는 201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LA 다저스에 10라운드 지명을 받은 외야수로 올해 마이너리그에서 빼어난 타격을 펼치고 있었다. 올 시즌 트리플A 33경기에서 타율 0.328, OPS 1.008을 기록했다. 롯데는 렉스가 피터스와 달리 타석에서 꾸준히 안타를 생산하고 출루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31만 달러를 주고 데려왔다.
하지만 롯데의 바람과 달리 후반기가 흘러가고 있다. 22일부터 24일까지 홈에서 치른 KIA와 후반기 첫 3연전을 모두 내주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꺾였다. 24일 경기는 0-23으로 대패하며 충격에 휩싸였다. 26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에서 반전을 노렸지만, 선발투수 김진욱이 ⅓이닝 5실점으로 무너진 탓에 1-6으로 무기력하게 패했다. 이제 5위 KIA와는 7경기차로 벌어졌고, 7위 두산과는 0.5경기차까지 좁혀졌다.
후반기 4경기를 치르는 동안 마운드는 43실점하며 초토화됐고, 타선은 단 6점을 뽑는 데 그쳤다. 타선에 불을 붙여줘야 할 렉스는 아직 KBO리그 적응기를 보내고 있다. 이제 2경기에 나서긴 했지만, 8타수 무안타 무4사구 5삼진에 그쳤다.
래리 서튼 롯데 감독은 렉스의 데뷔전을 지켜본 뒤 "첫 경기인데도 투수랑 체스 게임을 하듯이 수 싸움에 능한 모습을 보여줘서 놀랐다"고 칭찬했지만, 어쨌든 안타로 결과를 보여주지 않으면 롯데도 렉스도 쫓길 수밖에 없다.
롯데로선 렉스가 하루빨리 한국 투수들에게 적응해서 전준우, 안치홍, 이대호, 한동희 등과 함께 타선에서 시너지효과를 내길 바라는 수밖에 없다. 갈 길 바쁜 상황인만큼 렉스를 향한 인내심이 오래 지속되긴 어렵다. 렉스는 롯데의 승부수일까 악수일까. 피터스를 포기한 이유를 이른 시일 안에 증명해야 렉스도 롯데도 마음 놓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