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수들을 안아주는 김은중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감독. 에콰도르에 3-2로 이기고 8강에 올랐다.
▲ 선수들을 안아주는 김은중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감독. 에콰도르에 3-2로 이기고 8강에 올랐다.
▲ 선수들을 안아주는 김은중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감독. 에콰도르에 3-2로 이기고 8강에 올랐다.
▲ 선수들을 안아주는 김은중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감독. 에콰도르에 3-2로 이기고 8강에 올랐다.
▲ 선수들을 안아주는 김은중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감독. 에콰도르에 3-2로 이기고 8강에 올랐다.
▲ 선수들을 안아주는 김은중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감독. 에콰도르에 3-2로 이기고 8강에 올랐다.

 

[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청소년기에는) 연습 경기 한 번을 치러도 그 자체가 큰 경험입니다 ."

아르헨티나에서 2023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치러 8강까지 진출해 있는 김은중 감독의 U-20 대표팀은 흔히 '골짜기 세대'로 불린다. 

2019년 폴란드 대회에서 골든볼을 받은 이강인(마요르카)을 앞세운 대표팀이 준우승을 차지했던 기억을 안고 윗세대로 성장 중이었던 반면 U-20 대표팀 세대는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2021 U-17 월드컵이 취소, 국제 경기 경험을 제대로 쌓지 못했다. 

그나마 지난해 4월부터 국제대회가 재개되면서 이들은 U-20 대표팀으로 방향을 틀었지만, 제한된 경험은 아쉬움으로 남았다. 다양한 대륙의 국가와 싸워서 경쟁력을 확인해야 하는 작업을 거치지 못해 아시아 예선이나 제대로 통과하겠는가에 대한 물음표가 컸다. 

U-20 연령대 최강으로 불리는 우즈베키스탄을 제대로 누르지 못하고 겨우 이겼다는 아쉬움은 의구심 증폭의 촉매제였다. 지난해 11월 우즈벡 원정 2연전 1승1무, 올해 3월 U-20 아시안컵 4강 0-0 무승부 후 승부차기 패배로 결승 진출 실패라는, 결과물만 해석하면 그랬다. 

▲ 이영준(사진 위), 배준호(가운데), 최석현(맨 아래) 등이 에콰도르전에서 골맛을 봤다. ⓒ연합뉴스
▲ 이영준(사진 위), 배준호(가운데), 최석현(맨 아래) 등이 에콰도르전에서 골맛을 봤다. ⓒ연합뉴스
▲ 이영준(사진 위), 배준호(가운데), 최석현(맨 아래) 등이 에콰도르전에서 골맛을 봤다. ⓒ연합뉴스
▲ 이영준(사진 위), 배준호(가운데), 최석현(맨 아래) 등이 에콰도르전에서 골맛을 봤다. ⓒ연합뉴스
▲ 이영준(사진 위), 배준호(가운데), 최석현(맨 아래) 등이 에콰도르전에서 골맛을 봤다. ⓒ연합뉴스
▲ 이영준(사진 위), 배준호(가운데), 최석현(맨 아래) 등이 에콰도르전에서 골맛을 봤다. ⓒ연합뉴스
▲ 김은중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
▲ 김은중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
▲ 김은중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
▲ 김은중 20세 이하(U-20) 대표팀 감독

 

대다수가 소속팀에서 22세 이하(U-22) 의무 출전 카드로 활용, 짧으면 전반 15분이거나 길어야 전반 30분까지 뛰고 벤치로 복귀한다. 경기 체력에 대한 고민이 생기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 경기를 관전했던 김 감독 역시 같은 고민이 있었다. 

그럴수록 김은중 감독은 선수들을 믿었다. 특별한 재능이 있거나 대중적 인지도가 없는 선수들에 대한 아쉬움을 전혀 갖지 않았다. 오히려 김 감독은 "너희들의 재능을 마음껏 보여봐라"라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고 한다. 

대표팀 한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선수들이 코로나19로 국제 경기 경험이 적어 위축된 면이 있었다. 김 감독은 대회 시작 전부터 선수들에게 상대 이름값에 눌리지 말고 하고 싶은, 보여 주고 싶은 실력을 경기 시나리오대로 풀어 가자고 했다. 이를 선수들이 잘 이행하지 않았나 싶다"라고 말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브렌트포드의 이적 제안서를 받은 것으로 알려진 중앙 수비수 김지수(성남FC)가 대표적이다. 김지수는 성남 유스인 15세 이하(U-15) 클럽과 풍생고 출신이다. 성남은 2022년 동계 전지훈련에 김지수를 비롯해 풍생고 선수 7명을 동행시켰다. 성인팀과 함께 훈련하며 동기 부여와 더불어 성장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함이었다. 

이 과정에서 김지수의 가능성을 확인한 김남일 전 감독이 준프로 계약을 구단에 권했다고 한다. 수비 전체를 조율하는 모습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한다. 5월 수원 삼성전에 데뷔하더니 이후 계속 주전으로 활약했고 선배들의 사랑을 독차지했다고 한다. 같은 방식으로 올해 역시 K리그2(2부리그)로 강등된 상황에서도 3명의 풍생고 유망주가 전지훈련을 함께 치렀다고 한다. 

성남이 김지수를 육성한 방식은 U-22 의무 출전과는 관계가 없는 순전한 실력과 잠재력에 바탕을 둔 것이다. 올해 이기형 감독으로 바뀌고 전술적 문제 등으로 출전 기회가 줄었던 것을 김 감독도 인지하면서 대표팀에 선발, 수비 리더 역할을 맡겼다. 

잘할수록 김 감독의 수면 시간도 줄어든다. 23세 이하(U-23) 대표팀 코치로 2020 도쿄 올림픽을 경험했던 것이 그에게도 큰 자산이다. 상대의 공격을 전방 압박부터 차단해 위험 요소를 사전에 줄이는 대신 빠른 공격 전개와 선수들의 빠른 판단에 의한 결정력 향상이 조별리그부터 8강까지 모두 맞아떨어졌다. 

김판곤 당시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장(현 말레이시아 축구대표팀 감독)이 김 감독을 선발하면서 장시간의 면접을 통해 현대 축구의 흐름 파악과 확실한 철학, 선수 기용이나 소통 능력에 후한 점수를 준 것이 숙성, 빛을 본 셈이다. 

선수들의 잠재력을 믿은 김 감독이다. "자신감을 갖자", "자신과 동료를 믿어라"라는 말을 아시안컵은 물론 월드컵까지도 일관되게 외치고 있다고 한다. 외부에서 어떻게 보든, 내부 결속만 잘 다지면 문제없다는 뜻이다. 소속팀에서 적은 시간 뛰어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하는 것을 월드컵에서 다 토해내라는 말에 제자들이 제대로 부응하고 있는 셈이다. 
  
나이지리아와의 8강전까지 회복을 잘해서 또 놀라움을 만들기에 도전하겠다는 김 감독이다. "일반 축구팬이 아닌 국민들이 아는 선수가 없다"라는 물음에 "대회 시작하면 저절로 알게 되는 선수들이 생길 것이다. 기대해 달라"는 답에 부응하고 있는 김 감독이다. 경기를 경험할수록 선수들은 신나고 김 감독도 새로운 경험이라는 큰 자산을 얻고 있다. 

4강에 가면 두 경기를 더 치르는 경험을 얻지만, 8강에서 끝나면 김 감독 계약도 자동 종료 된다. "뛸 기회가 생기는 것 자체가 경험"이라는 한국 축구 전설 차범근 전 축구대표팀 감독의 말에 김은중호는 어디까지 부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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