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마이애미와 경기에서 황당한 주루 미스로 팬들의 집중 포격을 받은 재즈 치좀 주니어
▲ 3일 마이애미와 경기에서 황당한 주루 미스로 팬들의 집중 포격을 받은 재즈 치좀 주니어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시즌 시작 이후 내내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선두 자리를 놓지 않다가 전반기 막판부터 미끄러지기 시작한 메이저리그 최고 명문 팀 뉴욕 양키스는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토론토는 물론 보스턴까지 양키스를 추월해 지금은 지구 3위다. 승률도 계속 떨어져 60승51패(.541)에 머물러 있다.

팀 성적 부진을 타개하기 위해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가열찬 움직임을 보였다. 3루수 라이언 맥맨을 비롯, 불펜에 세 명의 즉시 전력감을 얻으며 전열을 재정비했다. 그러나 첫 날부터 영입 불펜 3총사가 한꺼번에 무너지는 대형 사고를 친 것에 이어, 3일(한국시간) 마이애미와 원정 경기에서는 본헤드 플레이가 나온 끝에 0-2로 졌다. 경기에서 진 것도 열받는데, 하필이면 경기 초반에 황당한 주루사가 나왔다.

가뜩이나 성질이 난 양키스 팬들의 ‘화풀이’ 대상이 된 선수는 팀이 내야수 재즈 치좀 주니어(27)였다. 지난 시즌 중반 트레이드로 영입한 치좀은 이날 친정팀인 마이애미 선수들을 만났지만, 오히려 옛 동료들에 호되게 당했다. 팀이 0-1로 뒤진 2회 선두 타자로 나선 치좀 주니어는 끈질긴 승부 끝에 볼넷을 골라냈으나 이후 주루에서 본헤드 플레이로 많은 팬들의 비난을 한몸에 모았다.

무사 1루에서 후속 타자 폴 골드슈미트의 타구가 2루 방면으로 높게 떴다. 내야를 벗어나지 못하는 플라이였고 쉽게 잡아낼 수 있었다. 무사 1루라 인필드플라이 상황은 아니었다. 실제 마이애미 2루수 재비어 에드워즈가 쉽게 잡아냈다. 여기까지는 치좀 주니어의 잘못이 아니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치좀 주니어가 1루에서 조금 멀리 떨어져 있었고, 이를 간파한 에드워즈가 포구 후 곧바로 2루에 던져 치좀 주니어를 잡아낸 것이다.

▲ 본헤드 플레이에 분을 삭이지 못한 애런 분 양키스 감독
▲ 본헤드 플레이에 분을 삭이지 못한 애런 분 양키스 감독

경기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플레이였다. 성질 하나로는 메이저리그 그 어떤 감독에도 뒤지지 않는 애런 분 양키스 감독 또한 화가 났다. 이 플레이 이후 치좀 주니어와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고, 심지어 1루 주루 코치에는 화를 내는 장면도 드러났다. 주자는 물론 1루 주루 코치에게도 책임을 물은 것이다. 다만 현지에서는 치좀 주니어의 잘못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치좀 주니어는 고의낙구를 대비했다고 설명했다. 치좀 주니어는 지난해까지 마이애미에서 뛰었다. 이날 자신을 잡아낸 에드워즈를 비롯, 마이애미 선수들의 스타일을 잘 안다. 에드워즈가 고의낙구를 잘하는 선수임을 알고 있었고 이를 생각했다는 것이다. 실제 고의낙구를 하면 1루 주자를 발이 훨씬 더 느린 골드슈미트로 바꿀 수 있었다. 하지만 부질없는 변명이었다.

치좀 주니어는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선수로 유명하고, 신이 나서 잘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여주기도 해 이전부터 호불호가 갈리던 선수라 더 그랬다. 이 플레이 직후 SNS상에는 "무슨 정신으로 야구를 하고 있나"는 팬들의 집중 비난이 쏟아졌다.

▲ 최근 양키스의 경기력 저하에 우려를 드러낸 데릭 지터
▲ 최근 양키스의 경기력 저하에 우려를 드러낸 데릭 지터

최근 성적 저하, 그리고 집중력이 떨어진 플레이에 양키스 레전드들도 한 소리를 거들었다. 양키스 구단 역사상 가장 위대한 주장으로 뽑히며 명예의 전당까지 들어간 데릭 지터는 이날 경기 후 양키스 경기력에 대해 “그들은 실수를 너무 많이 하고 있다. 오늘은 주루에서 실수가 나왔다. 경기력을 정비해야 한다”면서 “변명의 여지가 없다. 팀은 더 잘해야 한다. 더 좋은 플레이를 하지 못하면 멀리 가지 못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런 플레이로는 포스트시즌 진출이 어렵다는 것이다.

역시 양키스에서 오래 뛴 알렉스 로드리게스는 한술을 더 떠 “도대체 책임은 어디에 있나”라고 반문한 뒤 “우리 때는 재츠처럼 실수를 했다면 벤치에 앉았을 것”이라며 애런 분 감독도 간접 비난했다. 실제 분 감독은 이날 치좀 주니어와 경기 중 간단하게 면담을 했고, 치좀 주니어를 교체하지 않은 채 경기 끝까지 남겼다. 어수선한 양키스의 분위기가 수습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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