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키워드 키워드 기준 i금일 기준 많이 본
뉴스 기사의 키워드 수집

오타니 킬러라고 1000억 줬더니, 이쯤 되면 첩자 수준… 로버츠 드디어 폭발했다, “너 그러면 안 돼!”

작성일: 2025.09.25 01:40 김태우 기자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보통
  • 크게
  • 아주 크게
▲ 시즌 10번째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며 다저스의 충격적인 역전패 빌미를 제공한 태너 스캇
▲ 시즌 10번째 블론세이브를 기록하며 다저스의 충격적인 역전패 빌미를 제공한 태너 스캇

[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아직 확정하지 못하고 있는 LA 다저스는 24일(한국시간) 미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와 경기에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그간 계속해서 불안했던 불펜, 그리고 계속해서 불안했던 마무리 태너 스캇(31·LA 다저스)이 또 논란이 될 만한 하루를 보냈다.

경기 중반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다. 선발로 나선 오타니 쇼헤이가 드디어 5이닝의 제한을 해제하고 이날 6이닝 5피안타 8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보이며 팀의 리드를 이끌었다. 타선도 차분하게 점수를 뽑아 7회초까지 4-0으로 앞섰다. 4점의 리드를 남은 3이닝 동안 불펜이 잘 지키면 됐다. 하지만 오타니가 내려가자마자 다저스 불펜이 또 집단으로 문제를 일으켰다.

7회 등판한 좌완 잭 드라이어, 그리고 에드가르도 엔리케스가 모두 부진하며 7회 3실점했다. 동점은 허용하지 않았지만, 8회 마운드에 오른 알렉스 베시아도 볼넷 2개를 내주는 등 간신히 1이닝을 막았다. 하지만 4-3으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오른 스캇은 그렇지 못했다. 허무하게 무너졌다.

첫 타자인 바르가스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주면서 분위기가 요상해졌다. 이어 타와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줬다. 공이 마구 날렸다. 모두가 이날도 스캇이 대형사고를 칠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에 빠졌다. 이어 맥캔이 희생번트를 대 1사 2,3루가 됐고, 삼진이 필요한 시점에 이를 잡아내지 못했다. 바로사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동점이 됐고, 이어 페르도모에게 끝내기 안타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 7200만 달러라는 거금을 들여 영입했지만, 스캇은 올해 다저스의 기대치를 채우지 못하며 오히려 골칫덩어리로 전락했다
▲ 7200만 달러라는 거금을 들여 영입했지만, 스캇은 올해 다저스의 기대치를 채우지 못하며 오히려 골칫덩어리로 전락했다

후반기 들어 더 사정없이 흔들리고 있는 다저스 불펜의 민낯이 제대로 드러났다는 평가였다. 특히 스캇은 이제 마무리로 쓰면 안 될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올해 벌써 10번째 블론세이브다. 시즌 59경기에 나가 55이닝을 던지면서 1승4패22세이브 평균자책점 4.91에 그치고 있다. 한 팀 마무리의 평균자책점이 5점에 가까운 경우는 없다. 스캇에 대한 인내심이 임계치에 이르렀다는 분석도 나온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도 이례적으로 선수의 플레이 하나하나를 지적했다. 되도록 좋은 이야기만 많이 하려고 하고, 선수를 옹호하는 언론 플레이에 능한 로버츠 감독의 평소 성향을 고려하면 꽤 놀랄 만한 일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실제 현장에서 직접 로버츠 감독의 어조를 들은 매체들이 “다소간 불만을 드러냈다”고 평가했고, 영상에서도 로버츠 감독의 얼굴은 상당히 굳어 있었다.

로버츠 감독은 경기 후 “이런 경기를 받아들이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운을 뗀 뒤 “(스캇이) 슬라이더에 너무 의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바르가스에게 연속으로 5개의 슬라이더를 던져 몸에 맞는 공을 허용했는데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너무 쉽게 걸어 나가게 한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경기 후 이례적으로 선수의 투구 하나하나를 지적하며 불만을 드러냈다
▲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경기 후 이례적으로 선수의 투구 하나하나를 지적하며 불만을 드러냈다

스캇은 2023년부터 두각을 드러내며 2년간 리그 정상급 불펜 자원으로 활약했다. 지난해 시즌 중반에는 샌디에이고가 트레이드 승부수를 띄우며 영입하기도 했다. 빠른 공과 슬라이더의 조합 자체가 상당히 위협적인 좌완으로, 특히 다저스의 간판 스타인 오타니 쇼헤이에게 대단히 강한 면모를 보여줘 다저스의 애를 먹인 선수다. 우타자에게 약하지도 않다. 그래서 다저스는 아예 4년 7200만 달러(약 1012억 원)의 거금을 들여 스캇에게 다저스 유니폼을 입혔다.

오타니도 반색하고, 다저스도 반색했지만 올해 부진하면서 이제는 심리적으로 완전히 무너진 모습이다. 스캇은 이날 투수 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했을 때 눈을 제대로 마주치지도 못하는 장면이 현지에서 화제를 모았다. 근래 블론세이브를 기록할 때마다 쏜살같이 클럽하우스로 뛰어 들어가는 모습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이날 경기 후에도 클럽하우스에서 완전히 풀이 죽은 채 인터뷰에 임했다. 앞으로가 더 걱정되는 모습이었다.

▲ 극심한 부진에 빠진 스캇을 대체할 만한 다른 마무리 대안도 마땅치 않다는 게 다저스의 더 큰 문제다
▲ 극심한 부진에 빠진 스캇을 대체할 만한 다른 마무리 대안도 마땅치 않다는 게 다저스의 더 큰 문제다

스캇은 “오늘 경기는 이겼어야 했다. 모든 게 내 잘못이다”면서 “스스로를 너무 어려운 상황에 몰아넣었다. 나쁜 상황에 빠져 내 투구를 할 수가 없었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정말 힘들지만, 오늘로 끝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이야기했다.

스캇만 부진하면 마무리를 바꿀 수도 있는데, 다저스는 지금 그런 상황이 아니다. 마무리로 쓸 만한 선수가 없다. 블레이크 트라이넨, 커비 예이츠라는 마무리 경력의 베테랑 불펜 투수들이 모두 부진하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집단 난조다. 이에 다저스는 사사키 로키를 불펜으로 돌리고, 포스트시즌에서는 클레이튼 커쇼의 불펜 전환까지 고려하고 있다. 그만큼 문제를 심각하게 본다는 것이다. 다저스가 어떤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스캇은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