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농구 선수를 반추하는 '입구'는 다양하다.
등 번호, 농구화, 시그니처 무브는 강렬하다. 도시, 별명, 숫자는 선명하다. 콤비 혹은 트리오 성원으로서 기억도 눅진하다.
23과 마이클 조던은 연관어다. 샥스와 빈스 카터도 마찬가지. 스카이 훅슛과 뱅크 샷, 크로스오버 드리블과 유로 스텝 하면 딱 떠오르는 별이 있다.
시애틀과 게리 페이튼은 어떤가. 뉴욕은 여전히 패트릭 유잉의 도시 같다. 하킴 올라주원의 토론토, 스카티 피펜의 포틀랜드 시절을 언급하는 목소리는 (거의) 없다. 휴스턴 시카고 색이 짙다.
해군제독, 휴먼 하이라이트 필름, 글라이드, 백인의 우상에는 반사적인 답이 나온다. 100 하면 떠오르는 윌트 체임벌린, 81을 제시할 때 샘솟는 코비 브라이언트도 있다.
73과 402 역시 상징적인 숫자다. 한 사람이 맴돈다. 말론 앤드 스톡턴, 런 티엠씨(RUN TMC), 팹 파이브(Fab 5)를 팬들은 여전히 기억한다.
세리머니도 그렇다. 농구를 기억하는 길목이다. 최근 스테픈 커리(34, 골든스테이트) 세리머니 반응이 뜨겁다. 일명 '잘 자(Night Night)' 셀러브레이션이다. 종목을 뛰어넘어 큰 인기를 누린다.
네이마르(30, 파리 생제르맹)는 지난 14일(한국 시간) 몽펠리에와 리그앙 2라운드에서 멀티골을 뽑았다. 팀 5-2 완승에 일조했다.
세리머니가 눈길을 모았다. 2-1으로 앞선 후반 6분. 네이마르는 절묘한 다이빙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전력 차, 경기 흐름을 고려할 때 사실상 쐐기포였다.
커리와 수년째 우정을 쌓은 축구계 슈퍼스타는 가지런히 모은 양손을 오른 뺨에 괴어 자는 시늉을 했다. 커리 트레이드마크인 잘 자 세리머니를 깜짝 선보였다.
커리는 전세를 뒤집는 외곽슛이나 쐐기포를 꽂으면 이 세리머니를 한다. '우리가 이겼으니 나는 자러 간다'는 의미다. 지난 시즌 파이널 MVP에 오를 때도 트로피를 안고 이 세리머니를 했다.
네이마르뿐 아니다. 우스만 뎀벨레(25, 바르셀로나)가 그보다 앞섰다. 지난달 26일 유벤투스와 친선전에서 선제골, 역전골을 뽑았는데 골문 가를 때마다 커리를 흉내냈다.
커리 역시 트위터에 뎀벨레 사진을 공유했다. "엄청난 움직임"이라며 파안대소했다. 미국을 넘어 유럽에까지 반향을 일으킨 분위기다.
미국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커리는 이 현상을 즐긴다. 반복되는 세리머니 흉내를 만끽하고 있다"면서 "결코 계획한 건 아니다. 다만 일이 그렇게 돼 가고 있다. 잘 자 세리머니가 빠르게 트렌드로 부상하는 흐름"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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