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스칼렛에게 양보했다면 달랐을까. 히샬리송(28, 토트넘 홋스퍼)이 부린 페널티킥 욕심이 도리어 자신의 입지를 무너뜨리고 있다. 

토트넘은 주중 펼친 코펜하겐과 2025-26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4차전을 4-0으로 크게 이겼다. 반복되던 무승 부진을 끊어내는 귀중한 승리였다. 

다 좋았는데, 마지막 순간 페널티킥 소동이 히샬리송의 신뢰도를 바닥까지 끌어내렸다. 어린 공격수 데인 스칼렛에게 양보하는 미덕을 보였다면 오히려 민심을 챙겼을지도 모른다.

문제의 순간은 경기 막바지에 찾아왔다. 후반 추가시간 스칼렛이 상대 수비와 경합을 이겨내고 문전으로 파고들다가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개인 플레이로 만들어낸 페널티킥이라 자연스럽게 스칼렛이 키커로 나서는 장면을 예상했다. 

그러나 히샬리송이 공을 집어 들며 장면이 달라졌다. 스칼렛이 조심스럽게 자신이 차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히샬리송은 고개를 저으며 자리를 고수했다. 팀을 위한 선택보다 개인 회복을 우선한 셈이었다.

결과는 정반대로 흘러갔다. 히샬리송은 자신이 쥐고 있던 마지막 신뢰마저 스스로 무너뜨렸다. 골대 상단을 향해 높게 찬 슈팅은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히샬리송은 득점 기회를 놓친 데 두손으로 머리를 감싸쥐었다. 팬들 반응은 싸늘했다. 스칼렛이 골맛을 볼 기회를 밀어낸 뒤 실축했다는 사실로 불편한 기류를 쏟아냈다. 

팀 내 입지도 달라질 전망이다. '홋스퍼 HQ'는 "히샬리송이 무기력하게 움직이는 것과 달리 스칼렛은 전방 압박과 세컨볼 경합, 연계 플레이에서 눈에 띄는 활약을 이어갔다"며 "토마스 프랭크 감독도 경기 후 스칼렛의 활동량을 칭찬했다. 반면 히샬리송에게는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히샬리송의 우선순위가 내려가는 소리라고 해석했다. 히샬리송의 내리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부상과 기복이 반복되면서 이미 토트넘 내 경쟁 구도에 밀려 있었다. 시즌 초반 잠시 반짝였던 기세도 오래가지 못했다. 랜달 콜로 무아니가 완전히 자리를 잡았고, 도미닉 솔란케까지 복귀를 준비하고 있어 스트라이커 경쟁은 이미 과포화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PK 실축은 그의 입지를 결정적으로 흔들었다고 본다. 

또 다른 토트넘 정보통 ‘토트넘 홋스퍼 뉴스’도 “히샬리송은 프랭크 감독이 원하는 에너지와 결정력, 전방 압박 등에서 모두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며 "엄청난 반전이 있지 않는 한 히샬리송은 계속 뒤로 밀릴 것"으로 내다봤다. '풋볼 인사이더’ 역시 “토트넘은 내년 1월에 히샬리송 이적 가능성을 공식적으로 열어둘 것”이라고 보도했다.

토트넘이 2022년 여름 6,000만 파운드를 투자해 데려온 히샬리송에게 실망감이 상당하다. 입단 첫 시즌 프리미어리그 27경기 1골이라는 초라한 성적표에도 계속 믿음을 보냈다. 특히 올 시즌은 손흥민이 미국행을 택하면서 빈자리가 크게 벌어졌고, 토트넘은 히샬리송이 최전방에서 리더 역할을 맡아주길 기대했다. 페널티킥 실축으로 남은 정마저 떨어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