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세혁 양석환 ⓒ곽혜미 기자
▲ 박세혁 양석환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우리도 끝내기로 이겨보자."

두산 베어스 주장 김재환(34)이 동료들을 깨웠다. 두산은 1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에서 2-1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올 시즌 113경기 만에 나온 팀의 시즌 첫 끝내기 승리였다. 두산은 시즌 성적 48승63패2무를 기록해 8위를 지켰다.

두산 타선은 이날 롯데 선발투수 나균안에게 꽁꽁 묶여 있었다. 나균안은 7이닝 100구 2피안타 1사사구 11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나균안은 개인 한 경기 최다 투구 수와 탈삼진 신기록을 세웠고, 개인 통산 두산 상대 4경기 평균자책점을 1.27까지 낮췄다. 

0-1로 뒤진 9회말 1사 후 정수빈이 좌익수 오른쪽 안타로 출루하며 물꼬를 텄다. 정수빈은 대주자 조수행과 교체됐다. 페르난데스가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끝내기의 기적이 희미해지는 듯했지만, 김재환이 우전 안타로 2사 1, 3루를 만들며 롯데 마무리투수 김원중을 압박했다. 김재환은 대주자 박계범과 교체됐다. 

2사 1, 3루 타석에 양석환이 섰다. 롯데는 양석환을 거르지 않고 승부를 선택했다. 1루주자 박계범이 2루를 훔친 뒤에도 롯데는 양석환과 승부를 이어 갔다. 양석환은 볼카운트 0-1에서 김원중의 직구가 몰리는 것을 놓치지 않고 받아쳐 좌중간으로 강한 타구를 날렸다. 2-1 끝내기 승리를 안긴 귀중한 적시타였다. 

양석환은 "(김)재환이 형이 안타를 치고 나서 끝내기 승리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조금 들었다. 재환이 형이 타석에 들어가기 전에 '너까지 무조건 연결해줄게, 우리 끝내기로 한번 이겨보자'고 했다. 약간 장난식으로 끝내기를 해보자고 하고 형이 타석에 들어갔는데, 기회를 만들어줬다. 이번에는 진짜 한번 잘 쳐보자고 간절하게 했는데, 그 간절한 마음이 통한 것 같다"고 되돌아봤다. 

박계범이 2루를 훔친 뒤로 양석환은 자신과 승부를 피하지 않을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롯데의 판단은 그렇지 않았다. 양석환은 "긴가민가 했는데, 거르지는 않을 것 같더라. 무조건 승부다. 좋은 찬스라고 생각했다. 내 페이스가 좋았으면 거르는 게 맞는 것 같은데, 페이스가 좋지 않아 승부를 할 것 같았다. 사실 더 잃을 게 없기 때문에 밑져야 본전이란 생각으로 적극적으로 치려고 한 게 좋은 결과로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나균안과 승부에서는 답답했던 게 사실이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에 무게를 뒀다. 양석환은 "원래 나균안의 공을 우리가 못 쳤더라. 오늘(1일)도 워낙 좋은 공을 던져서 힘들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마무리투수를 무너뜨려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 첫 끝내기 승리인 만큼 이 승리를 계기로 팀 분위기가 좋아졌으면 한다"고 했다. 

중심타자로서 책임감도 이야기했다. 양석환은 올 시즌 76경기에서 타율 0.250(288타수 72안타), 13홈런, 35타점으로 부진했다. 2차례 옆구리 부상으로 이탈한 여파가 컸다. 

양석환은 "중심 타선에서 나나 페르난데스, 재환이 형이 잘 쳐줘야 밑에 어린 선수들도 그 영향을 받아서 간다. 팀 타선이 시즌을 하다 보면 커리어하이를 하는 선수들이 한두 명은 최소 나오기 마련이다. 지금은 거의 한 명도 없기 때문에 좋은 영향보다는 안 좋은 영향을 서로 받는 것 같다. 중심 타자로서 책임감을 느끼는 것 같다"며 남은 시즌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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