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이강인(24, 파리 생제르맹)이 사라졌다. 

4월 들어 출전시간 제로다. 부상 복귀 일정으로 거론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에서도 1, 2차전 모두 결장했다. 사실상 루이스 엔리케 감독 구상에서 배제됐다. 

그럼에도 이적시장에서 인기는 낮지 않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관심이 뜨겁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크리스탈 팰리스, 아스널 등과 연결돼 있다. 도버 해협을 건널 가능성이 유력하다.

파리 생제르맹(PSG)은 16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빌라파크에서 열린 2024-2025 UCL 8강 2차전에서 애스턴 빌라에 2-3으로 패했다.

앞서 홈에서 치른 1차전에서 3-1로 이긴 PSG는 합산 스코어 5-4로 준결승에 올랐다. 지난해에 이어 2회 연속 4강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킬리안 음바페(레알 마드리드)를 떠나보낸 뒤 거둔 성과라 더 의미가 깊다. 

그간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 네이마르(산투스) 음바페 등 특급 스타 위주로 팀을 꾸려온 PSG는 올 시즌 엔리케 감독 지도 아래 '여러 준척'을 앞세운 스쿼드로 재정비했다. 

애초 우려가 컸지만 리그앙 4연패, 2년 연속 UCL 4강행 등 전과(戰果)가 상당하다. 구단 사상 첫 UCL 결승행을 넘어 빅이어까지 겨냥한다.

파리 시민 모두가 웃는 가운데 단 한 사람, 이강인만은 사정이 여의찮다. 지난겨울 이적시장을 기점으로 PSG 주전 경쟁에서 밀렸고 이날도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지만 피치를 밟진 못했다.

마지막 출전이 지난달 16일 마르세유전이다. 팀 내 입지 축소와 3월 A매치 데이 때 입은 부상 여파가 어우러져 '실종'으로 이어진 모양새다.

프랑스 '풋볼365'는 16일 "엔리케 감독과 이강인은 거의 동시인 2023년 여름에 PSG에 합류했다. 스페인 지도자는 한국인 국가대표를 중용해왔다"면서 "하지만 지금 그는 완전히 사라졌다. 측면과 미드필드, 최전방 어디서든 찾아볼 수 있던 선수가 이제는 (어디서도) 볼 수 없게 됐다"고 전했다.

프랑스 유명 축구 언론인으로 'RMC스포츠'에서 활동하는 다니엘 리올로 기자는 "이강인은 실종됐다"고 꼬집었다.

"더 이상 PSG에 그의 자리는 없다. 한동안 이강인은 화제 중심에 오르지 못했다. 사실 다행이다. 그가 사라진 뒤 PSG의 모든 게 나아졌다"며 다소 터프한 분석을 내놓았다.

올여름 사실상 PSG와 결별이 확정적인 이강인은 프랑스 언론을 중심으로 EPL행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된다. 특히 맨유와 '접점'이 선명하다. 

전방 스리톱과 윙백의 공격적인 움직임을 활용한 후벵 아모링 맨유 신임 감독 전술에 최적화된 선수라는 평가까지 나왔다.

PSG 소식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vipsg'는 15일 "이강인과 PSG는 이제 끝났다. 이강인은 엔리케 감독의 차기 시즌 구상에 포함되지 않을 확률이 높다"면서 "그럼에도 이적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맨유와 크리스털 팰리스를 포함한 여러 EPL 클럽이 그의 상황을 면밀히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프랑스 '풋 01'도 지난 13일 "이강인의 플레이스타일이 이적시장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며 "아모링 감독은 이강인을 높이 평가한다. 자신의 전술 체계에 잘 맞는 선수라 확신한다"고 보도했다.

아모링은 스리백을 기반으로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를 배치하는 3-4-3을 즐겨 쓴다. 센터백과 중앙 미드필더가 1차 빌드업을 수행한다. 

좌우 측면의 윙백은 상대 진영 깊숙이 전진하는 공격적인 포지셔닝으로 전방의 윙어와 파이널 서드에서 수적 우위를 확보한다. 

이강인은 미드필드 전 지역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성'이 특장점이다. 주 포지션인 중앙·공격형 미드필더는 물론 좌우 측면에 포진해 스리톱으로도 기용 가능하고 폴스 나인, 세컨드 스트라이커 경험도 있다. 창의적인 패스와 유연한 위치 소화 능력을 지녀 '아모링표 축구'에 부합하는 퍼즐로 꼽힌 것으로 풀이된다.

풋 01은 "PSG 역시 높은 이적료 수익을 기대하며 이강인을 둘러싼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맨유는 크리스탈 팰리스보다 훨씬 큰 자본력을 보유한 클럽이다. 이강인 영입을 위한 준비가 (재정적으로) 완비돼 있다"며 신임 감독의 호감과 자본 측면에서 이강인의 맨유행 가능성을 점쳤다.

이번 여름 이강인 거취는 축구 팬들 주요 관전포인트로 떠올랐다. PSG에서 입지가 사실상 사라진 가운데 '잉글랜드 이적설'을 둘러싼 논조가 점점 더 구체성을 확보하기 시작했다. 마요르카를 떠나 빅클럽으로 도전을 통해 한 단계 도약을 이뤄냈듯, 다시 한 번 이적을 돌파구 삼아 위기를 슬기롭게 타개할 수 있을지 세계 축구 팬들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SPOTV NEW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