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야시엘 푸이그 ⓒ곽혜미 기자
▲ 야시엘 푸이그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고척, 신원철 기자] 야시엘 푸이그의 키움 히어로즈 입단 소식이 전해지자마자 많은 이들이 '야생마'를 길들일 수 있을지 궁금해했다. 심리상담사 자격증을 보유한 홍원기 감독은 "당근과 채찍으로", "잘 가르치면 된다"며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푸이그 걱정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전반기 70경기에서 0.245에 그쳤던 타율도 걱정거리였지만, 경기장 안에서도 가끔씩 집중력을 잃는 순간이 나온다는 점이 더 문제였다. 홍원기 감독은 수차례 강한 어조로 푸이그를 질책했다. 

홍원기 감독은 푸이그가 8월 이후 타율 0.338(7위) OPS 1.021(3위)로 확실히 달라진 경기력을 보이고 있어도 섣불리 칭찬하지 않으려 한다. 그래도 푸이그는 남은 경기가 줄어들수록 성숙해지고 있다. 적어도 그라운드 안에서는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21일 고척 삼성전에서는 점수를 내기 위해 몸을 날렸다. 태그를 피하느라 손목이 꺾이는데도 홈플레이트를 포기하지 않았다. 

푸이그는 1회 3루수 실책으로 출루한 뒤 김태진의 안타에 2루로 진루했다. 그리고 다음 타자 이주형의 우전 적시타 때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득점까지 올렸다. 이때 우익수 구자욱의 정확한 홈 송구를 몸을 비틀어가며 가까스로 피했다. 이 과정에서 손목이 몸에 눌리면서 꺾였다. 트레이너가 달려나와 상태를 확인했다. 

한 타석 만에 교체될 뻔했던 푸이그는 그대로 경기에 남았다. 바로 다음 타석에서는 20번째 홈런을 터트렸다. 삼성 선발 백정현의 커터를 제대로 잡아당겨 비거리 125m 대형 홈런으로 연결했다. 이 홈런을 시작으로 키움이 폭발했다. "푸이그가 조금 더 살아나면 하위 타순에도 좋은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홍원기 감독의 기대대로 키움은 김태진과 송성문, 김재현의 2루타가 터지면서 5-0까지 달아났다. 

푸이그는 히어로즈 역사상 6번째로 20홈런을 기록한 외국인 타자가 됐다. 앞서 2009년 덕 클락(24개)과 클리프 브룸바(27개), 2011년 코리 알드리지(20개), 2015년 브래드 스나이더(26개), 2019년 제리 샌즈(28개)가 20홈런을 기록했다.

푸이그의 활약에 힘입어 키움은 5-4로 삼성을 꺾었다. 삼성은 3연승을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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