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움 이정후(왼쪽)와 kt 박병호 ⓒ 곽혜미 기자
▲ 키움 이정후(왼쪽)와 kt 박병호 ⓒ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신원철 기자] kt 이강철 감독은 27일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를 앞두고 전날 이정후의 인터뷰를 인상깊게 들었다고 얘기했다.

이정후는 26일 8회 3타점 3루타로 팀의 8-7 재역전승을 이끌었다. 그리고 인터뷰에서 연타석 홈런을 친 kt 박병호를 언급하며 "또 칠까봐 무서웠다"고 밝혔다. 상대에게 보내는 극찬. 이강철 감독은 이 발언을 상기하며 "우리도 이정후가 타석에 들어서면 같은 기분이다"라고 했다.

27일 경기에서 이정후는 이강철 감독이 왜 그런 반응을 보였는지 단번에 알 수 있게 했다. 0-2에서 따라붙는 솔로 홈런을, 2-2 동점에서는 경기를 뒤집는 2타점 2루타를 터트렸다. 26일 2안타 3타점에 이어 27일도 2안타 3타점으로 스타성을 한껏 발휘했다. 

▲ 이정후 ⓒ곽혜미 기자
▲ 이정후 ⓒ곽혜미 기자

그러나 27일 승자는 이정후의 키움이 아닌 박병호의 kt였다. 박병호는 3-4로 끌려가던 9회말 2사 1루에서 마무리 문성현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끝내기 2점 홈런으로 만들었다. kt의 5-4 역전 끝내기 승리.

박병호는 상대가 승부를 피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볼카운트 3-0에서 혹시나 올지 모를 슬라이더 하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예상대로 그 공이 박병호의 방망이에 걸려들었고, 공교롭게도 이 타구는 이정후의 머리 위를 지나 홈런이 됐다. 

이번에는 박병호가 이정후에게 존중을 보였다. 경기 후 박병호는 이정후의 26일 인터뷰에 대해 "같은 팀에서 뛰었을 때랑 지금 상대 팀에서 만났을 때가 다르다. 경이롭다. 매년 진화한다. 큰 꿈을 위해 어떤 점을 채워야 하는지 알고 스스로 찾아내는 선수다. 지금 이정후에게 누가 조언을 할 수 있을까"라며 극찬했다. 

승패를 떠나 이정후도 박병호도 모두 상대 팀에 치명타를 안겼다. 26일에는 박병호가 연타석 홈런으로, 27일에는 이정후가 역전 적시타로 클러치 능력을 발휘하며 상대 벤치를 숨죽이게 만들었다. 

이렇게 서로를 떨게 만드는 두 선수가 시리즈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있다. 이정후를, 박병호를 어떻게 막는지가 승패를 가른다. 

▲ 박병호 ⓒ곽혜미 기자
▲ 박병호 ⓒ곽혜미 기자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