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모두가 놀란 ‘마구’에 LG까지 초긴장하나… “그냥 다른 레벨” 가을이 페디 시리즈될까

작성일: 2023.11.01 06:10 김태우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명불허전의 투구를 선보인 에릭 페디 ⓒ곽혜미 기자
▲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명불허전의 투구를 선보인 에릭 페디 ⓒ곽혜미 기자
▲ 페디는 팔꿈치 타박상 여파가 크지 않다는 것을 증명했다 ⓒ곽혜미 기자
▲ 페디는 팔꿈치 타박상 여파가 크지 않다는 것을 증명했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수원, 김태우 기자] 팔꿈치 타박상에 대한 우려가 날아가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역사적인 대업을 쓴 에릭 페디(30‧NC)의 클래스는 건재했다. 왜 페디가 이번 가을 들어 가장 주목받는 선수인지를 여실히 실감할 수 있는 한판이었다.

페디는 10월 30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KBO리그 포스트시즌’ kt와 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 등판해 명불허전의 투구를 선보였다. 6이닝 동안 98개의 공을 던지며 3개의 안타와 1개의 볼넷을 허용하는 동안 무려 12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팀의 넉넉한 초반 리드와 9-5 승리를 이끌었다. NC는 페디의 역투 덕에 가장 중요한 1차전을 잡아내며 또 한번의 업셋 기틀을 놨다.

2차전이 열린 31일 수원에서도 페디는 화두 중의 화두였다. 적장인 이강철 kt 감독조차 페디의 공이 너무 좋았다면서 “페디에게 1패를 당했다고 생각한다”고 깨끗하게 인정할 정도였다. 누가 봐도 페디의 클래스와 기백에 kt 타자들이 눌리고 있었다. kt는 페디를 공략할 만한 방법을 찾아내지 못하고 끌려갔고 결국 이것이 직접적인 패인이 됐다. 1점은 3회 문상철의 솔로포 하나에서 나왔다.

올해 NC 유니폼을 입은 페디는 왜 자신이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 선발 로테이션을 돌았던 선수인지를 증명했다. 30경기에서 20승을 거뒀고, 2.00의 평균자책점과 209탈삼진을 기록했다. 다승‧평균자책점‧탈삼진에서 모두 1위에 오르며 역사적인 ‘트리플 크라운’까지 내달렸다. 0.95의 이닝당출루허용수(WHIP)는 선발 투수의 그것이라 보기에는 믿기 어려울 정도였다.

하지만 1차전 등판은 우려도 많았고, 그래서 관심도 더 컸던 등판이었다. 페디는 정규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10월 16일 광주 KIA전에서 6회 2사 후 고종욱의 직선타에 오른쪽 팔꿈치 부위를 맞는 아찔한 상황을 겪었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으나 팔꿈치 상태가 100%가 아니라 준플레이오프에는 등판하지 못했다. 이날은 팔꿈치에 타구를 맞은 이후 첫 등판이었다. “여파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 것은 당연했다.

그러나 평소보다 더 집중한 페디는 모든 의구심을 지웠다. 시속 155㎞에 이른 패스트볼의 힘은 압권이었다. 여기에 슬라이더와 자신의 전매특허인 스위퍼를 섞으며 kt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했다. kt 우타자들의 바깥쪽을 찌르는 정교한 제구, 여기에 힘 있게 떨어지는 변화구의 조합은 알고도 못 칠 만한 위력이 있었다. 

▲ 페디는 한 경기를 책임질 수 있는 슈퍼 에이스다 ⓒ곽혜미 기자
▲ 페디는 한 경기를 책임질 수 있는 슈퍼 에이스다 ⓒ곽혜미 기자
▲ NC가 조기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면 페디는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곽혜미 기자
▲ NC가 조기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면 페디는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다 ⓒ곽혜미 기자

특히 스위퍼가 춤을 췄다. 일반 슬라이더보다 횡적인 움직임이 더 큰 스위퍼는 이날 페디가 kt 타자들을 완벽하게 봉쇄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KBO 공식 집계에서는 스위퍼가 잡히지 않지만, KBO 9개 구단에 트래킹 데이터를 제공하는 ‘트랙맨’은 이날 페디의 전체 투구 수 중 절반 정도가 스위퍼성 움직임을 가졌다고 분석했다. 시즌 평균보다 훨씬 높은 비율이었다.

이 스위퍼는 적어도 이날은 마구였다. 스위퍼만 놓고 보면 전체 스윙의 무려 62.5%가 헛스윙이었다. 손도 못 댔다는 의미였다. 페디가 이 경기에 얼마나 전력을 다하고, 또 집중했는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경기를 지켜본 김성배 ‘스포타임 베이스볼’ 크루 및 야구 아카데미 LBS 대표는 “그냥 다른 레벨이다. KBO리그 외국인 투수 역사상 최고의 선수”라며 감탄을 금치 못했다. 

정규시즌 1위 자격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LG도 이날 전력 분석 관계자들을 수원에 보내 페디를 비롯한 양팀 선수들의 컨디션을 화면과 눈으로 담았다. LG도 트랙맨을 활용하는 만큼 이날 페디의 위력적인 구위와 수치를 확인했을 것이다. 팔꿈치 타박상 여파가 아주 크지 않다는 것을 눈으로 봤다. 게다가 이 20승 투수가, 가을 심장도 강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긴장이 될 법한 투구였다.

단기전은 에이스 싸움이 중요한 경우가 많다. 에이스가 최대한 많이 등판하도록 일정을 짜는 게 기본이다. 그래서 2차전이 의미가 있었다. 사실 선발 매치업은 kt 쪽이 조금 더 유리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kt는 좌완 에이스 웨스 벤자민이 나선 반면, NC는 아직은 경험이 많지 않은 신민혁이 출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SSG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빅게임 피처’의 가능성을 보여준 신민혁이 6⅔이닝 무실점으로 벤자민 요격에 완전히 성공한 덕에 3-2로 이겼다.

이제 NC는 한 판만 더 이기면 LG가 기다리는 한국시리즈에 진출한다. kt의 저력을 무시할 수 없지만 일단 산술적으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선 건 분명하다. 준플레이오프가 그랬듯이, 만약 3차전에서 이기면 또 나흘을 푹 쉬고 한국시리즈에 갈 수 있다. 혹은 페디를 아끼고 4차전에서만 이겨도 페디는 무려 일주일을 쉬고 한국시리즈에서도 가장 중요할 1차전에 나갈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한국시리즈에서 최소 두 번의 등판이 가능해진다.

에이스들을 1차전과 4차전에 쓰는 경우는 KBO리그 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에서도 흔한 일이다. 못해도 1차전과 5차전은 정상 출격이 가능하다. 페디가 이 모습 그대로 두 판에 나선다면 이것만큼 시리즈에 변수가 되는 것이 없다. 반대로 LG로서는 NC가 페디를 한 번 더 소모하고 올라오는 게 유리하다. 3차전에서 kt의 반격이 이뤄질지, 그렇다면 NC 코칭스태프가 4차전에서 페디를 언제 어떻게 활용할지도 관심사다.

▲ 페디 강인권 감독 ⓒ곽혜미 기자
▲ 페디 강인권 감독 ⓒ곽혜미 기자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