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티비뉴스=포항, 최민우 기자] 좋은 흐름이 이어가는 중에 어처구니 없는 실책이 이어졌다. 김태연(25)이 2루로 공을 던지는 순간, 그리고 하주석(28)의 손에서 공이 빠져 더그아웃으로 날아가는 순간, 한화 이글스의 승리도 날아갔다.
한화는 27일 포항야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원정경기에서 10-11로 졌다. 이날 김태연과 하주석은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둘 모두 장타 한방으로 영웅이 될 뻔한 경기였다. 하지만 수비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러 자멸했다. 결국 한화는 삼성에 무릎을 꿇었다.
2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한 김태연은 0-2로 뒤지던 2회 2사 만루 때. 좌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싹쓸이 2루타를 날렸다. 김태연의 장타 한방으로 역전에 성공했다. 여기까지는 좋았다. 그러나 김태연의 미소는 그리 오래가지 않았다.
김태연은 4회 치명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선발 투수 남지민이 2아웃을 잡아놓은 뒤 흔들렸다. 오선진과 김현준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이어 구자욱에게도 내야 안타를 허용해 만루 위기에 몰렸다.
자칫하면 대량 실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 남지민은 침착하게 투구를 이어갔고 호세 피렐라를 3루 땅볼을 유도했다. 타구 속도가 빨랐지만, 3루수 김태연은 몸을 던져 막아냈다. 그런데 김태연은 1루가 아닌 2루를 선택했다. 정은원은 수비 시프트 때문에 2루에서 멀찍이 떨어져 있었고, 베이스를 터치하지 못한 채 곧바로 1루로 공을 던졌다. 사실 2아웃 상황에서 2루로 송구할 필요가 없었다.

1루심은 아웃을 선언했지만, 비디오판독 결과 세이프로 뒤바뀌었다. 김태연이 1루로 송구했다면 이닝을 마칠 수 있었다. 결국 남지민은 오재일에게 우월 2루타를 맞았고 3점을 더 내줘 역전을 허용했다.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지만, 남지민의 표정은 굳어질 수밖에 없었다. 결국 5회 신정락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어쩌면 김태연이 승리의 일등공신이 될 수 있었던 경기다. 1회 2점을 내준 탓에 자칫 분위기를 내줄 수 있는 상황이었지만, 김태연의 역전 적시타로 다시 반격에 성공했다. 하지만 판단 실수 하나가 팀에 큰 치명타를 날렸다. 1루로 바로 송구했다면 경기 흐름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었다.
점수차가 더 벌어졌지만, 한화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7회 3점, 8회 4점을 뽑아내며 10-9로 앞섰다. 이때 하주석의 적시타가 터졌다. 7회 2타점 2루타를 날려 역전에 앞장섰다.
그러나 8회에는 하주석의 어이없는 송구 실책이 나왔다. 8회 1사 1,2루 때 이원석이 좌전 안타를 날렸다. 2루 주자 구자욱이 홈을 밟은 가운데, 하주석은 3루로 달려가는 오재일을 잡기 위해 공을 뿌렸다. 그런데 손에서 공이 빠졌고, 더그아웃으로 날아갔다. 이어 오재일도 홈을 밟아 추가실점을 내줬다.
분명 한화가 이길 수도 있는 경기였다. 마지막까지 추격에 나섰고, 결국 경기를 뒤집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어처구니없는 실수가 연이어 반복되면서 자멸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