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Ole' 홈페이지 갈무리
▲ 'Ole' 홈페이지 갈무리

[스포티비뉴스=박대현 기자] 손흥민이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에서 역대급 경기력과 '흥행력'을 아울러 발휘하며 리그 판도를 뿌리째 흔들고 있다. 

로스앤젤레스(LA) FC는 오는 23일 오전 11시 30분(한국시간) 캐나다 밴쿠버 BC플레이스에서 밴쿠퍼 화이트캡스와 2025 MLS컵 플레이오프 서부 콘퍼런스 준결승을 치른다. 

이번 맞대결이 주목받는 이유는 손흥민과 토마스 뮐러가 처음으로 '미국'에서 맞붙는 일전이기 때문이다. 유럽 축구계를 호령하던 둘의 합류는 30개 구단 시즌 흐름을 요동치게 했다. 결국 양 팀이 나란히 플레이오프에 올라 서부 결승행을 두고 정면 충돌하게 됐다.

더는 유럽축구연맹(UEFA) 주관 이벤트가 아닌 MLS 왕좌를 놓고 우열을 다툰다는 점에서 서사적 매력이 적지 않다. 

밴쿠버는 경기 일주일 전부터 BC플레이스 매진을 공식 발표했다. 최대 5만4000명에 이르는 관중이 몰릴 것이라 예고했다. 리오넬 메시(인터 마이애미)가 처음으로 밴쿠버를 방문할 때 기록한 역대 최다 관중 수(5만3837명)를 넘어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 같은 흥행 중심에는 손흥민의 이름이 선명히 새겨져 있다.

MLS도 두 글로벌 슈퍼스타 합류로 리그 전체 분위기와 흥행 지표가 얼마나 상승했는지를 직접 분석했다. MLS 전문가 조셉 로우리는 지난 13일 '뮐러와 손흥민 중 누가 미국 축구계에 더 큰 영향을 미쳤는가'란 질문에 "손흥민이 근소하게 우위"라고 답변했다.

"손흥민은 MLS 역대 최고 이적료로 LAFC에 합류해 즉시 팀을 변화시킨 선수”라고 호평했다. 실제 손흥민은 MLS 사상 최고 이적료인 2660만 달러(약 389억 원)에 입성한 직후부터 LAFC 경기 흐름을 180도 전환시켰다. 그의 합류 이후 LAFC는 단 두 경기만을 패했고 개중 한 경기는 손흥민과 데니스 부앙가가 A매치 차출로 결장했을 때였다.

손흥민이 출전하면 LAFC는 문전 결정력과 공격 전개, 공수 전환 속도 등 거의 모든 구조적 면에서 확연한 증가세를 보였다.

세부 지표가 이를 뒷받침한다. MLS 역시 이 점을 강조했다. 손흥민은 선발로 뛴 11경기에서 10골 4도움을 쌓았다. 한국인 공격수의 선발 출장 기간을 기준으로 리그에서 그보다 공격포인트를 많이 적립한 선수는 메시와 부앙가뿐이었다. 

손흥민과 부앙가 조합은 MLS 전체에서 가장 위협적인 속공을 구현하고 있으며, 손흥민이 합류한 뒤 LAFC는 경기당 0.69개의 역습 득점을 터뜨려 이 부문 리그 1위를 기록했다. 2위 뉴욕시티 FC보다도 월등히 높은 수치다. 

게다가 손흥민은 기대 득점(xG)과 기대 어시스트(xA), 전진 패스, 전진 드리블, 드리블 돌파 성공률 등 대부분 공격 지표에서 리그 상위 4~11% 안에 들어가는 최정상급 발자취를 남겼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경기당 승점 상승이었다. MLS는 “손흥민은 뮐러보다 팀 승점을 더 크게 끌어올렸다”고 귀띔했다. LAFC는 손흥민 합류 전 평균 1.66이던 경기당 승점이 합류 후 2.09점으로 폭등해 무려 40% 가까이 상승했다. 이는 뮐러 합류 후 밴쿠버가 올린 0.36점 상승보다 더 높은 수치로 MLS는 이 부분에서 손흥민 임팩트가 더 크다고 평가했다.

물론 뮐러 역시 정규리그 7경기 6골 3도움, 플레이오프 3경기 2골을 쌓는 등 수준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다만 MLS는 “팀 전체 구조적 변화와 폭발력은 손흥민 쪽이 더 컸다”고 정리했다. 흥행 효과에선 아예 비교가 불가할 만큼 손흥민이 리그 전체 '불씨'를 뜨겁게 지피고 있고 LAFC뿐 아니라 상대 팀까지 혜택을 보는 양상이다. 밴쿠버의 5만4000석 매진 발표 역시 그 흐름의 연장선이다.

한편 승부 전망에서는 MLS가 밴쿠버 손을 들어줬다. 홈 어드밴티지와 전술적 균형감에서 밴쿠버가 단판 승부에 더 적합하다는 판단이다. 즉 손흥민의 개인적인 영향력과 기량, 흥행성은 높이 평가하면서도 단판 승부 여건에선 조직력의 밴쿠버가 좀더 안정적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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