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지 지금도 잘 치는데, 이제 장난질도 못 친다… 내년에는 본즈도 추월? 약물 없이 역대 기록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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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김태우 기자] 올 시즌 아메리칸리그 최우수선수(MVP)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애런 저지(33·뉴욕 양키스)는 자타가 공인하는 리그 최고 타자다. 투·타 겸업을 하는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 포수 60홈런 주인공인 칼 랄리(시애틀)도 올해 최고 선수로 평가되지만, 그냥 치는 것만 따지고 보면 저지를 따라갈 수 없다.
순수한 타격 성적만 놓고 보면 말 그대로 압도적이다. 다른 선수들이 한 수 접고 들어가야 할 수준이다. 이미 두 차례 MVP를 수상한 비결이기도 하다. 2~3년 잘하고 성적이 뚝 떨어지는 경우도 있는데 저지는 그렇지 않다. 최고 수준의 생산력을 몇 년째 이어 가고 있다.
안 그래도 잘 치던 타자였던 저지는 2022년 아메리칸리그 최다 홈런 기록인 62홈런을 치며 조정득점생산력(wRC+)에서 206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200을 넘었다. 리그 평균이 100인데, 평균보다 두 배의 생산력을 보여준다는 의미다. 타자들에게는 꿈의 고지다. 그 유명한, 하지만 약물이라는 이슈가 있는 배리 본즈 이후 wRC+가 200을 넘는 선수는 저지가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이 기록을 다시 찍는 것도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저지는 지난해 220의 wRC+를 기록하며 개인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저지는 올해도 여전히 뛰어나다. 순수 타격으로는 단연 최고다. 저지는 26일까지 시즌 149경기에서 타율 0.330, 출루율 0.457, 51홈런, 10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140을 기록 중이다. 올해도 wRC+가 200을 넘는다. 개인으로는 첫 두 시즌 연속 wRC+ 200 돌파다. 시즌 막판 타격감이 더 좋아지고 있어 200 이상에서 시즌을 마무리 할 가능성이 높다.
30대 중반으로 가는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거구에서 나오는 폭발적인 운동 능력은 여전하다. 당분간은 저지의 시대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는 이유다. 부상만 없다면 언제든지 50개 이상의 홈런, 3할과 타율과 4할 중반대의 출루율을 보장할 수 있는 리그 유일한 선수다.
그런데 저지가 내년에는 올해보다 더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보다 더 좋아지기도 쉽지 않은데, 한 가지 이유가 있다. 저지의 방망이가 아닌, 눈과 연관이 있다. 바로 내년부터 메이저리그에도 도입될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 덕이다.
저지는 키가 크다. 그래서 이론적인 스트라이크존도 다른 선수들보다 넓다. 심판들도 다른 선수들과는 조금 다른 존을 적용한다. 하지만 저지의 스트라이크존이 지나치게 넓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낮은 쪽에 오심이 자주 나온다는 것은 통계적으로 어느 정도 증명된 부분이 있다.
ESPN의 통계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이후 저지는 낮은 쪽 볼이 스트라이크로 판정되는 오심을 총 368회나 겪었다. 2위 조시 벨의 231회에 비해 훨씬 많다. 이중 42번은 2S 이후 오심으로 곧바로 삼진으로 이어졌다. 2위인 닉 카스테야노스(30회)를 앞서는 리그 1위 기록이다. 하지만 ABS가 도입되면 이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조금은 줄어든다. 특히 챌린지 신청이 남아 있는 결정적인 순간 그렇다.
역대 최고 wRC+ 기록은 본즈가 가지고 있다. 본즈는 샌프란시스코 소속이었던 2002년 143경기에서 타율 0.370, 출루율 0.582, 46홈런, 110타점을 기록했다. 잘 치기도 했지만 투수들이 본즈와 승부를 피하는 경우가 많아 볼넷 비율이 무려 0.582에 이르렀다. 당시 본즈의 wRC+는 244였다. 훗날 약물을 복용한 것이 드러나 이 기록이 퇴색되기는 했지만 어쨌든 이는 메이저리그 최고 기록으로 남아 있다.
최고 기록이 220 수준인 저지가 본즈의 기록을 깰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ABS가 도입돼 상대적으로 볼 판정이 늘어나면 지금보다 볼넷이 더 늘어날 수 있다. 출루율이 덩달아 높아지고 wRC+ 또한 높아진다. 여기에 볼 카운트가 몰린 투수들이 실투를 던질 가능성도 높아진다. 최근 저지에게 실투는 곧 장타다. 저지가 지금의 타격 능력에서 더 발전하지 않고 유지만 해도 건강하다면 내년에는 본즈의 기록에 도전할 수 있을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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