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SSG 퓨처스팀 감독으로 공식 선임된 박정권 감독 ⓒSSG랜더스
▲ 27일 SSG 퓨처스팀 감독으로 공식 선임된 박정권 감독 ⓒSSG랜더스
▲ 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가을사나이' 박정권 감독은 퓨처스팀 감독으로 다시 구단에 돌아온다. ⓒ한희재 기자
▲ 팬들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가을사나이' 박정권 감독은 퓨처스팀 감독으로 다시 구단에 돌아온다. ⓒ한희재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야심차게 추진한 퓨처스팀(2군) 감독 인선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좌초한 SSG가 새 감독으로 구단의 프랜차이즈 스타 출신인 박정권 전 해설위원을 선임했다. 당초 2025년부터 SSG 퓨처스팀을 이끌 예정이었던 박정태 감독이 자진사퇴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새 감독감을 찾았다. 구단 사정에 이해가 밝고, 퓨처스팀 코치로 선수들을 지도한 경력이 있는 만큼 젊은 바람에 기대가 몰리고 있다.

SSG랜더스(대표이사 김재섭, 이하 SSG)는 “박정권 前해설위원을 퓨처스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27일 공식 발표했다.

SSG는 “퓨처스팀의 단체훈련 시작과 캠프 등의 일정을 고려해 감독의 공백을 최소화하고자 이전 감독 선임과정에서 폭넓게 확보한 구단 리스트 중에 유력 후보들을 중심으로 검토했다”면서 “SSG는 신임 박 감독이 리더로서 역량을 갖추면서도 구단과 꾸준히 소통을 해온 점 그리고 팀의 육성 상황을 잘 알고 있는 부분에 주목했다. 2018년부터 2023년까지 6년간 퓨처스에서의 선수와 타격 코치로서 구단의 육성 환경 및 시스템을 잘 이해하고 있으며, 특히 팀의 퓨처스 선수들에 대한 장단점을 잘 파악하고 있는 부분을 강점으로 꼽았다”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SSG는 “또한 구단은 박 감독이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던 대표적인 원클럽맨이자 스타플레이어 출신으로 선수시절 기본기와 근성의 플레이를 보여줬고, 팀 주장 및 퓨처스 코치를 맡았을 때도 리더로서 프로의식을 강조하며 선수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보여준 부분을 높게 평가했다”면서 “SSG는 박 감독이 보유한 특유의 친화력과 개방적인 마인드로 MZ 선수들과 격의 없는 소통을 통해 유망주 성장을 이끌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정권 감독은 선수로 통산 1,30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3, 178홈런, 679타점을 기록했으며, 포스트시즌 통산 홈런 11개와 2010년 한국시리즈 MVP를 기록하는 등 가을에 유독 강한 클러치 능력을 보여줬다. 은퇴 후 박정권은 2020년부터 2023년까지 퓨처스 및 1군 타격코치를 역임하고 2024년에는 MBC 스포츠플러스에서 야구 해설위원으로 활약했다.

박정권 퓨처스 감독은 “친정팀에 복귀해 팬분들과 함께할 수 있어 기쁘고, 구단에게도 감사하다.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지속적인 강팀으로 전력을 갖출 수 있도록 유망 선수들의 잠재력을 극대화하고, 1군 백업을 최대한 지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신임 퓨처스팀 감독은 27일 퓨처스 선수단에 합류해 2025시즌을 맞이할 예정이다.  

SSG 퓨처스팀 선임은 시작부터 논란의 연속이었다. 2024년 시즌을 앞두고 퓨처스팀 지휘봉을 잡은 손시헌 감독은 2024년 시즌 뒤 이숭용 1군 감독의 부름을 받아 1군 코칭스태프로 옮겨가는 것이 확정된 상황이었다. 이에 SSG는 10월부터 신임 퓨처스팀 감독 선임 작업에 들어갔다. SSG는 육성 이론에 밝으면서도 되도록 코칭 경험이 제법 있는 후보군들을 위주로 명단을 추렸다. 당초 수도권 구단의 한 코치, 지방 구단의 한 코치가 물망에 올랐다. 모두 스타플레이어 출신에 코칭 경험도 적지 않아 퓨처스팀 감독으로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해당 구단과 계약 기간이 남아있기는 했지만 ‘영전’의 경우는 원 소속 구단이 대개 이적을 허용해왔다는 점에서 큰 문제는 없어 보였다. 한 코치와는 계약 직전까지 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1월 들어 구단들 사이에서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 코치는 데려가지 말자”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결국 SSG도 뜻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SSG는 11월부터 퓨처스팀 감독 선임을 원점에서 재검토했다. 최유력 후보 1·2순위 영입에 모두 실패한 가운데 당초 3순위 정도의 후보군에 있었던 박정태 감독이 눈에 들어왔다. 롯데에서 1·2군 코칭스태프를 모두 경험했고, 미국에서 연수를 받은 기억도 있었다. 최근에는 프로 경력이 없었지만 아마추어 야구에서 꾸준히 접점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박정권 SSG 신임 퓨처스팀 감독. ⓒ곽혜미 기자
▲박정권 SSG 신임 퓨처스팀 감독. ⓒ곽혜미 기자

하지만 선임 당시부터 구단 내부의 우려도 있었다. 음주운전 경력이 걸렸고, 공교롭게도 박정태 감독 선임 이전에 조카인 추신수가 구단주 특별 보좌역 및 육성 총괄로 취임했다는 점에서 ‘그림이 좋지 않다’는 우려가 나왔다. SSG는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다는 판단 하에 선임을 강행했지만, 역시나 여론의 반응이 좋지 않았다. 특히 음주운전 경력이 3회에 이른다는 점에서 KBO나 타 구단도 우려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박정태 감독은 여론의 동향을 확인한 뒤 구단에 부담을 주기 싫다는 이유로 1월 중순 자진 사퇴 의사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SSG도 이를 검토한 끝에 수락했고, 1월 24일 공식 발표됐다. SSG는 박정태 감독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뒤부터 새 감독감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원점부터 물색하기보다는 이전 후보군 중에서 최선의 대안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퓨처스팀 훈련이 이미 시작됐고, 2월 10일경 해외 전지훈련 출발이 예정된 상황에서 시간을 더 끌면 안 됐기 때문이다.

박정권 신임 감독도 후보군에는 있었으나 다른 후보자에 비하면 중량감이 다소 약했던 것은 사실이다. 코치 및 육성 경험이 많은 후보를 찾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른 후보들이 가지지 못한 장점도 있었다. 2004년 SK 유니폼을 입고 1군에 데뷔한 박정권 감독은 2019년까지 오직 이 팀에서만 뛴 프랜차이즈 스타다. 은퇴 후에는 퓨처스팀에서 타격 코치로 일하며 코치 경험을 쌓았다. 젊은 선수들과 소통에 능하고, 퓨처스팀 코치가 갖춰야 할 끈기가 있다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잠시 해설위원으로 활약했으나 이번 선임으로 친정팀에 돌아왔다. 강화SSG퓨처스필드가 익숙한 지도자인 만큼 참신하면서도 안전한 선택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은퇴 후 구단도 지도자로 육성하려고 노력했던 인사인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도 지도자 풀을 넓히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현재 SSG 퓨처스팀 코칭스태프에는 이영욱 불펜코치, 이명기 타격코치 등 현역 시절 같이 뛰었던 동료들도 있어 젊은 바람을 이끌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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