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명까지 하며 의욕적으로 2025년 시즌을 준비한 김무신은 갑작스러운 팔꿈치 수술로 결국 올 시즌 뛰지 못하는 시련을 맞이했다. ⓒ삼성 라이온즈
▲ 개명까지 하며 의욕적으로 2025년 시즌을 준비한 김무신은 갑작스러운 팔꿈치 수술로 결국 올 시즌 뛰지 못하는 시련을 맞이했다. ⓒ삼성 라이온즈
▲ 당초 굴곡근 부상으로 알려진 김무신은 국내 의료 기관에서 정밀 검진을 받은 결과 팔꿈치 인대 손상으로 수술을 해야 한다는 소견을 받았다. ⓒ곽혜미 기자
▲ 당초 굴곡근 부상으로 알려진 김무신은 국내 의료 기관에서 정밀 검진을 받은 결과 팔꿈치 인대 손상으로 수술을 해야 한다는 소견을 받았다.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삼성 불펜의 희망으로 떠올랐던 김윤수(26)은 2024년 시즌이 끝난 뒤 인생의 큰 선택을 했다. 부모님이 지어주신 이름 대신, ‘김무신’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태어났다. 이름을 바꾼다는 것은 생각보다 큰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하지만 절박하게 야구에 달려들었던 김무신은 야구만 잘할 수 있다면 그런 것도 신경 쓰지 않았다. 새롭게 다시 태어나기 위한 절박함이 담겨져 있었다.

북일고를 졸업하고 2018년 삼성의 2차 6라운드 지명을 받고 입단한 김무신은 항상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자원으로 기대를 모았다. 건장한 체구에서 나오는 패스트볼은 역시나 위력적이었다. ‘제구만 잡히면’ 삼성 마운드에서 일익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하지만 그 제구가 좀처럼 잡히지 않았고, 적지 않은 1군 출전 기회에도 불구하고 확실히 자기 자리를 잡지는 못했다. 그렇게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해 훗날을 기약했다.

김무신은 군 복무 기간 야구가 늘었다는 큰 기대감을 모았고, 2024년 삼성의 예비 전력 중 가장 주목받는 자원이기도 했다. 제대 후에는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시즌 막판 합류해 팀 불펜에 공헌했다. 특히 선수들의 집중력이 극대화되는 시기로 기교보다는 구위파 투수가 유리한 포스트시즌에서 대활약했다. 삼성은 상대 외국인 타자 오스틴 딘을 상대로 김무신을 자주 붙였고, 김무신은 압도적인 구위를 바탕으로 자기 임무를 잘 수행하면서 한국시리즈 진출에 공을 세웠다.

포스트시즌에서 보여준 강력한 구위는 2025년 희망으로 이어지기 충분했다. 삼성은 불펜 전력에 경험 많은 베테랑 우완은 많지만, 파이어볼러는 다소 부족하다는 평가가 있다. 이런 불펜 구성에서 시속 150㎞대 중반의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김무신은 특별한 가치를 가지고 있었다. 성공의 맛이 절실한 선수도 오프시즌 이름까지 바꾸며 이번 시즌을 고대했다. 팀도, 선수도, 팬들도 희망차게 시작한 한 해였다.

그러나 결론적으로 김무신은 2025년 자신의 새 이름을 새긴 유니폼을 팬들에게 보여주지 못할 위기다. 팔꿈치 부상으로 수술대에 올라야 하기 때문이다. 삼성은 16일 김무신이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받았다면서 팔꿈치인대재건수술(토미존 서저리)을 예고했다. 토미존 수술의 재활 기간은 보통 1년에서 1년 6개월 사이다. 2025년 시즌은 뛸 수 없고, 빨라야 2026년 개막 대기가 가능한 상황이다. 재활 과정에서 변수가 많기에 2026년 개막전에 100% 상태로 대기할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김무신은 삼성의 1차 전지훈련이 열리고 있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불펜 피칭을 하다 오른쪽 팔꿈치에 통증을 느꼈다. 곧바로 일본 현지에서 병원 검진을 받았는데 굴곡근이 손상됐다는 진단을 받았다. 더 이상 피칭을 이어 갈 수 없어 조기에 귀국해 추가 검진을 받고 재활에 들어가기로 했다. 그런데 추가 검진에서 날벼락 같은 소식을 들었다. 인대가 손상된 것이 뚜렷하게 보인다는 소견이었다. 굴곡근 손상이 내측 측부 인대 손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김무신도 그런 케이스였다.

삼성은 “오키나와 병원에서의 검진 소견과 달리 인대 손상에 따른 수술 소견으로 결론이 났다”면서 “김윤수 선수는 오키나와 캠프에서 불펜 피칭 도중 오른쪽 팔꿈치 통증을 느껴 현지 병원에서 검진을 받은 바 있다. 당시 MRI 촬영 후 현지 병원에선 굴곡근 손상 소견을 냈다. 김윤수 선수는 2월 13일 오전 한국으로 복귀한 뒤 MRI 촬영을 다시 했다. 대구와 서울의 병원 4곳에서 재판독을 한 결과 굴곡근 손상 외에도 내측인대 손상이 심해 4곳의 병원 모두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냈다. 김윤수 선수는 향후 병원 및 시기를 정한 뒤 토미존 수술을 받을 예정”이라고 최종 공지했다.

▲ 삼성은 김무신의 상태에 대해 "대구와 서울의 병원 4곳에서 재판독을 한 결과 굴곡근 손상 외에도 내측인대 손상이 심해 4곳의 병원 모두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냈다"며 수술이 불가피하다고 발표했다. ⓒ곽혜미 기자
▲ 삼성은 김무신의 상태에 대해 "대구와 서울의 병원 4곳에서 재판독을 한 결과 굴곡근 손상 외에도 내측인대 손상이 심해 4곳의 병원 모두 수술이 필요하다는 소견을 냈다"며 수술이 불가피하다고 발표했다. ⓒ곽혜미 기자
▲ 삼성 불펜에 잘 없는 유형으로 기대가 컸던 김무신은 2025년 철저한 재활을 통해 2026년 개막전 정상 대기를 목표로 할 것으로 보인다. ⓒ곽혜미 기자
▲ 삼성 불펜에 잘 없는 유형으로 기대가 컸던 김무신은 2025년 철저한 재활을 통해 2026년 개막전 정상 대기를 목표로 할 것으로 보인다. ⓒ곽혜미 기자

보통 선수가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두 곳 정도의 의료진에서 ‘더블 체크’를 하는 일은 많지만, 네 곳이나 병원을 다녔다는 것은 그만큼 선수나 구단이나 절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느 한 곳이라도 재활로 회복이 가능하다는 소견을 낸다면 이를 참고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네 곳 모두 수술 소견을 냈다는 것은 이미 팔꿈치 상태가 망가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 번에 그런 것이 아닌 누적되어 쌓인 여파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런 상황에서 155㎞의 강속구를 던졌으니 재능은 재능이었다.

어쨌든 김무신은 올해 출전할 수 없고, 김무신이 불펜에서 일익을 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삼성 벤치로서도 구상을 싹 다 수정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이르렀다. 김무신 최지광이라는 두 구위 좋은 선수들이 베테랑 선수들의 뒤를 받치고, 때로는 구위가 필요한 중요한 상황에 나가 상대 타선을 봉쇄한다는 구상이었는데 이는 적어도 2025년에는 실현 불가능한 구상이 됐다.

아직 20대 중반의 어린 나이라는 점에서 이번 수술이 김무신 경력에 엄청난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 당장이야 힘들어도 어차피 받아야 할 수술을 미리 받는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개명까지 하는 등 선수의 의지가 너무 강했기에 더 아쉬운 부분은 있다. 일단 최대한 빠르게 수술을 받고 철저하게 재활을 잘해 2026년 개막전 정상 대기를 목표로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김무신에게 기대했던 임무를 맡을 다른 선수를 찾아야 하는 숙제를 안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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