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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FA 전력강화위 출신' 박태하 "비정상적인 시스템…숨지 말아야" 쓴소리

작성일: 2024.02.26 18:30 김건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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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태하 포항 감독은 2023년 1월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를 맡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
▲ 박태하 포항 감독은 2023년 1월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를 맡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
▲ 박태하 포항 감독은 2023년 1월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를 맡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
▲ 박태하 포항 감독은 2023년 1월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를 맡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스포티비뉴스=소공동, 김건일 기자] 프로축구 K리그1 개막을 앞두고 현직 K리그 감독을 신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거론되는 등 대한축구협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은 박태하 포항 감독에게 이해가 되지 않는다.

26일 서울 더 플라자 호텔에서 열린 2024 하나은행 K리그 2024 개막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박 감독은 "비정상적인 상황"이라고 작심한 듯 입을 열었다.

박 감독은 현재 돌아가는 상황에 대해 "시스템적상으로도 비정상적"이라며 "누군가 용기 있게 이야기할 부분이다. 왜 자꾸 숨는 것인가. 우리가 주인인데 왜 우리가 숨어야 하는가. 비정상적인 것은 정상으로 돌아놓아야 한다. 모든 국민이 축구에 대한 상태를 눈여겨 지켜보고 있는데 이것을 시스템에 따라 하지 않고 함부로 한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 내가 그 전력강화위원회에 있으면서도 그런 이야기를 했다. 난 항상 나쁜 소리를 하는 사람으로 낙인 찍혀 있다"고 발끈했다.

▲ 박태하 포항 감독은 2023년 1월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를 맡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
▲ 박태하 포항 감독은 2023년 1월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를 맡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
▲ 박태하 포항 감독은 2023년 1월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를 맡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
▲ 박태하 포항 감독은 2023년 1월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를 맡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

2020년 K리그 기술위원회 내 신설된 기술연구그룹(TSG) 위원장으로 부임한 박 감독은 2023년 1월 이정효 광주FC 감독 등과 함께 새 감독 선임을 위한 대한축구협회 전력강화위원회에 선임됐다. 대한축구협회가 클린스만 전 감독을 선임한 절차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인사 중 한 명이다.

박 감독은 "지금의 불공정한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돌아갈 시간은 걸리겠지만 좀 제대로 갖춰서 후배들에게 좋은 것을 물려줬으면 하는 게 바람이다. 축구인 한 사람으로서 그 자리에 있어 봤고, 몸으로 느끼고, 보고 듣고 했기 때문에 이런 건 숨지 말고 계속해서 우리가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축구협회는 아시안컵 성적 부진으로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부임 1년 만에 경질하면서 큰 비판을 받고 있다. 그러면서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하는 절차부터 잘못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클린스만 감독 후임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K리그 팬들과 갈등도 생겨났다. 대한축구협회가 클린스만 감독 후임으로 일부 현역 K리그 감독을 검토한다는 분위기가 감지되면서 불거졌다. 전·현직 K리그 감독들과 과거 대표팀을 이끈 경험이 있는 감독들이 물망에 오른 가운데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 김기동 FC서울 감독, 최용수 전 FC서울 감독, 황선홍 올림픽 대표팀 감독 등 구체적인 이름까지 거론됐다.

▲ K리그 개막 일주일을 앞두고 국가대표팀 감독 후보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 ⓒ연합뉴스
▲ K리그 개막 일주일을 앞두고 국가대표팀 감독 후보에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 ⓒ연합뉴스

국가대표 감독 선임 규정 제12조(감독 코치 등 선임) ②항은 협회는 '제1항(각급 대표팀 감독, 코치 및 트레이너 등은 '국가대표 지도자 선발기준'에 따라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또는 기술발전위원회의 추천으로 이사회가 선임한다)에 선임된 자가 구단에 속해 있을 경우 당해 구단의 장에게 이를 통보하고 소속 구단의 장은 특별한 사요가 없는 한 이에 응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구단으로선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뜻이다.

현직 K리그 감독을 국가대표 사령탑으로 임명할 경우 해당 팀은 큰 출혈이 불가피하다. K리그는 다음 달 1일 울산과 포항의 동해안 더비로 개막한다. K리그 개막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모든 팀이 개막전에 초점을 두고 있는 민감한 상황이다.

개막을 코앞에 두고 현직 K리그 감독들의 이름이 오르내리는 것에 대해 K리그 팬들은 물론이고 한국 축구팬들은 크게 분노하고 있다. 16일 정몽규 회장을 비롯한 대한축구협회 임원이 대표팀 관련 사안 임원회의를 진행했던 오전 11시 30분께,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으로 근조화환이 도착했다.'한국 축구팬 일동' 이름으로 도착한 해당 화환에는 "국내 감독 낭비 그만 K리그가 만만하냐"라는 문구가 새겨졌다.

▲ 홍명보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 홍명보 감독 ⓒ한국프로축구연맹

홍명보 울산 HD 감독은 국가대표팀 감독 부임설에 대해 "며칠 동안 굉장히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홍 감독은 "내 의지가 없이 계속 언론에 나오다 보니 굉장히 힘들었다"며 "다만 그때 말씀 드린 것처럼 전혀 아는 것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옛날 생각도 좀 나고 해서 굉장히 어려웠던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홍 감독의 이름은 다음 달 1일 열리는 포항과 개막전을 불과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도 계속해서 오르내렸다.

지난 23일 울산 현대 서포터즈 처용전사는 성명문을 내고 "다수 매체가 보도한 '대한 축구 협회의 K리그 현역 감독 대표팀 감독 선임' 결정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홍명보 감독을 포함한 모든 K리그 현역 감독을 선임하는 것에 대해 강력히 규탄하며, 그들을 지켜내기 위한 그 어떤 노력도 마다하지 않을 것을 성명한다"고 밝혔다.

▲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 서포터스 '처용전사'가 23일 오전 8시부터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앞에서 대한축구협회를 겨냥한 트럭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 서포터스 '처용전사'가 23일 오전 8시부터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앞에서 대한축구협회를 겨냥한 트럭 시위를 벌이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K리그는 더 이상 협회의 결정대로만 따라야 하는 전유물이 아니며 팬들과 선수, 구단, 감독 모두가 만들어 낸 노력의 결과물"이라며 "협회는 더 이상 K리그 감독을 방패 삼아 자신들의 잘못을 회피하는 과오를 반복하지 말고 무거운 책임감과 경각심을 가지고 본 사태를 해결하길 바란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처용전사는 리그 현역 감독의 선임 논의 자체를 무효화할 것을 요구하며, 이를 위해 어떠한 단체행동도 불사할 것임을 선언한다"고 경고했다.

처용전사는 여기에 더해 트럭시위까지 벌였다. 대한축구협회 본사로 '필요할 때만 소방수, 홍명보 감독은 공공재가 아니다'는 항의 문구를 전광판에 담은 트럭을 이날 대한축구협회 본사 앞으로 보냈다.

이에 대해 홍 감독은 "그거 자체가 힘들었다"며 "저는 옛날에 협회에서도 있어봤고 지금은 K리그에 있다. 한국 축구 중요한 포지션을 차지하는 사람들이 약간 대립하는 모습이 가슴 아팠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러한 부분에 있어서 개인적인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런데 이런 것(내 이름이)이 자꾸 나오니까 그게 좀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  ⓒ대한축구협회
▲ 정해성 전력강화위원장 ⓒ대한축구협회

대한축구협회는 지난 20일 한국 축구대표팀을 이끌 새 감독 선임을 위한 새로운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를 구성했다.

전력강화위원장 자리에는 거스 히딩크 감독을 보조하며 국제축구연맹(FIFA)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끌었던 정해성 대회위원장이 선임됐다. 여기에 더해 고정운(김포FC 감독), 박성배(숭실대 감독), 박주호(해설위원), 송명원(전 광주FC 수석코치), 윤덕여(세종스포츠토토 감독), 윤정환(강원FC 감독), 이미연(문경상무 감독), 이상기(QMIT 대표, 전 축구선수), 이영진(전 베트남 대표팀 코치), 전경준(프로축구연맹 경기위원장) 등의 새로운 인물들이 전력강화위원회에 속하게 됐다.

정해성 신임 전력강화위원장은 전술적 역량을 시작으로 육성, 명분, 경력, 소통, 리더십, 인적 시스템, 성적을 낼 능력 등 총 8가지의 선임 기준을 밝혔다.

정해성 감독이 세웠던 차기 감독 선임 기준은 8가지였다. ▲감독의 전술적 역량 ▲취약한 포지션을 해결할 육성 능력 ▲지도자로서 성과를 냈다는 명분 ▲풍부한 대회 경험을 갖춘 경력 ▲선수, 축구협회와 축구 기술·철학에 대해 논의할 소통 능력 ▲MZ 세대를 아우를 리더십 ▲최상의 코치진을 꾸리는 능력 등이다. ⓒ연합뉴스
정해성 감독이 세웠던 차기 감독 선임 기준은 8가지였다. ▲감독의 전술적 역량 ▲취약한 포지션을 해결할 육성 능력 ▲지도자로서 성과를 냈다는 명분 ▲풍부한 대회 경험을 갖춘 경력 ▲선수, 축구협회와 축구 기술·철학에 대해 논의할 소통 능력 ▲MZ 세대를 아우를 리더십 ▲최상의 코치진을 꾸리는 능력 등이다. ⓒ연합뉴스

정 위원장은 "국가대표팀 선수들에 대한 파악이나 이런 부분에 있어 만약 외국 감독이 선임되면 시기적으로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그 부분에 있어서는 접근하는 데 최대한의 본인이 파악할 시간을 제공해야 한다"며 "국내 감독으로 결정할 경우, 현직 감독은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쉬고 있는 감독이 결정돼도 그 정도의 감독은 국가대표 선수들에 대한 파악은 돼 있지 않을까 싶다"며 차기 국가대표팀 감독은 국내파에 무게를 두는 듯한 발언을 했다.

또 특정인 이름이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정 위원장은 "이번 감독을 선임할 때는 거수로 결정하거나 외부의 압력에 의해 하는 건 없다고 새 위원들에게 분명히 말씀드렸다. '가서 앉아만 있다 오면 위원은 안 하겠다"는 분도 계셨다"고 공정하게 선임 작업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전력강화위는 지난 24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비공개 2차 회의를 열었다. 이 회의에선 빠르게 정식 감독을 선임하겠다는 기존 방침을 깨고 3월 21일 서울월드컵경기장, 26일 태국 방콕의 라자망갈라 스타디움에서 예정된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3, 4차전 태국과 경기를 임시 감독에게 맡기고 시간을 들여 정식 감독을 선임하는 쪽으로 뱡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스만 감독처럼 역대 한국 국가대표팀을 지휘하다가 중도 하차했을 경우 후임을 다양한 방식으로 채워졌다. 2005년 조 본프레레 감독 후임은 39일 만에 딕 아드보가트 감독이 선임됐다. 2011년엔 조광래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물러나자 당시 전북 현대 감독이었던 최강희 감독이 2013년 6월까지 대표팀을 이끈 뒤 자진 사임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2018 러시아 월드컵을 1년 앞두고 열린 아시아 예선에서 성적 부진으로 경질되자 신태용 감독이 후임으로 선임되어 2018 러시아 월드컵 본선에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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