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V NEWS=조영준 기자] 종합격투기(MMA) 무대에서 여성 격투기 선수들은 늘 변방에 있었다. 남자 선수들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얇은 선수층. 화끈함이 떨어지는 경기력. 스타의 부재 등 여성 격투기는 여러모로 옥타곤의 '중심'이 아닌 '사이드'에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개념을 바꿔놓은 이가 있다. 론다 로우지(28, 미국)는 현역 남녀선수들을 통틀어 동급체급을 지배하는 가장 압도적인 챔피언이다. 케인 벨라스케즈(33, 미국)도 존 존스(28, 미국)도 앤더슨 실바(40, 브라질)도 로우지만큼 일방적으로 도전자들을 제압하지 못했다.

아직 여자 선수층은 남자들과 비교해 두텁지 못하다. 매번 새로운 강자들이 출연하는 남성부와는 달리 여성부는 기량이 뛰어난 몇몇 선수들이 이끌고 있다. 이럼에도 로우지는 여성격투기의 역사를 하나 둘씩 바꾸고 있다. 특히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각) '최강의 도전자'로 평가받은 캣 진가노(32, 미국)를 경기 시작 14초 만에 제압하며 자신이 '무적'임을 증명시켰다.

현재 로우지는 에밀리아넨코 효도르(러시아)와 앤더슨 실바 그리고 벨라스케즈처럼 '전설의 길'을 걷고 있다. 압도적인 강자들은 MMA 무대를 장기간 장악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무너지는 모래성 같이 몰락의 길을 걸었다.

로우지의 전성기는 얼마나 이어질까. 진가노와의 5차 방어전을 마친 현재 여러 갈래의 길이 안개 속에서 희미하게 보이고 있다.

홀리 홈과 베테 코레이아 그리고 사이보그 로우지의 차기 상대로 거론

야후 스포츠는 지난 3일 로우지의 다음 상대로 동급 10위인 홀리 홈(33, 미국)과 7위 베테 코레이아(31, 브라질)를 언급했다. 홈은 로우지의 5차 방어전이 메인이벤트로 펼쳐진 'UFC 184' 코메인 매치의 승자다. 홈은 이 경기서 라켈 페닝턴(26, 미국)을 고전 끝에 2-1 판정승으로 제압했다.

MMA 8전 전승을 기록하고 있는 홈은 과거 프로복싱 무대를 석권한 '철권'이다. 로우지의 대항마 중 한 명으로 손꼽히고 있는 그는 WBF, WBAN, WBC, NABF, GBU, WIBA, IFBA, IBA 등 복싱 단체에서 챔피언을 역임했다. 통산 전적은 38전 33승 2패 3무승부. 하지만 홈은 페닝턴과의 경기서 인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타격은 뛰어나지만 로우지의 그래플링에 말려들 경우 패배의 '검은별'을 달 가능성이 있다.

스트라이커인 코레이아는 타격은 물론 주짓수 실력도 뛰어나다. 또한 로우지와 싸우기 전의 진가노처럼 9연승 행진을 달리고 있다. 문제점은 상위랭커들과 싸운 경험이 없다는 점. 코레이아 역시 로우지의 강력한 도전자가 되기엔 '2%' 부족해 보인다.

많은 이들이 기대하고 있는 매치는 로우지와 크리스티안 '사이보그' 저스티노(30, 브라질)의 '드림 매치'다. 하지만 당장 이들이 붙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UFC의 데이나 화이트 대표와 로우지 측은 "사이보그가 론다와 싸우길 원한다면 반드시 체중을 135파운드(밴텀급 한계체중)에 맞춰라"는 조건을 달았다. 화이트 대표는 로우지의 5차 방어전이 끝난 뒤 이러한 방침은 변경이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사이보그는 지난 3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인빅타FC'를 마치고 난 뒤 자신의 체중이 175(79.38kg)파운드라는 사진을 게재했다. 로우지와 화이트가 원한 135파운드를 맞추려면 약 40파운드(18.14kg)를 감량해야 한다. 오랫동안 페더급에서 활동해온 사이보그의 감량은 쉽지 않다.

또한 사이보그가 거의 20kg에 가까운 체중을 뺐을 때 예전에 보여준 가공할만한 힘과 펀치력이 나올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현재 로우지와 사이보그의 대결의 칼집은 화이트와 로우지가 잡고 있다. 이들의 복잡한 이해관계를 봤을 때 빠른 시일 안에 이들의 경기가 열리는 것은 쉽지 않다.

사이보그는 현재 UFC가 아닌 인빅타FC 페더급 챔피언이다. 사이보그가 없는 UFC에서 로우지를 제압할 이는 쉽게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20대인 로우지는 힘은 물론 뛰어난 경기 운영과 남다른 유도 실력으로 '절대 군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러나 영원한 승자는 없다. 효도르와 실바는 흐르는 세월을 이기지 못했다. 벨라스케즈도 얼마나 자신의 전성기를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로우지도 누군가에 의해 패배를 당할 가능성은 충분히 존재한다. 문제는 로우지 자신에 달려있다. 현재처럼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 닦을 경우 로우지의 전성기는 롱런할 가능성이 크다.


[사진 = 론다 로우지 홀리 홈 라켈 페닝턴ⓒ Gettyimages, 크리스 사이보그 트위터, 영상 편집 ⓒ SPOTV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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