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무기인 커브를 봉인하고도 투심 위주의 투구로 한화 타선을 꽁꽁 묶은 박종훈. 박종훈은 3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SSG랜더스
▲ 주무기인 커브를 봉인하고도 투심 위주의 투구로 한화 타선을 꽁꽁 묶은 박종훈. 박종훈은 3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SSG랜더스
▲ 오프시즌 가장 기량이 발전한 선수로 뽑히는 정동윤은 3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상승세를 이어 갔다 ⓒSSG랜더스
▲ 오프시즌 가장 기량이 발전한 선수로 뽑히는 정동윤은 3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상승세를 이어 갔다 ⓒSSG랜더스

[스포티비뉴스=오키나와(일본), 김태우 기자] 올 시즌 SSG 마운드의 최대 격전지는 단연 5선발이다. 두 외국인 투수(미치 화이트·드류 앤더슨), 그리고 김광현과 문승원까지는 선발 로테이션 합류가 확정됐다. 남은 한 자리를 놓고 여러 선수들이 경쟁한다. 송영진 박종훈 정동윤 김건우 최현석 박시후 등이 살아남기 위한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다.

한 선수라도 한국에 두고 오키나와 2차 캠프에 올 만도 한데 SSG는 모든 선수들을 다 오키나와로 데리고 왔다. 아직은 탈락자가 없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숭용 SSG 감독은 오키나와 연습경기 초반에 이들을 두루 실험하며 계속된 테스트를 벌이고 있다. 25일 삼성과 연습경기에서는 송영진 김건우 최현석 박시후가 차례로 등판했고, 27일 한화와 연습경기에서는 박종훈 정동윤이 등판했다.

처음에는 아무래도 지난해 5선발로 시즌을 마친 송영진이 앞서 나가는 느낌이 있었다. 플로리다 캠프 당시 컨디션도 좋았고, 박종훈을 제외하고 1군 선발 경험이 없는 선수들보다는 그래도 비교 우위에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실제 플로리다 자체 연습경기와 오키나와 연습경기 첫 판에 송영진이 모두 선발로 나갔다는 점에서 그런 흐름을 읽을 수 있었다.

물론 송영진이 아직은 미세하게 앞서 있는 것은 사실일지 모른다. 하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다. 경쟁은 계속 이어진다. 송영진은 25일 삼성전에서 1회 다소 고전했다. 공격적인 승부가 잘 되지 않았다는 게 이숭용 감독의 이야기였다. 2이닝 무실점과 별개로 과제를 남겼다. 그리고 27일 등판한 박종훈과 정동윤이 모두 역투하면서 SSG 벤치를 행복한 고민에 빠뜨리는 양상이다.

5선발 후보 중 가장 경험이 많고, 이미 성공적인 경력을 갖춘 박종훈은 이날 선발 등판해 3이닝 동안 33개의 공을 던지면서 2피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 좋은 타격감을 보여주고 있는 한화 타자들을 상대로 좋은 투구를 했다. 물론 안타를 맞아서, 실책이 나와서 위기도 있었지만 침착하게 후속타를 정리하고 기분 좋게 경기를 마쳤다.

박종훈은 이날 주무기인 커브를 잘 던지지 않고 투심패스트볼 위주로 던졌다. 박종훈은 “마운드가 너무 높아서 커브를 던지는 게 의미가 없을 것 같았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주무기를 봉인한 채 경기를 치르는 게 쉽지는 않았다. 전체 33구 중 투심이 26구, 포심패스트볼이 4구로 변화구는 단 4개였다. 하지만 투심이 낮게 잘 제구되면서 충분한 경쟁력을 보여줬다. 최고 구속은 시속 136㎞로 정상적이었고, 무엇보다 전체적으로 몸이 가벼워보였다. 

정동윤도 인상적인 투구를 했다. 지난해 마무리캠프부터 스프링캠프까지 가장 성장한 투수 중 하나로 뽑히는 정동윤은 이날 박종훈에 이어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역시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정동윤은 이날 최고 구속 시속 144㎞를 기록했고, 계속해서 연마하고 있는 커브에 포크볼까지 섞으며 한화 타선을 막아냈다. 피안타는 단 한 개였다. 새 무기인 포크볼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낸 것도 수확이었다. 

▲ 변화구 제구를 집중적으로 체크하며 라이브피칭을 성공적으로 마친 문승원. 문승원은 3월 4일 LG와 연습경기에 등판할 예정이다 ⓒSSG랜더스
▲ 변화구 제구를 집중적으로 체크하며 라이브피칭을 성공적으로 마친 문승원. 문승원은 3월 4일 LG와 연습경기에 등판할 예정이다 ⓒSSG랜더스

정동윤은 “사실 마무리캠프 때 포크볼을 던지다 플로리다 캠프에서는 체인지업 쪽으로 생각을 했다. 하지만 경헌호 코치님께서 포크볼이 좋다고 말씀하셨고, 이날 던져봤는데 신기하게 편안했다”면서 “100% 힘을 다 쓰면 공이 땅에 꽂혀서 오늘은 아니라고 생각하고 힘을 빼고 던졌다.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김광현과 추신수 구단주 특별보좌역 및 육성총괄도 정동윤의 투구에 “많이 좋아졌다”고 반색했다.

5선발을 둔 경쟁은 이제 시범경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SSG는 오키나와에서 세 차례 연습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다만 드류 앤더슨, 김광현, 미치 화이트, 문승원이라는 확정된 선발 투수들이 공을 던져야 하기 때문에 오키나와에서 이들의 시간이 다시 찾아올지는 지켜봐야 한다. 결국 시범경기까지 피 터지는 경쟁이 불가피하다. 선수들은 피가 마르지만, 구단으로서는 나쁜 일이 아니다. 경기는 박종훈 정동윤의 호투와 타선의 집중력에 힘입어 SSG가 7-0으로 완승했다.

한편 문승원 또한 27일 구시가와 구장에서 라이브피칭을 실시했다. 최정 김성현 등 구시가와 구장에 잔류한 선수들을 상대로 공을 던졌다. 이날 문승원은 포심, 슬라이더, 커브, 체인지업 등 총 46개의 공을 던졌다. 문승원은 "패스트볼과 변화구의 비중은 반반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공에 위력이 있었다. 문승원의 라이브피칭을 지켜본 경헌호 투수코치는 "오늘 전체적인 투구 밸런스와 제구가 모두 안정적이었다. 변화구를 중점적으로 체크했는데 체인지업과 커브의 각도가 날카로웠고, 타자 반응도 잘 유도해냈다"면서 "타석에 직접 서본 김성현,  최정 선수 모두 각도가 좋게 느꼈다고 한다. 몸상태 체크는 이미 끝났고 앞으로 구속과 컨디션을 끌어올려 3월 4일에 등판 계획이다"고 설명했다.

문승원은 "몸상태가 전체적으로 좋았다. 오늘 스트라이크존에 많은 공을 던지려고 했고, 생각한대로 제구가 잘 되어 만족한다. 플로리다부터 시즌 준비가 잘 되고 있는 거 같고, 지난해는 불펜준비를 했지만 올해는 선발 빌드업을 위해 공 개수를 많이 가져가고 있다. 또 변화구의 제구도 많이 신경쓰고 있는 부분이다"면서 "올해 선발 로테이션에서 풀타임으로 출전해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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