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롯데는 퇴출된 외국인 투수 글렌 스파크맨의 대체 선수로 댄 스트레일리(34)와 계약했다고 2일 공식 발표했다. 총 연봉은 40만 달러(약 5억2200만 원)다.
올해 시각에 따라 팀 외국인 에이스로 기대를 모으기도 했던 스파크맨은 시즌 초반부터 확실한 인상을 보여주지 못했다. 시즌 중반 다소 살아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으나 이닝이터와는 전반적으로 거리가 멀었다. 단조로운 투구 패턴, 제구 문제도 꾸준히 불거졌다. 이 때문에 5월부터 퇴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롯데는 교체의 골든타임을 놓쳤고, 결국 두 달을 더 허비한 끝에 뒤늦게 백기를 들었다.
스트레일리는 스파크맨에 비하면 안정적인 카드다. 이미 KBO리그에서 성공한 경력이 있다. 풍부한 메이저리그 및 미국 프로야구 경험을 자랑하는 스트레일리는 2020년 입단해 2년간 62경기에서 25승(16패)과 평균자책점 3.22를 기록한 전직 에이스다. 특히 2020년에는 15승4패 평균자책점 2.50, 그리고 205탈삼진을 기록하며 리그 정상급 투수로 인정받기도 했다. 대체 외국인 선수에게 가장 중요한 적응 기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찰리 반즈라는 좋은 외국인 투수 카드를 보유하고 있는 롯데다. 이미 한국에서 적응을 마친 스트레일리가 올해 잔여 시즌에 무난한 활약을 펼친다면 내년 외국인 투수 라인업 구상에서의 고민도 지울 수 있다. 다만 문제는 올해 팀 사정이다. “교체가 너무 늦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실제 롯데는 8일까지 이미 100경기를 치렀다. 남은 경기는 44경기에 불과하다. 5위 KIA와 경기차는 7.5경기로 벌어졌다. 남은 경기에서 승률 7할이 넘는 맹렬한 스퍼트를 한다고 가정해도, 5~7위 팀들의 성적에 따라 포스트시즌 진출이 좌절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잔여경기 일정을 봐야겠지만 스트레일리도 산술적으로 8~10경기 정도를 등판할 것으로 보인다. 9경기라고 가정했을 때 롯데는 경기당 약 5800만 원을 지급하는 셈이다. 만만치 않은 금액만 봐도 롯데가 마지막 승부수를 던졌다고 볼 수 있다.
8~10경기에 등판한다는 건 스트레일리 혼자의 힘으로 뭔가를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시너지 효과라는 게 있다. 스트레일리가 연승을 잇고, 연패를 끊고, 또 중요한 맞대결을 잡아주고, 경쟁 팀의 에이스를 떨어뜨린다면 1승 이상의 가치가 있다. 롯데는 지금 1승, 1승을 잡아가며 궁극적으로는 거대한 파도를 만들어 가야 하는 팀이다. 스트레일리가 그 기적의 시발점이 될지 주목되는 가운데, 10일 고척 키움전에서의 투구 내용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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