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베어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 두산 베어스
▲ 두산 베어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 두산 베어스

[스포티비뉴스=김민경 기자] "올해 끝나고 내년에 1위 기록을 깨도록 최선을 다해 보겠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4)는 이미 두산 베어스 역대 최고 외국인 타자다. 올해로 두산에서 4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는데, 개인 통산 523경기에서 686안타를 쳐 구단 역대 최다 외국인 안타왕 타이론 우즈의 5시즌 614경기 655안타 기록을 일찍이 뛰어넘었다. 

두산은 에이스급 외국인 투수 수집은 잘하는 편이었지만, 좋은 인연이 된 외국인 타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페르난데스와 우즈를 제외하면 장기간 계약을 한 선수도 없다. 닉 에반스가 2016~2017년 2시즌 동안 256경기에서 275안타를 쳐 구단 역대 3위고, 4위는 에드가 캐세레스(1998~1999년, 175경기, 144안타), 5위는 호르헤 칸투(2014, 111경기, 116안타)다. 1~2위들의 기록과 차이가 꽤 난다. 

페르난데스는 KBO리그 역대 2번째로 안타를 가장 많이 생산한 타자다. 그는 지난 5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521경기 만에 684안타를 달성했다. 역대 2위였던 틸슨 브리또(6시즌, 635경기, 683안타)를 3위로 밀어낸 순간이었다. 역대 4위는 우즈고, 5위는 kt 위즈 역대 최고의 외국인 타자 멜 로하스 주니어(4시즌, 511경기, 633안타)다. 

페르난데스는 "기록(외국인 타자 안타 역대 2위)을 깨닫고 당연히 기분이 좋았다. 앞으로 더 좋은 기록을 쓰기 위해 더 노력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쳤던 686개 안타 모두 중요했던 것 같다. 그중에서도 주자가 있을 때 안타를 쳐서 타점을 올리거나 결승타가 된 안타가 제일 중요하고 기억에 남는 것 같다"고 했다.      

이제 역대 1위에 도전한다. 7시즌(1999~2002, 2004~2006년) 동안 한화 이글스에서 뛴 외국인 타자 제이 데이비스는 통산 836경기에서 979안타를 쳤다. 데이비스는 지금도 역대 최고 외국인 타자를 추억할 때면 가장 먼저 이름이 불린다. 15년 넘게 흐른 지금도 데이비스를 뛰어넘을 통산 기록을 남길 선수가 없다는 뜻이다. 

▲ 안타를 칠 때마다 다양한 세리머니를 펼치는 두산 베어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 두산 베어스
▲ 안타를 칠 때마다 다양한 세리머니를 펼치는 두산 베어스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 ⓒ 두산 베어스

페르난데스가 데이비스를 넘어서려면 앞으로 293안타를 더 쳐야 한다. 페르난데스는 "지금 몸 상태라면 1위도 충분히 도전할 수 있다. 올 시즌 끝나고 내년에는 기록을 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보겠다"고 답하며 미소를 지었다. 

2019년 처음 한국에 온 페르난데스는 첫해부터 빼어난 안타 생산 능력을 자랑했다. 2019년 197안타, 2020년 199안타로 2연 연속 최다 안타왕을 차지했다. 지난해는 170안타로 페이스가 조금 떨어졌지만, 올해도 120안타로 리그 공동 4위에 오르며 여전히 최정상급 안타 생산력을 뽐내고 있다. 

페르난데스는 한국에서 야구 인생을 성공적으로 볼 수 있지 않은지 묻자 "그렇게 평가해준다면 기분 좋다. 하지만 지금보다 더 잘해야겠다는 책임감도 느낀다. 팀 순위가 예년과 비교해 떨어져 있는데, 가을야구를 하기 위해서는 나도 잘해야 하고 모든 선수들이 분발해서 잘해야 하는 시기"라며 팀을 먼저 생각했다. 

페르난데스는 안타를 칠 때마다 빼놓지 않고 세리머니를 한다. 지난해까지는 흔히 말하는 '넥 슬라이스'와 비슷한 동작 하나를 고수했는데, 올해는 헐크처럼 양팔에 힘을 주는 등 여러 세리머니 동작을 섞어서 하고 있다. 어느 동작이든 페르난데스가 호쾌한 세리머니를 자주 하면 두산의 공격이 잘 풀린다는 뜻이다. 

페르난데스는 "어떻게 보면 타격도 수정 과정이 있듯이 세리머니도 수정 과정이 필요하다. 예전 세리머니도 쓰면서 한 동작씩 추가해 보고 있다. 세리머니면 뭐든 다 좋다"고 답하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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