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TV NEWS=송영주 해설위원]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물론, 8강 진출 가능성이 높은 쪽은 유벤투스다. 유벤투스는 지난 2월 25일 홈에서 펼쳐진 도르트문트와의 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서 카를로스 테베스와 알바로 모라타의 연속골을 앞세워 2-1로 승리했다. 따라서 유벤투스는 2차전에서 무승부만 기록하더라도 8강에 진출하게 된다. 또한 유벤투스는 지난 16강 1차전의 승리로 도르트문트와의 상대전적에서 5승 1무 2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차지하게 됐고, 도르트문트 원정에서도 2전 전승을 기록하며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 90분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유벤투스나 도르트문트 모두 인지하고 있다. 아직 끝난 것이 아닐 뿐 아니라 진정한 진검 승부는 남은 90분 동안 펼쳐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도르트문트느는 약 8만 명의 홈 팬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홈에서 유벤투스를 상대로 파상공세를 펼칠 것이 분명한 반면 유벤투스는 1차전에서 효과를 봤던 모라타와 테베스를 앞세운 역습을 통해 득점을 노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 그렇다면 과연 누가 마지막 순간에 웃을 수 있을까.

◆도르트문트, 유벤투스를 상대할 준비를 마쳤는가.

겉으로 보기에 도르트문트는 부활한 듯 느껴진다. 최근 8경기에서 패배는 단 1패만을 허용했고 그 1패는 유벤투스와의 1차전에서 당한 1-2 패배이다. 그리고 1차전의 1-2패배는 도르트문트가 극복하기 어려운 과제로 보이지 않는다. 기대를 모았던 스트라이커 치로 임모빌레와 아드리안 라모스가 부진하지만 오바메양과 마르코 로이스 콤비는 지난 2월부터 각각 5골씩을 기록하며 파괴력을 과시하고 있다. 그리고 마츠 훔멜스와 네벤 수보티치 중심의 포백은 로만 바이덴펠러 골키퍼가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는 와중에도 최근 4경기에서 무실점을 기록, 안정감을 회복한 모습이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오바메양과 마르코 로이스는 최근 3경기에서 득점포를 가동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도르트문트는 최근 2경기에서 무득점을 기록했다. 그것도 한 수 아래라고 평가됐던 함부르크와 쾰른을 상대로 0-0 무승부를 기록해 아쉬움은 더 큰 상황이다. 그리고 므키타리안과 임모빌레, 일카이 귄도간 등이 최근 득점포를 가동했지만 오바메양과 마르코 로이스에 대한 득점 의존도가 크고, 두 선수가 봉쇄되거나 컨디션 난조를 보일 경우에 도르트문트는 공격력에 문제를 노출하고 있다. 여기에 케빈 그로스크로이츠와 루카스 피스첵 등을 비롯해 부상 선수가 적지 않은 상황이다.

결국 위르겐 클롭 감독은 경기 초반부터 파상공세를 펼치겠지만 오바메양과 마르코 로이스가 부진할 경우에 이를 대체할 카드를 준비해야 한다. 일단은 일카이 귄도간이 얼마나 양질의 패스를 전방으로 지원할 수 있는 지와 함께 케빈 캄플, 카가와 신지, 야쿱 브와스치코프스키, 므키타리안을 어떻게 활용할 지가 매우 중요하다. 확실한 제 3의 득점원이 없는 상황에서 2선과 측면에서 오바메양과 마르코 로이스를 확실하게 도와줄 수 있는지 여부가 공격력의 차이를 가져올 것이다.

그럼에도 도르트문트는 유벤투스와의 2차전에서 100% 전력을 가동할 것이 분명하다. 도르트문트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특유의 게겐프레싱이 위력을 발휘하면서 빠른 공수 전환을 보여준다면 유벤투스를 벼랑 끝으로 몰고 갈 수도 있다. 결국 클롭 감독과 도르트문트가 전반전에 얼마나 빠르게 득점포를 가동하고 경기를 지배할 수 있느냐에 따라 도르트문트의 8강 진출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유벤투스, 드디어 챔피언스리그 DNA를 회복했나?

유벤투스는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이 최근 10시즌 동안 최고의 성적일 정도로 챔피언스리그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1996년부터 3시즌 동안 연속으로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진출할 정도로 챔피언스리그 DNA가 풍부했던 유벤투스는 세리에B를 경험한 이후 챔피언스리그 DNA를 잃어버린 느낌이다. 여기에 현재 세리에A 클럽 중에서 챔피언스리그 16강에 진출한 팀이 유벤투스가 유일해 심적으로 느끼는 부담감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유벤투스는 16강 1차전에서 2-1로 승리하며 8강 진출에 근접한 상황이다. 상대의 압박에 대응하면서도 빠른 공수 전환을 통해 상대의 후방을 공략했던 막시밀리아노 알레그리 감독의 전술은 1차전에서 유효했다. 그리고 2차전을 2-1로 앞서면서 원정에서 치르므로 1차전의 전술에 큰 변화를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카를로스 테베스가 최근 3경기에서 득점이 없지만 시즌 내내 해결사 역할을 했다는 점과 최근 알바로 모라타의 컨디션이 매우 좋다는 사실은 유벤투스가 역습에서 위력을 발휘할 것이라는 사실을 쉽게 예상하게 해준다.

하지만 유벤투스도 안심할 수 없다. 잔루이지 부폰 골키퍼의 무게감은 여전하지만 조르지오 키엘리니가 종종 실책을 범하며 실점의 빌미를 제공하고, 안드레아 피를로를 비롯해 부상 선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리고 22경기 무패를 기록하다가 지난 피오렌티나와의 코파 이탈리아 준결승 1차전에서 1-2로 패하기도 했다. 물론, 안드레아 피를로의 빈 자리는 올 시즌 꾸준히 출전했던 호베르투 페레이라가 투입이 되어 아르투로 비달, 폴 포그바,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 등과 함께 잘 메우고 있다. 그럼에도 큰 경기에 피를로가 없다는 사실은 유벤투스에겐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여기에 도르트문트의 클롭 감독이 1차전에 당한 전술 앞에서 다시 무릎을 꿇을 지도 의문이다. 역시 유벤투스에게도 도르트문트와의 16강 2차전은 어려운 경기일 수밖에 없다.

유벤투스가 8강에 진출하며 이탈리아 세리에A의 마지막 생존자로서 자존심을 지킬 것인가. 아니면 도르트문트가 대역전극을 펼치며 챔피언스리그에 강한 면모를 이어갈 것인가. 16강 2차전은 양 팀 모두에게 매우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는 사실 외에 그 어떤 예측도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사진] 도르트문트 유벤투스 비교, 그래픽 김종래
[영상] 도르트문트 유벤투스 영상, 캐스터=김명정, 영상 편집 강성복PD, 박인애 인턴 ⓒ SPOTV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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