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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안 해 주변 반응 신경 안 써…도발 안 피할 것" 코리안 무리뉴, 더 독해졌다

작성일: 2023.12.05 07:10 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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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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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건일 기자] 이정효 광주FC 감독은 지난해 K리그2 개막 미디어데이에서 "더러운 축구"라는 표현을 썼다. 이후 인터뷰에서 "요즘 표현 대로 '개무시'를 당하는 느낌이라 기분이 상당히 안 좋았다. 나는 무시를 당해도 괜찮은데 열심히 준비한 선수들 생각은 안 해줬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 감독의 거침없는 입담은 광주가 이번 시즌 K리그에 오면서 더욱 주목받게 됐다. 지난 2라운드 FC서울과 홈 경기가 하이라이트였다. 0-2로 패배한 뒤 기자회견에서 "저렇게 축구하는 팀에 졌다는 것이 분하다"고 말했다.

이 발언이 일으킨 파장은 작지 않았다. 일부 서울 선수는 SNS를 통해 이 감독의 발언을 간접적으로 '저격'했다.

팬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서울을 제외한 광주 및 다른 구단 팬들은 이 감독을 비판하기보다 '흥미롭다'는 시선으로 바라봤다. 이 감독의 거침없는 언변은 유럽 등 해외와 비교해 수직적인 문화로 다소 폐쇄적이고 정적이었던 국내 프로축구계에 '신선한 충격'이었다. 팬들은 독설로 유명한 주제 무리뉴 감독과 이정효 감독을 비교하며 'K-무리뉴'라는 별명을 붙였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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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을 향한 관심은 미디어도 다르지 않았다. 이 감독은 이번 시즌 승격팀인 광주를 3위에 올려놓으며 홍명보(울산), 김기동(포항), 조성환(인천) 감독과 함께 감독상 후보에 올랐다. 4일 시상식에 앞서 진행된 취재진과 질의응답 시간에 이 감독을 향한 관심을 반영한 듯 많은 취재진이 이 감독이 앉아 있는 자리에 몰렸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도 이 감독의 '매운 맛'은 여전했다. 오히려 더 독해졌다. 이 감독에겐 특유의 '직설 화법'을 묻는 말이 많았고 이 감독은 이렇게 답했다.

"솔직히 이런 생각도 한다. 정말 타 팀을 존중하고 다른 팀 감독님들을 존중한다. 그런데 내가 말을 잘못하는 건지, 미디어에서 재미있게 글을 써주는 건지 모르겠지만 어떨 땐 또 그러고도 싶다. 언제까지 내려설 거냐고. 그렇게 이야기하고 싶다. 그런데 그건 나쁜 것이라고 생각 안 한다. 이제 그 팀마다 감독님들마다 추구하는 색깔이 있다. 그것을 공략 못하면 내가 능력이 없는 것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그런데 도발을 하면, 싸움을 걸어 오면 절대 물러서고 싶은 생각은 없다. 싸움하자면 싸움해야 한다."

계속해서 이 감독의 화법이 이번 시즌 주목을 받으면서도 논란이 되기도 했다는 말에 "부담은 안 된다. 어차피 SNS도 안 한다. 어차피 그렇게 신경 안 쓴다"며 "지금 올해 K리그 감독님이 6명, 7명 바뀌었다. 3년 계약을 다 보장해 주는 건 아니지 않나. 내가 이것저것 따질 때는 아니다고 생각한다. 내가 있는 팀 선수들이 중요하다. TV를 마음 졸이고 보시는 (선수들) 부모님, 저희 부모님도 있다. 그 분들이 더 걱정 되지 다른 건 별로 신경 쓰고 싶지 않다. 그래서 건들면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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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팬들은 이 감독의 화법을 지지한다는 말엔 "부메랑이 되어 저에게 돌아올 수도 있다. 알고 있다. 성적이 안 좋으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겁내고 싶지 않다. 어차피 잘 하고 있으니까 말 못 하는 거 아닌가. 못하면 그때 욕하면 된다. 그런데 내가 그것을 못 할까봐 걱정해서, 말 조심한다고 감독직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두려움이 있으면 이렇게 성적을 못 냈을 것이다. 두려움 없이 내년에도 들이 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계속해서 선수나 코치 때에도 지금과 같은 스타일이었는가 묻자 "많이 들이 댔다. 그래서 많이 싸웠다. 감독님과 한 달 동안 이야기 안 하고 2주 동안 서로 삐져 있기도 했다. 처음엔 제가 다가가서 사과도 하고 많이 했다"고 돌아봤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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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서 돋보이는 이 감독의 성향은 전술에서도 드러난다. 이 감독은 승격팀 자격으로 참석한 K리그 미디어데이에서 "공격 축구"를 선언했고 실제로 상대를 가리지 않고 이번 시즌 공격 전술을 펼쳤다,

이에 대해선 "저는 평생 이렇게 축구할 겁니다. 더 높은 곳을 가기 위해, 좋은 선수, 레벨이 높은 선수들과 (경쟁)하려면 이 축구가 맞닥도 생각한다. 어차피 그때 가서 할 거면 지금 하는 게 낫다. 그래서 끝까지 밀고 나갈 것이다. 안 되면 내 능력이 없는 것이다. 그때 가서 내가 결정하면 된다. 미리 겁먹고 싶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이 팬들에게 자칫 비호감으로 보일 수 있는 독설을 지지로 바꾼 원동력은 성적과 소신뿐만이 아니다. 이 감독이 끊임없이 공부하는 지도자라는 점도 이 감독의 인기 비결이다. 홈 원정은 물론이고 상대를 가리지 않고 라인을 높게 끌어 올려 압박하고 선수들이 유기적인 움직임으로 하프 스페이스를 공략하는 장면은 세계적인 명장인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시티나, 차세대 전술가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브라이튼 호브 알비온 로베르도 제르비 감독과 비교된다. 이 감독 역시 쉬는 날 해외 및 다른 팀 경기를 보며 전술을 공부한다고 밝힌 바 있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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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은 이번 프리 시즌에 휴식 대신 '해외 출장'을 간다. 영국에서 두 경기를 보고 오는 일정이다. "마침 내가 좋아하는 딱 두 경기를 한다"며 어떤 경기를 보러 가는지 묻자 "비밀"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직접 경기를 보면 더욱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올해 맨체스터시티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서울에서 직접 봤다. 운이 좋게 표를 얻어서 3층에서 봤다. 그 경기를 직접 보고 좋은 영감을 얻었다. (전술을) 많이 수정했다. 그래서 후반기에 성적이 좀 좋아졌던 것 같다. (다른 팀 축구는) 계속 관심 있게 보고 있다. 요즘에는 그런 생각이 든다. 쟤네들이 왜 저렇게 하는지. 그걸 알고 보니까 계속 흥미 있게 보게 된다. 이래서 이렇게 했구나, 저래서 저렇게 했구나"라고 이야기했다.

이번 시즌을 3위로 마친 광주는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 출전권을 얻었다. 한국을 넘어 일본 및 중국, 멀리 보면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 스타들이 몰려 있는 수준 높은 팀들을 상대로 이 감독이 전술을 시험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 2023 K리그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광주 미드필더 정호연은 이정효 감독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한국프로축구연맹
▲ 2023 K리그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광주 미드필더 정호연은 이정효 감독 덕분이라고 공을 돌렸다. ⓒ한국프로축구연맹

현재 광주 선수단이 아시아 무대에서도 경쟁력이 있을까 묻자 "좋은 예로, 이번에 우리가 인천에 졌다. 이(인천) 대형으로 요코하마 마리노스도 졌다. 한국의 역습 수준이 아시아급은 벗어난 것 같다. 되게 빠르다. 그런 것을 보면서 내가 요코하마 감독이었으면 어떻게 했을 건데, 우리가 0-2로 지는 것을 안 봤나. 그 경기를 분석했으면 요코하마 감독이 저렇게 경기하지 않았을 건데. 이런 부분이 나는 자신이 있는 것 같다. 수정을 할 수 있으니까. 왜 당했는지. 어떻게 하면 공략을 할 수 있는지. 그래서 우리도 한 번 나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특히 어제 김기동 감독님의 포항이 상대 팀과 경쟁하는 것을 보고 진짜 다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저희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이번 시즌 높은 수위와 다음 시즌 국제 대항전 출전은 이정효 감독과 선수들에게 기회인 동시에 과제다. 광주는 리그에서 높은 순위를 지키면서도 리그와 국내 컵 대회 그리고 국제 대항전까지 빽빽한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울산이나 전북 등과 달리 광주는 선수층이 얇기 때문에 더욱 보강점이 많다.

▲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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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은 "내년 목표는 항상 크게 잡는다. 저희 어린 선수들 뼈대를 건들지만 않으면 그 선수들이 주축이 되고 또 다른 선수들이 성장할 수 있다. 커리어보다는 좀 실력 있는 선수, 또 외국인 선수를 잘 데려와서 하다 보면 가능성은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저희들에게도 기회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수 년 안에 울산과 전북이 유지하고 있는 양강 체제를 깰 자신이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지자 "내가 여기에 얼마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이날 감독상 투표에서 미디어 표 115표 중 가장 많은 59표가 이 감독에게 향했다. 울산을 2연속 우승으로 이끌고 감독상을 수상한 홍명보 감독보다 무려 23표가 많다. 이 감독을 향한 축구계의 드러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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