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상 기분은 잊은 지 오래… 냉정하게 돌아왔다, 김택연이 벽을 보고 씩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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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시드니(호주), 김태우 기자] 아쉽게 시즌이 끝났을 때, 김택연(20·두산)은 자신의 성적표를 보며 이런 저런 생각을 했다. 기대 이상의 숫자가 찍혀 있다는 것은 분명했다. 60경기에서 65이닝을 던지며 3승2패19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2.08. 고졸 신인의 성적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성적이었다. 한국 야구를 이끌어나갈 차세대 자원이라는 근사한 수식어도 붙어 있었다.
김택연은 “성적보다도 일단 안 다치고 시즌을 마무리했던 게 가장 뿌듯했다”고 간단하게 첫 시즌 성과를 정리했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기분은 더 내지 않았다. 오히려 냉정하게 자신을 바라봤다. 김택연은 “이제 1년 차였다. 내 성적이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아직은 표본이 너무 적다고 생각했다. 한 시즌으로 나를 평가하기에는 너무 작은 표본이 아니지 않나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기분도 내볼 법한데, 마운드에서 공을 던질 때처럼 모든 것을 냉정하게 바라보고 있었다.
신인상도 수상했고, 각종 시상식에 가느라 정신없는 오프시즌을 보냈지만 들뜨지 않고 차분하게 2025년을 바라볼 수 있었던 것은 그런 2024년 정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게 너무 낙관하지도 않고, 너무 비관하지도 않은 채 팀의 1차 전지훈련에 참가했다. 김택연은 “내가 보완해야 할 부분들을 캠프에서 해 나가자는 생각으로 오프시즌에 임했다. 다음 시즌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만 생각했다”면서 “2년 차 징크스도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고 웃어 보였다.
2024년 두산의 최고 수확이었다. 시즌에 앞선 캠프 때부터 강력한 구위로 큰 기대를 모았다. 신인 선수들은 캠프 때 좋다가 시즌에 들어가면 고꾸라지는 루트를 밟는 게 일반적이지만 김택연의 떡잎은 달랐다. 시즌 초반 한 번의 고비를 이겨내고 오히려 승승장구했다. 팀의 마무리 보직까지 맡아 좋은 성과를 냈다. 단순한 평균자책점뿐만 아니라 구위나 마운드에서의 배짱, 경기 운영까지 모두 합격점을 받았다.
올해는 개막 마무리로 시즌을 준비할 전망이다. 몸도 마음도 다 남다른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하는 보직이다. 김택연은 몸 상태에 대해서는 자신감이 있다. 지난해 많은 이닝을 던져 주위에서는 우려를 모으고 있지만 스스로는 “아무 문제가 없다”고 자신한다. 캠프에서도 서서히 몸을 끌어올렸고, 12일 불펜 피칭에서는 이승엽 두산 감독의 칭찬도 받았다. 김택연 스스로도 컨디션이 올라오는 것을 느끼고 있다. 자신감을 가지고 본격적으로 시즌 준비를 할 여건은 만들어졌다.
김택연은 “여기(호주 캠프)에 처음 왔을 때에 비해 몸이 정말 많이 풀렸다고 생각한다. 트레이닝 코치님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지금 이렇게 좋은 몸 상태로 캠프를 치르고 있는 것 같다”면서 “어제 피칭(12일 불펜 피칭)을 계기로 조금씩 준비가 많이 되어 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에서 경기도 남았고, 시범경기도 남았기 때문에 조금 더 점검해보면서 몸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해야 할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몸은 물론 마음도 준비를 마쳐가고 있다. 시즌 뒤 열린 프리미어12에 출전한 것이 하나의 좋은 동기부여가 됐다. 대표팀 내 선배들의 공, 그리고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는 다른 국가 선수들의 공을 보면서 냉정한 초심을 되찾았다. 자칫 성공에 흐트러질 수 있는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던 좋은 계기였다. 김택연은 “확실히 많은 투수들을 보고, 다른 팀에서 마무리를 하는 형들이 하는 것을 보니까 많이 도움이 됐던 대회다. 개인적으로 내가 많은 부족함을 느꼈던 대회였기 때문에 좋은 경험이었다. 득도 있고 실도 있었는데 득이 더 많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벽을 보고 좌절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씩 웃고 기어오를 준비를 마쳐가고 있다. 김택연은 “오히려 벽 같은 게 있어야 내가 더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려움을 맞이해 봐야 이겨내면서 더 강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 부족함을 느끼게 해줘서 좋았던 대회”라고 의젓하게 이야기했다.
그래서 올해는 초반부터 더 신경을 써 공을 던질 생각이다. 초반에 부진하면 또 이런 저런 말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안다. 김택연은 “마무리 보직에 들어가니까 시즌 초반이 중요할 것 같다. 지난해 우리가 시즌 초반 뒤쪽에서 어려움이 있었기 때문에 그런 것을 잘 준비해야 할 것 같다”면서 “작년과 다르지 않게 시합에 임할 생각이다. 2년 차에 내가 상대를 조금 알게 됐다고 생각이 많아지기보다는 원래 하던 대로 할 생각”이라고 시작부터 전력 질주를 다짐했다. 확인한 벽을 성공적으로 돌파할 수 있을지 모두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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