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SG는 최주환의 부활에 사활을 걸고 있다 ⓒ곽혜미 기자
▲ SSG는 최주환의 부활에 사활을 걸고 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프리에이전트(FA)를 영입할 때는 다 그만한 당위성과 이유가 있다. 구단과 팬들의 시선이 같은 경우도 적지 않다. SSG가 2021년 시즌을 앞두고 4년 총액 42억 원에 영입한 내야수 최주환(34)이 딱 그랬다.

SSG는 당시 2루를 비롯한 키스톤 콤비에 문제점을 가지고 있었고, 잠실에서도 20홈런 이상을 때린 적이 있는 최주환은 공격력 보강의 확실한 카드로 보였다. 수비에서 다소간 하락세라는 분석은 있었으나 적어도 이만한 공격력을 가진 2루수는 없었다. 펜스까지의 거리가 짧은 인천에서는 더 큰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기대가 절로 모였다. 다른 팀들도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선수로, SSG와 관련된 모두가 환호한 영입이었다. 

그러나 최주환 영입 결과는 당황스럽게 흘러가고 있다. 수비는 그렇다 치더라도, 공격에서 기대했던 숫자가 전혀 안 나온다. 지난해 부상으로 116경기 출전에 그친 최주환은 타율 0.256, 18홈런, 67타점을 기록했다. 18개의 홈런을 주목할 수도 있지만 전체적인 공격 생산력은 리그 평균에 비해 11% 남짓을 상회하는 데 그쳤다.

올해는 체중을 감량하는 등 단단히 준비를 했지만 타격 성적이 바닥을 찍으며 한숨을 자아내고 있다. 2군행을 경험하는 등 조정에 안간힘을 쓰고 있으나 아직은 그 성과가 안 나온다. 최주환은 올해 56경기에서 타율 0.150, 2홈런, 19타점이라는 최악의 성적에 머물고 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숫자다. 

지난해 시프트, 올해 초반은 코로나19라는 변수가 선수를 어렵게 했다. 그러나 이 정도까지 떨어진 타격 성적을 단순히 하나의 이유에서 재단할 수는 없다. 실제 최주환의 평균 타구속도와 발사각은 2년 전은커녕 지난해에 비해서도 폭락했다. 결국 복합적인 문제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대로 포기할 자원은 아니다. 최주환은 향후 2년간 연봉 총액 13억 원, 인센티브 총액 2억 원이 남아있다. 12억 원의 계약금을 연간으로 나눠 여기에 더하면 앞으로 2년간 21억 원의 계약이 엄연히 존재한다. 반드시 살려야 한다. SSG도 장기적인 시각으로 전환했다. 지금 당장 조금 답답하더라도, 가깝게는 올해 포스트시즌, 멀게는 향후 2년을 보고 최주환을 교정하고 있다. 

신체 능력은 떨어질 나이가 됐다. 예전 좋았던 시절의 비디오를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비디오를 본다고 해서 예전의 스윙을 그대로 가져가지 못할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현재 상태에 맞춰 수정하는 게 SSG의 방향에 가깝다. 이진영 SSG 타격코치는 “폼을 수정하고 또 연습하고 있다. 경기에 나가는 횟수가 예전보다 줄어들면서 판단하기 쉽지 않은 측면은 있지만, 연습 때는 본인 느낌이 좋다고 한다. 내가 볼 때는 괜찮게 수정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코치는 “지금 당장 좋아진다고 보기 보다는, 나이도 있고 터닝포인트를 만들어줘야 한다. 나쁘게 생각하지는 않는다”면서 “나도 현역 때 느낀 것이지만 폼과 밸런스는 계속해서 조금씩 변한다. 신체적 밸런스가 어릴 때와 같고 유지하고 있다는 착각 속에 부진이 시작되는 경우도 있다. 타격 어프로치를 신체적 나이에 맞게 교정해야 한다. 적은 변화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최주환의 대한 신뢰는 여전하다. 이 코치는 “타격 재능이 있다. 곧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멘탈도 강해져야 하는데 이제는 잘 받아들이더라”면서 “나도 현역 때 타격 자부심이 있었고, 코치가 이야기하는 것에 대해 귀가 잘 안 열렸다. 최주환은 잘 받아들이고 있고 충분히 잘할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고 믿음을 드러냈다.

김원형 SSG 감독도 “타석에서의 타이밍이 조금씩 괜찮아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했다. 손지환 수비코치도 "최근 오래간만에 2루 수비에 나갔는데 몸 자체는 가벼워보였다"고 했다. 조금씩 몸이 풀리고 있는 과정이다.

최주환의 부활은 팀 전체적으로 봤을 때도 굉장히 중요하다. 후반기 들어 침체에 빠진 공격력에 도움이 됨은 물론, 최주환이 살아나면 간혹 김성현을 유격수로 쓰면서 박성한의 체력 안배까지 해줄 수 있는 효과가 생긴다. 포스트시즌을 생각해도 최주환은 반드시 필요한 선수다. 안 된다고 해서 손을 놓고 있을 수는 없다. 21억 원짜리 숙제를 반드시 풀어야 한다. 모두에게 인내가 필요한 시점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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