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장하준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빅클럽들의 시선이 다시 김민재(28·바이에른 뮌헨)에게 향했다. 리버풀을 시작으로 첼시, 토트넘 홋스퍼까지 연결됐다. 김민재의 이름이 이번 겨울 이적시장 핵심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독일 스포르트는 28일(한국시간) “김민재가 내년 여름 바이에른 뮌헨의 잠재적 매각 리스트에 포함됐다”고 전했다. 지난해 뮌헨은 그를 영입하기 위해 약 5000만 유로(약 834억 원)를 투자했지만, 현재는 상황이 다르다. 뱅상 콤파니 감독 체제에서 김민재의 입지는 예전 같지 않다. 여름에 합류한 요나탄 타가 감독의 두터운 신임을 얻으며 우파메카노와 짝을 이루자 김민재는 사실상 세 번째 옵션으로 밀려났다. 부상 여파와 실수, 경쟁 심화가 겹치며 시즌 초반부터 출전 시간이 급격히 줄었다.

상징적인 장면은 지난 1일 UEFA 챔피언스리그 파포스전이었다. 김민재가 걷어낸 공이 상대 공격수에게 연결되며 실점으로 이어졌고, 독일 현지 언론은 혹평을 쏟아냈다. 리그와 컵대회를 합쳐 출전은 9경기뿐이며, 선발 기회도 드물다. 자연스레 이적설이 고개를 들었다. 다만 이탈리아 복귀설은 현실성이 떨어진다. 세리에A 구단들이 김민재의 900만 유로(약 150억 원)에 달하는 연봉을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독일 매체 'FCB 인사이드'는 “이탈리아 팀들은 그의 급여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며 “결국 잉글랜드행이 가장 현실적 시나리오”라고 진단했다.

그중에서도 리버풀의 관심이 가장 뜨겁다. 시즌 초반 5승 4패로 리그 7위에 머무르고 있는 리버풀은 최근 4경기 연속 2실점 이상을 허용하며 수비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영국 매체 '라이징더콥'은 “리버풀은 니코 슐로터벡(도르트문트)과 우파메카노보다 더 안정적인 센터백을 찾고 있다”며 “위르겐 클롭 감독 후임인 아르네 슬롯이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문제는 수비”라고 지적했다.

특히 슬롯 체제의 리버풀은 후방 빌드업을 중시하는 전술을 구사하지만, 현재 수비수들은 압박 회피 능력과 전진 패스에서 한계를 보이고 있다. 이 부분은 김민재가 가진 강점과 정확히 맞물린다. 나폴리 시절 그는 후방에서의 침착한 탈압박, 정확한 패스, 제공권 장악력으로 리그 최고 수비수로 평가받았다. 

토트넘 역시 여전히 김민재를 향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은 한때 김민재를 놓친 팀이다. 2020년 주제 무리뉴 감독이 영입을 강력히 원했으나, 구단이 이적료 부담을 이유로 협상을 포기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결과적으로 김민재는 유럽을 거쳐 나폴리에서 세리에A 최고 수비수로 성장했고, 결국 뮌헨까지 올라섰다. 현재 토트넘은 크리스티안 로메로-미키 반더벤 조합이 건재하지만, 잦은 부상과 백업 자원 부족으로 불안을 안고 있다. 팀토크는 “토트넘이 새로운 센터백을 물색 중이며 김민재의 상황을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첼시 또한 유력한 후보로 거론된다. 첼시는 이번 시즌 수비 불안이 계속되고 있으며, 부상 악재가 겹쳤다. 구단의 재정적 여유를 감안하면 김민재의 연봉을 감당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팀 중 하나다. 영국 현지에서는 “첼시가 장기적인 수비 라인 개편을 위해 경험과 리더십을 갖춘 선수로 김민재를 주목하고 있다”는 평가가 잇따른다.

다만 독일 내에서는 여전히 신중한 기류가 흐른다. 바이에른 뮌헨 단장 크리스토프 프로인트는 “김민재를 판매할 계획은 전혀 없다. 그는 완전히 회복했고, 여전히 중요한 전력”이라며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스포르트 빌트 역시 “김민재는 헌신적인 태도와 모범적인 자세로 내부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콤파니 감독 또한 시즌 중 핵심 수비수를 잃을 생각이 없다”고 전했다.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 딘 존스는 “이번 겨울에 김민재가 팀을 떠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우파메카노의 계약이 만료되는 내년 여름 이후가 현실적인 이적 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뮌헨은 김민재를 데려올 때 지불한 5000만 유로 이하로는 매각하지 않을 계획이며, 이 금액을 감당할 수 있는 팀은 리버풀, 첼시, 토트넘 정도로 한정된다.

김민재 입장에서도 EPL은 여전히 꿈의 무대다. 세계 최고 수준의 경기력, 흥행, 그리고 명예가 공존하는 리그이기 때문이다. 한때 자신을 영입하지 못했던 팀들이 이제는 앞다퉈 문을 두드리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됐다.

독일 현지의 신중한 태도와 달리, 영국 언론은 이미 본격적인 이적 경쟁의 서막을 예고하고 있다. 리버풀이 먼저 움직임을 보이고, 토트넘과 첼시는 2025년 여름을 목표로 재정 계획을 조정 중이다. 팬들 기대감도 점점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