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성 기자] 손흥민(32, 토트넘 홋스퍼)에게 또 막중한 책임감이 주어졌다. 도미닉 솔랑케가 6주 동안 빠진 상황에 확실한 골 스코어러로 혹사될 가능성이 있다. 토트넘에 유일한 톱 클래스 중 한 명이라 피할 수 없다.

토트넘 홋스퍼의 주장 손흥민이 유럽 축구 역사에 또 하나의 금자탑을 쌓았다. 24일(한국시간) 열린 UEFA 유로파리그 호펜하임과의 경기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팀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이 경기로 손흥민은 이번 시즌 10골 고지에 올랐으며, EPL 역사상 최초로 9시즌 연속 모든 대회 두 자릿수 득점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득점 이후 선보인 ‘쉿’ 세리머니로도 화제를 모았다. 이는 최근 자신에 대한 일부 비판을 잠재우려는 메시지로 해석됐다. 손흥민은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6골, 유로파리그에서 3골, 리그컵에서 1골을 기록하며 다시 한번 세계 최고의 공격수 중 한 명임을 입증하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손흥민은 지난 2016-2017시즌 이후 매 시즌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한 유일한 EPL 선수”라며 그의 대기록을 집중 조명했다. 또한, 토트넘 소속으로 유럽 대항전에서 25골 이상을 넣은 두 번째 선수가 되었으며, 이는 해리 케인(36골)에 이어 구단 역사상 두 번째로 많은 기록이다.

손흥민의 대활약 뒤에는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강한 신뢰와 기대가 자리 잡고 있다. 그는 26일 열리는 레스터 시티와의 리그 경기를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은 단순히 뛰어난 선수를 넘어 훌륭한 사람”이라며 “그는 항상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도전을 회피하지 않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나는 손흥민에게 죽도록 뛰라고 요구한다. 공격수로서 날카로운 컨디션을 유지하는 것은 어렵지만, 손흥민은 이를 항상 해내고 있다”고 덧붙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발언은 손흥민의 책임감과 리더십을 강조한 것이지만,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손흥민 ‘혹사론’을 제기하고 있다. 팀 내 부상자가 속출하는 가운데 손흥민 혼자 과도한 부담을 안고 경기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토트넘은 현재 심각한 부상 문제에 직면해 있다. 팀의 주전 공격수 도미닉 솔랑케가 무릎 부상으로 약 6주 동안 결장이 예상되면서 공격진에 공백이 생겼다. 여기에 티모 베르너, 브레넌 존슨 같은 주요 공격수들과 이브 비수마, 파페 사르 등 미드필더진까지 부상으로 이탈해 있다.

호펜하임전에서도 토트넘의 벤치는 단 8명에 불과했으며, 이 중 두 명은 골키퍼였고 나머지는 대부분 10대 유망주들로 구성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손흥민은 사실상 토트넘의 유일한 공격 옵션으로, 과중한 부담을 짊어지게 되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현재 한계를 넘어서는 노력을 하고 있다. 부상자들이 곧 복귀할 예정이지만, 지금은 베테랑 선수들과 10대 선수들이 함께 팀을 이끌고 있다”며 팀의 어려운 상황을 설명했다.

손흥민은 프리미어리그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기고 있다. 그는 2016-2017시즌부터 시작해 9시즌 연속 모든 대회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꾸준히 최고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그가 걸어온 길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한 첫 시즌, 손흥민은 40경기에서 8골 5도움을 기록하며 프리미어리그 스타일에 적응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이후 그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했고, 2016-2017시즌에는 21골 7도움을 기록하며 팀의 핵심 선수로 자리 잡았다.

2021-2022시즌에는 24골 8도움을 기록하며 아시아 선수 최초 EPL 득점왕에 오르는 영예를 안았다. 탈장으로 고생했던 2022-2023시즌에도 그는 14골 6도움으로 두 자릿수 득점 기록을 이어갔다.

이번 시즌 그는 호펜하임전에서 멀티골을 터뜨리며 9시즌 연속 10골 고지에 도달했다. 현재 토트넘 통산 172골을 기록 중인 그는 구단 역사상 최다 득점 순위 5위에 올라 있으며, 4위 마틴 치버스(174골)와는 단 2골 차이다.

손흥민의 다음 목표는 분명하다. 프리미어리그에서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을 달성하는 것이다. 현재 그는 리그에서 6골을 기록 중이며, 남은 경기에서 4골만 더 추가하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토트넘에서 200골을 기록하는 것이 그의 목표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크다. 현재 436경기에서 172골을 기록 중인 손흥민은 꾸준한 출전을 통해 충분히 이 기록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기록과 실력뿐 아니라 주장으로서의 리더십과 인간적인 면모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는 동료들과의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팀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의 헌신은 경기장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매 경기 최선을 다해 뛰는 모습은 토트넘 팬들에게 감동을 주고 있으며, 선수들에게는 본보기가 되고 있다.

손흥민은 단순히 한 시즌의 성과로 평가받는 선수가 아니다. 10년 동안 꾸준히 자신을 증명해 온 톱 클래스 선수다. 하지만 토트넘의 부상 문제와 공격진 부족은 손흥민의 체력과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한 경기만 삐끗해도 손흥민을 향한 영국 현지 비판도 여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은 오늘도 “죽도록 뛰는” 자세로 프리미어리그 무대에서 역사를 써 내려가고 있다. 앞으로 손흥민이 어떤 새로운 기록을 추가하며 축구 팬들을 놀라게 할지 기대가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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