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정규 시즌 2위 삼성 라이온즈가 9위로 추락했다.
▲ 지난해 정규 시즌 2위 삼성 라이온즈가 9위로 추락했다.

[스포티비뉴스=박성윤 기자] 굴욕적인 연패에서 벗어났지만, 상황은 여전히 쉽지 않다. 사실상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려워진 가운데 삼성 라이온즈는 어떤 움직임도 없이 요지부동이다.

삼성은 2015년 정규 시즌 우승,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거둔 이후 추락했다. 새로운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로 자리를 옮기며 새로운 기운을 받을 것으로 예상됐지만, 주축 선수들 대거 이탈을 막지 못하며 무너졌다. 통합 4연패, 정규 시즌 5연패를 일궈낸 류중일 감독도 여기저기 뚫린 구멍으로 줄줄 새는 물줄기를 막지 못하며 지휘봉을 내려놨다.

김한수 감독이 뒤이어 취임했다. 그러나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외국인 선발투수 영입 실패와 새 얼굴 발굴에도 실패했다. 김 감독은 재임 3년 동안 정규 시즌 6위를 최고 성적으로 남긴 채 짐을 쌌다. 임기 첫해 9위, 마지막 해에는 8위에 머무르며 발전한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삼성은 전력분석 팀장 출신인 허삼영 감독에게 자리를 맡겼다. 허 감독은 재임 2년 차인 2021년 정규 시즌 공동 1위에 오르며 타이브레이커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외국인 선발투수, 타자 영입 성공과 선수들의 커리어하이 시즌이 맞물려 좋은 성과를 거뒀다.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에서 두산 베어스에게 처참하게 무너지긴 했지만, 포스트시즌에 복귀한 시즌이라는 점만으로도 높은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할 수 있는 시즌이었다.

2022년 삼성을 향한 기대는 커질 수밖에 없었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릴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데이비드 뷰캐넌과 호세 피렐라가 건재하며 새로운 외국인 선발투수 알버트 수아레즈가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중견수 박해민 공백이 커 보였지만, 김현준이라는 새 얼굴 발굴에도 성공했다. 주축 선수들이 컨디션 난조와 부상 이탈에도 5위 싸움을 벌일 수 있을 정도까지 시즌 초중반을 끌어갔다. 주축 복귀와 함께 반등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심을 만했다.

그러나 7월 속절없이 무너졌다. 지난 2일 NC 다이노스전을 시작으로 올스타브레이크가 열리기 전까지 11연패에 빠졌다. 7월 단 한 경기도 이기지 못했다. 계약 마지막 시즌에 무너지는 허 감독의 자리가 위태로워 보였다. 빠른 리더십 교체와 선수단 분위기 단속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삼성은 움직이지 않았다. 원기찬 대표는 오히려 현재 코치진에 힘을 실어주는 방향으로 노선을 정했다고 알려졌다. 과거 2004년 10연패를 당하고도 준우승을 차지했던 당시 이야기를 꺼내며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메시지를 던졌다. 승률 6할 이상 페이스로 후반기를 달려야 포스트시즌을 노려볼 수 있는 위치까지 떨어졌다. '3약'으로 평가받으며 최하위권까지 추락했지만, 삼성 프런트의 선택은 관망이었다.

후반기가 시작하고 키움 히어로즈에 2패를 더 안으며 13연패까지 당했다. 막내급 선발투수 허윤동의 호투로 14연패까지는 가지 않았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이 추락했다. 이어 26일 포항에서 열린 최하위 한화 이글스와 경기에서 무릎을 꿇었다. 연패가 잊혀지기 전에 연승 없이 다시 패배를 안았다. 정규 시즌 성적은 36승 53패 승률 0.404 9위가 됐다. 3할대 추락을 걱정해야 하는 위치에 섰다. 5위 KIA 타이거즈와 차이는 10.5경기다. 역전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지난해 쌓았던 포스트시즌 진출의 기억은 신기루처럼 사라졌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다면 현실적으로 실패한 시즌이다. 그러나 실패 인정과 빠른 수습보다는 미온적인 태도로 상황을 지켜보고만 있다. '믿음의 야구'라고 포장할 수 있겠지만, 그저 현실 외면이다. 명가 재건은 그저 공허한 외침이 됐다. 삼성은 다시 과거의 영광만 추억해야 하는 최하위권 팀으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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